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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 후계구도 3가지 시나리오

임창욱 명예회장 차녀 임상민 최대주주 부각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5/11/23 [10:10]

▲대상그룹 최대주주로 부상한 임상민(25세)이 조카 원주(이재용 임세령 부부 딸)와 찍은 사진.     © 브레이크뉴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이 대상그룹 최대 주주로 떠오르면서 대상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25세의 어린 나이에 미국 유학중이어서 경영수업도 시작하지 않은 임상민이 그룹 후계구도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대상그룹의 경영권 구도는 어떤 모습으로 정리되어갈지 시나리오별로 정리해봤다.
 
경영권 승계 상황별 시나리오 총정리
 
대상그룹은 11월 21일자 공정 공시를 통해 최근 계열사간 지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상민이 그룹 지주회사 대상홀딩스(주)의 지분 29.86%를 확보하면서 그룹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대상홀딩스는 최근 임창욱 명예회장 일가로부터 대상 및 대상팜스코 지분 전량을 넘겨받으면서, 21일 현재 대상(26.3%)과 대상식품(99.7%), 대상팜스코(62.8%), 대상정보기술(100%), 상암커뮤니케이션즈(8%) 등 그룹 자회사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임창욱 명예회장은 지난 1997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긴 데 이어 2001년에는 보유 지분을 두 딸에게 증여한 바 있다.
 
당시 500만주를 물려받은 차녀 상민이 13.19%, 300만주를 받은 장녀 세령은 8.85%의 지분을 각각 확보했었는데, 이번 계열사 지분 구조조정으로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상민은 29.86%로, 세령은 21.39%로 각각 지분율이 높아졌다.
 
임상민은 2003년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에서 유학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언니인 세령이 98년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아들)와 결혼하면서 대상그룹 승계구도의 전면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대상그룹의 차기 경영구도는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상민이 경영수업을 쌓은 후 여성 경영인으로 성장하는 경우와 사위(상민의 미래 남편)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경우, 외국처럼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경우 등 3가지로 압축할 수 있게 되었다.
 
경영승계 구도 3가지 시나리오


우선 임상민이 경영권을 직접 승계하는 경우,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에 들어와 직접 몸으로 뛰면서 사내 인맥을 형성해야 한다는 점이 본인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의 가장 성공적인 선례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외동딸인 신영자 롯데백화점 총괄부사장과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 장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있는데, 이들 재계 양대 여걸의 딸들도 어머니를 따라 회사 일선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영자 부사장의 장녀 장윤선(33세)과 차녀 장정안(30세)은 각각 백화점 해외명품 팀장과 잡화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31세)도 신세계 인터내셔널 이사로 근무하며 해외브랜드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이 신라호텔 영업지원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차녀 이서현은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대상그룹에서 임상민이 경영수업을 받고 직접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 생소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시나리오, 사위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경우는 임상민이 경영권을 승계 받을 정도의 자격이 있는 남자를 만나야한다는 전제조건 때문에 외부에서 섣불리 예측하기 조심스러운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사위승계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꼽아보았다.
 
우선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은 혜경, 화경 등 딸만 둘을 두었는데, 첫째 사위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고, 둘째 사위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으로, 이양구 회장이 작고한 뒤 그룹을 동양시멘트와 동양제과 중심으로 계열 분리해 독자경영을 하고 있다.
 
특히 동양그룹의 경우 80년대 현재현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제2창업을 통한 금융전문그룹으로의 위상정립과 스피드 경영전략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등 재계에서 ‘사위에 의한 경영승계’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담철곤 회장을 중심으로 분사된 오리온그룹의 경우 제과사업을 이양구회장의 둘째사위인 담 회장이 맡고, 외식·문화사업을 차녀인 이화경 사장이 맡는 부부 분업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사위승계와 직접경영이 합쳐진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화경 사장은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입학하기 직전인 1975년 2월 동양제과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으며, 학교 졸업 후에는 선친 이양구 회장의 뜻에 따라 구매부 말단 직원으로 정식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구매부 차장과 마케팅 이사, 상무, 전무 등을 차례로 거친 이화경 사장은 1989년 마케팅담당 상무를 역임하면서 ‘정(情) 시리즈’를 기획, 초코파이 신화를 만들어내면서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 시나리오로 언급될 수 있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방식은 국내 다른 기업들의 사례에서 볼 때 임시적인 대안으로는 몰라도 항구적인 것이 될 가능성은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
 
최근 오너일가의 사법처리로 어쩔 수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있는 두산의 경우 1991년 페놀사태 때에도 박용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적이 있지만 2년뒤 그룹이 안정된 직후 박용곤 회장이 복귀한 전례가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모범사례로 꼽히는 포스코의 경우 원래 공기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하고,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 같은 경우 전문경영인에 의한 지배가 안정되어있기는 하지만 최대주주가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비교할만한 사례는 아니다.
        
대상그룹, 홀딩스 중심으로 체제 개편중


한편 대상그룹 경영은 지난 7월 비자금 조성 문제로 구속 기소된 임창욱 명예회장을 대신해 현재 부인인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이 맡고 있는데, 박현주 부회장은 지난 9월 13일 대상홀딩스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임 명예회장의 구속이 풀려나더라도 곧바로 경영 복귀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 전면에 박 부회장, 후견인으로 임 명예회장 체제가 당분간 지속되다가 2세 경영체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현주 부회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명예회장의 막내딸이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동생으로, 결혼 전까지 금호그룹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다가 1993년 대상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지분 75%를 확보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은 박현주 부회장 75%, 차녀 임상민 17%, 대상(주) 8%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대상은 이번 지분구조 변경을 발표하면서 “연구개발과 생산, 마케팅조직의 일원화 등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인 대상식품을 흡수ㆍ합병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상식품은 대상에서 판매하는 순창고추장 등 전통 장류와 조미료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양사 합병비율은 1대 0.2835로, 대상식품 1주당 대상 주식 0.2835주가 교부된다.
 
양사간 합병기일은 내년 3월 1일로, 내년 1월 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며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1월 6일부터 25일 사이에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데 1주당 주식매수 청구예정가격은 보통주 1만2638원, 1우선주와 2우선주는 각각 6311원과 9056원이다.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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