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에게 적용되는 성적인 자극에만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사람이 받는 성적인 자극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하나하나 모두 소개할 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셀 수 없이 다양한데, 그 모든 자극들은 크게, ‘눈’을 통한 자극들과 ‘귀’를 통한 자극들, 또 ‘코’나 ‘피부’를 통한 자극들과, ‘혀’를 통한 자극들의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왜냐하면, 성적인 자극들 역시, 이 5가지의 감각기관들을 통하여 사람이 받는, 셀 수 없이 많은 자극들 중의 극히 일부인 까닭에.
그러니 사람은, ‘눈’이나 ‘귀’, 혹은 ‘코’나 ‘피부’에서, 또는 ‘혀’를 통하여 안정감이 느껴지는 자극을 받는 경우에는 온전한 성욕을 느끼게 된다고 말할 수 있고, 이런 까닭에,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성감대’란, 바로 이 다섯 가지의 감각기관들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여자는 이곳이 예민하며, 남자는 저곳이 예민하다’라는 등의 말들과는 달리.
그런데 이 중에서 ‘피부’는 사람의 온몸을 감싸고 있다.
따라서 사람의 ‘성감대’란, 어떤 특정부위가 아니라, 온몸 전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며, 그래서 사람은 온몸으로 안정감이나 편안함이 느껴지는 자극을 받으면 온전한 성욕을 느낄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또 정확하다.
그렇다면 성적인 자극이란, 좀더 구체적으로, 바로, 5가지의 감각기관들을 통하여 안정감이나 편안함이 느껴지는 자극들이라는 말이 되는데, 이미 설명했듯이, 그런 모든 자극들은, ‘부드러운 자극’보다, 그만큼 ‘더 강한 자극들’과 그만큼 ‘더 약한 자극들’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와는 달리, 가해욕구를 만족시키는 자극들과 수해욕구를 만족시키는 자극들의 두 가지로도 나눌 수 있고.
혹은, ‘상대적 우월감’을 만족시키는 자극들과 ‘상대적 열등감’을 만족시키는 자극들의 두 가지로도 나눌 수 있고.
안타깝게도, 이 짧은 글을 통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에게는 이 중에서 어떤 자극이, 혹은, 어떤 자극들이 좀더 원활하게 성욕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자극이라고까지 말할 수 없지만.
그런데 성적인 자극에 대하여, ‘성감대’에 대하여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다섯 가지의 감각기관에 우선순위가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눈, 귀, 코, 피부, 혀의 순서대로.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사람은 이 순서대로 자극을 받으며, 또 먼저 받은 자극보다 나중에 받은 자극에 더 큰 관심을 갖기 때문인데, 그렇다 보니 우선순위가 더 높은 감각기관에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그만큼 더 크게 성욕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비록, 눈으로는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도, 귀로 안정감을 느껴지는 자극을 받는다면 사람은 얼마든지 성욕을 느낄 수 있고, 귀로는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도, 코로 안정감을 느껴지는 자극을 받는 경우 역시 얼마든지 성욕을 느낄 수 있다.
코나 피부로는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 경우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고.
그 반면, 비록 눈으로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해도, 귀로는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면 사람은 더 이상 성욕을 느끼기 어렵다.
귀로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해도, 코로는 더 이상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 경우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며, 피부나 혀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 경우도 그렇고.
만약, 심한 불편함이나 불안감까지 느낀다면 더욱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사람이 정신적 상처를 받거나 방치되면 ‘성감대’ 역시, 그만큼씩 변하기 시작하며, 그 뒤, 정신적 상처를 받으면서 더욱 변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해서도 역시, 모두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의 ‘성감대’도 매우 다양하게 변하는데, 어떻게 모든 사람들의 ‘성감대’의 변화를 샅샅이 설명할 수 있을까?
이뿐 아니라, 비록 같은 감각기관에서 받는 성적인 자극들이라고 해도, 각 자극에 따라서 사람의 반응은 차이가 있고, 또, 얼마나 더 많은 정신적 상처를 받는가에 따라서 그 반응은 계속해서 변하게 되니.
이런 형편이다 보니 그저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성적인 자극이란 다른 사람을 비롯한 외부에서 받는 자극이니 ‘상대성’의 지배를 받으며, 그렇다 보니 ‘성감대’의 변화 역시, ‘상대성’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사람의 ‘성감대’는 기본적으로,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는 부위는 그만큼 더 예민하게 변하는 반면,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는 부위는 그만큼 더 둔감하게 변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뿐이고.
이를 바꾸어,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는 상대로부터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사람은 그만큼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반면,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는 상대로부터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사람은 그만큼 더 둔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저의 남편은 살짝 건드려도 녹아내립니다. 이런 까닭에 이제까지 만족한 관계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30대 중반·주부)
‘저의 여자친구는 너무 잘 느낍니다. 애무는 전혀 하지 않은 채, 그냥 xx만 해도 숨이 넘어가죠. 또, xx만 하고 있어도 계속해서 오르가슴을 느끼고요. 친구들은 부러워하지만, 저는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26·대학생)
이렇게 푸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실제의 경우에는 이 ‘상대성’조차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침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누구인가와 살짝만 몸이 부딪혀도 여지없이 분비물이 나옵니다. 그렇다보니 하루 종일 찝찝한 기분으로 일하는 날이 많았는데, 요즘은 아예 속옷을 한두 장 정도 더 갖고 출근합니다.’(26·직장여성)
이런 까닭에, 아예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푸념하는 여자들도 적지 않게 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부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작 그 본인들은, 또,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몹시 괴롭다고 한다.
‘결혼 5년차입니다. 다들 잉꼬부부라고 부러워하죠. 남편도 매우 자상하지만, 저는 그동안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남편도 알죠. 성생활은 월 2~3회 정도인데, 저는 그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싫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따분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최선을 다하지만, 이상하게 흥분이 안 됩니다. 그래서 자위를 합니다. 제가 불감증인가요?’(29·주부)
이런 형편이라면 결코 부럽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싶은데, 아무튼 정신적 상처로 인한 ‘성감대’의 변화는 겉으로 보기에 다음의 두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1) 그만큼 더 예민하게 되거나, 그만큼 더 둔감하게 되는 방향으로
(2) 성감대의 범위가 그만큼 더 줄어드는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