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터 정상림-화가 박종용의 영원한 ‘예술적 동행’

‘세종컬렉터 스토리’전…한국 근•현대미술 흐름 한 눈에

최문신 미술평론가 | 기사입력 2021/11/26 [16:45]


 

‘세종컬렉터 스토리’전…한국 근•현대미술 흐름 한 눈에

박종용 ‘결의 향연’ -정상림 컬렉션, ‘동반 예술’ 지속해가

 

▲ 박종화백 전시작과 이를 감상하는 관객들.   © 브레이크뉴스


전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으로 국내외 경제는 물론, 사회 각 분야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문화 예술 방면의 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특히 공연, 전시 등 다수의 관객이 참여하는 예술 분야는 그 어느 때보다 장기간 침체를 거듭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엄혹한 시기에도 몇몇 예술 활동은 커다란 주목을 받으며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세종 컬렉터 스토리’전은 대표적인 예다. 미술계에서 컬렉터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작가 후원의 사회적 가치 공감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된 전시로 ‘어느 컬렉터와 화가의 그림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번 전시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측면이 조명되고 있다. 

 

앞서 두 차례 전시가 컬렉터의 소장품을 전시하는데 그쳤다면, 이번 전시는 컬렉터와 그가 후원한 작가의 작품이 함께 관객과 소통한다. 

 

컬렉터인 고(故) 백공 정상림(1940~2019)은 검사 시절인 1970년대 후반 박종용 화가를 알게 된 후 40년 넘게 예술적 인연을 이어왔다. 정상림은 풍부한 예술 식견과 자신만의 심미안으로 오랫동안 많은 그림을 수집하고 작가를 후원해왔으며, 그 중 박종용은 그가 후원하는 작가이자 평생 예술적 동반자였다. 

 

두 예술인은 2006년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에 미술관 건립을 계획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정상림은 전문 컬렉터로서 더욱 활발하게 우수한 한국 근·현대미술을 수집했고, 이들 작품을 바탕으로 수많은 전시회를 열었으며, 박종용은 본격적인 추상회화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 박종용 화백 ‘결의 빛’ 전시작들.  © 브레이크뉴스


17세때 상경해 민화, 불화, 인물화, 공예, 조각 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 온 박 화백은 2006년부터 미술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끝에 '결'에 주목했다.

 

‘결’은 나무나 돌, 살갗 등에서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를 말한다. 

 

박 화백은 세상의 만물이 각기 자신만의 고유한 결을 지니고 있음에 주목했다. ‘결’이라는 자체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패턴이 아니라 물체가 오롯이 품고 있는 역사임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흙, 마대천, 나무, 돌 등 다양한 재료가 쓰이고, 여기에 노동과 정성이 더해져 새로운 추상예술이 창작된다. 자연과 교감하며 사물의 본질을 담아 내고자 했던 '결'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 '결'은 살점을 태워가며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로서 (나의)숨결이자 생명체인 것이다. 세상사에 초연하면서 자연과 생명의 빛을 갈구하면서 생의 종점까지 고독한 땀방울을 흘릴 것이다"(작가노트 중)

 

이번 ‘세종 컬렉터 스토리’ 전시는 크게 ‘정상림컬렉션’과 박종용 화백 작품전으로 나뉜다. ‘정상림컬렉션’ 전시는 △인물을 그리다(이수억, 장이석, 박영선, 임직순, 최영림, 김흥수, 남관) △자연을 담다(김두환, 박상옥, 최예태, 김원, 오지호, 천칠봉, 권옥연, 변종하, 윤중식, 이림, 김영덕, 이득찬) △새로움을 시도하다(전혁림, 김환기, 윤형근, 하인두, 류경채, 표승현, 이우환, 이응노, 김훈) △다양함을 확장하다(이숙자, 최병소, 이두식, 신성희, 박영하, 이배, 오치균, 강익중, 문서진) 란 4개의 섹션으로 구분해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 (왼쪽) 김환기(무제). 38x55cm, 종이에 유화. 1968.

▲ (오른쪽) 이우환(점으로부터). 97×130cm, 캔버스에 유화, 광석. 1979  © 브레이크뉴스



‘박종영 화백 특별전’은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박 화백은   ‘결’이라는 조형적 언어로 다양한 소재와 영감, 명상 등을 통해 각기 다른 주제와 양식으로 자연과 우주의 본질(진실)을 표현한다.

 

박 화백의 추상회화는 ‘점’을 찍어 자연의 ‘결’을 형상화한다. 마대에 흙을 곱게 걸러 아교와 섞어 캔버스나 마대 위에 점을 찍어 화면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결’에 대한 물성을 재료에도 담는다.

 

‘결’ 회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순정(純正)결’은 한국 추상미술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신사실파나 가장 한국적 회화로 평가받는 단색화의 함의를 담고 있다.  

 

또한 ‘순정결’ 작품들은 1910년대 초 짧게 등장했지만 현대 추상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회화나 그의 영향을 받아 미국 추상회화의 신기원을 이룬 라인하르트 작품 세계와도 맞닿아 있다. 

 

말레비치가 ‘절대’라고 선언한 ‘자연을 초월한 순수한 감각’을 표현한 단순한 형태와 무채색의 화면은 박 화백이 말하고자 하는 자연의 본질에 대한 순수한 감각의 표현인 결과 유사성이 있다.

 

라인하르트는 1950-1970년대 미국 문화문명의 파국적 양태에 절망해 동양의 사상, 정신에서 돌파구를 찾았는데 그의 블랙페인팅은 박 화백의 추상회화에 담긴 동양적 정신성(情神性)과 시각적 측면에서 많이 닮아있다.

 

‘색채(오방)결’은 한국의 전통 색상이자 음양오행(陰陽五行)의 각 기운과 직결된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다섯 가지 기본색(오방색)으로 작품화한 것으로 심오한 우주(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다.

 

우주의 본원(本源)을 풀어내려는 조형 의지가 발현된 ‘운행(공전)결’은 기존 ‘결’이 비약적으로 발전된 ‘순정결’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 박종용 화백.  © 브레이크뉴스


박 화백은 ‘운행(공전)결’에 대해 “순정한 결에서 색채(주로 오방색)결 등, 다양한 결들을 창작해 나가는 과정에서 독보적인 결의 창작에 고심한 결과 우주의 생성과 이치를 공전(운행)으로 표현하는 일명, ‘돌고 돌아가는 결’을 창작했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대로 ‘운행(공전)결’은 기존 예술에서 찾기 힘든 독창적 작품으로   ‘결의 빛’과 함께 박 화백의 예술세계에 영원한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빛의 강도와 굴절 등에 따른 명암 등을 관찰하고, 다양한 예술실험을 거쳐 창작된 ‘결의 빛’은 세계예술사에서도 찾기 어려운 유형이다. 

 

인상파 클로드 모네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일본 모노(物)파의 선구자 곽인식의 예에서 보든 ‘빛’은 근•현대 미술의 수준을 도약시키는 주요한 요소였다. 박 화백의 ‘결의 빛’은 이전에는 없는 빛을 독창적 예술로 변주한 셈이다. 

 

철학자 헤겔은 “빛은 모든 물질을 드러나게 하는, ‘타자를 개체화시키는 보편자, 다양을 산출하는 일자’”라고 했다. 박 화백이 우주(자연)의 본질을 탐구한 끝에 찾아낸 ‘결의 예술’이 빛으로 일궈낸 ‘결의 빛’으로 승화한 데는 ‘우주=보편자(절대자)’란 측면에서 공통점이 담겨 있다.

 

이번 박 화백의 전시작들에는 동행 전시인 ‘정상림컬렉션’ 작품들이 지닌 미술사적 의의와 시대적 함의를 공유하는 측면이 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를 연상케 하는 지난한 화업, 한국 모던아트의 정착과 확산에 기여한 권옥연·김흥수·남관·최영림의 전위적 작업, 1970년대 모노크롬 열풍을 주도한 윤형근 등의 단순한 색채와 형태•작업 방식, 파격적으로 현대 동양화를 실험한 이응로·하인두에 내재된 동양적 정신, 국제적 조류에 걸맞는 미술을 추구하며 개성 있는 조형 세계를 구축해 나간 이우환·신성희·강익중 등의 단순 회화를 넘어선 물성의 변주 등이 그러하다.

 

박 화백은 평생 예술적 동반자인 정상림 이사장의 뜻을 이어 창작 예술에 전력하는 동시에 백공미술관을 확장하고 박물관과 조각공원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달 28일 막을 내리는 ‘세종 컬렉터 스토리’전-컬렉터 정상림, 화가 박종용-은 한시적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영원한 예술적 동행의 출발이기도 하다.

 

글=최문신 미술평론가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으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이다. * Below is the [full text] of an English article translated from the above article as'Google Translate'.

 

Collector Jung Sang-rim and painter Park Jong-yong's eternal "Artistic Companion".

 

Before "Sejong Collection Story"...The trend of modern and contemporary Korean art at a glance.

Park Jongyong's "Resolution Feast" - Jeong Sangrim Collection, "Art Together" Continue

 

Amid a significant contraction in activities not only in the domestic and foreign economies but also in various fields of society due to the global pandemic phenomenon, the damage in the field of culture and arts is beyond imagination. In particular, the art field in which a large number of audiences participate, such as performances and exhibitions, has been stagnating for a longer time than ever.

 

Even in these harsh times, some artistic activities are attracting great attention and attracting audiences. 

 

The Sejong Collector Story exhibition, which has been presented at the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in Seoul since the 9th, is a representative example. The exhibition, which is designed to re-examine the role of collectors in the art world and expand empathy for the social values sponsored by artists, highlights a very different aspect from before. 

 

If the previous two exhibitions only displayed the collector's collection, the exhibition will communicate with the audience with the collector and the works of the artist he sponsored. 

 

The late Baekgong Jeong Sang-rim (1940~2019), a collector, has been in an artistic relationship for more than 40 years since he got to know artist Park Jong-yong in the late 1970s when he was a prosecutor. Jeong Sang-rim has long collected and sponsored many paintings with abundant artistic knowledge and his own aesthetics, of which Park Jong-yong has been a writer and lifelong artistic partner. 

 

The two artists faced a turning point when they planned to build an art museum in Yongdae-ri, Inje-gun, Gangwon-do in 2006. Jeong Sang-rim collected more excellent Korean modern and contemporary art as a professional collector, held numerous exhibitions based on these works, and Park Jong-yong entered the path of full-fledged abstract painting.

 

Painter Park, who had been working on various works such as folk paintings, Buddhist paintings, portraits, crafts, and sculptures in Seoul at the age of 17, began to seriously think about the essence of art in 2006, and paid attention to "gyeol" after struggling to express the essence of things.

 

"Gyeol" refers to the condition or pattern of the woven background while solid and soft parts of the tissue gather from trees, stones, and skin to constantly turn it on. 

 

Painter Park noted that each thing in the world has its own unique texture. It was intended to express in a work that "Gyeol" itself is not just a visible pattern, but a history that an object possesses entirely. 

 

Various materials such as soil, Madaecheon Stream, trees, and stones are used in his work, and labor and sincerity are added to create new abstract art. The passion and effort for the "resolution" of communicating with nature and trying to capture the essence of things are born into works.

 

" "Gyeol" is the crystal of sweat drops shed while burning flesh, and is (my) breath and life. While being aloof from the world, I will shed lonely sweat until the end of my life while longing for the light of nature and life (in the writer's note)

 

This exhibition of Sejong Collection Story is largely divided into Jeong Sang-rim Collection and artist Park Jong-yong's work exhibition. The Jeongsangrim Collection exhibition depicts △ characters (Lee Soo-eok, Jang Yi-seok, Park Young-sun, Lim Sang-soon, Choi Young-rim, Kim Heung-soo, Nam Kwan) △ nature (Kim Doo-hwan, Park Sang-ok, Choi Ye-tae, Oh Ji-ho, Chun Chil-bong, Kwon Ok-yeon, Byun Jong-ha, Yoon Joong-sik, Lee Lim, Lee Ik-deok, Lee Ik-deok, Lee Ik-han, Lee, Lee, Lee, Lee, Lee, Lee, Lee, Lee, Lee, Lee, Lee, Lee. 

 

Artist Park Jong-young's Special Exhibition is the biggest feature of this exhibition and is attracting a lot of attention. Painter Park expresses the nature (truth) of nature and the universe in different themes and styles through various materials, inspiration, and meditation in the formative language of "Gyeol."

 

Painter Park's abstract painting symbolizes nature's "grain" by drawing a "dots. The material also contains the physical properties of "grain" by filtering the soil finely on the harness and mixing it with glue to fill the screen with dots on the canvas or harness.

 

The "pure" that can be said to be the basis of "Gyeol" painting contains the implications of the new realism, which can be said to be the beginning of Korean abstract art, or monochromatic painting, which is considered the most Korean painting.  

 

In addition, "Purity" works appeared briefly in the early 1910s, but they are also in contact with Mallevic's absolutist painting, which had a profound influence on contemporary abstract art, and the world of Reinhardt's works, which were the novelty of American abstract painting. 

 

The simple form and thechromatic screen expressing the "pure sense beyond nature" that Malevich declared "absolute" are similar as a result of being an expression of the pure sense of nature that artist Park wants to say.

 

Reinhardt was desperate for the catastrophic aspect of American cultural civilization in the 1950s and 1970s and found a breakthrough in Eastern thought and spirit, and his black painting resembles the oriental spirituality contained in artist Park's abstract painting.

 

Saekchae Obanggyeol is a traditional Korean color and a work of five basic colors: blue, red, yellow, white, and black, which are directly related to each energy of yin and yang five elements, and contains the principle of deep nature.

 

The "Occupational Resolution," in which the formative will to unravel the original source of the universe is expressed, can be said to be the determination of "purity" in which the existing "resolution" has been rapidly developed. 

 

Painter Park says of "Occupational (Occupational) grain," "As a result of struggling with the creation of unrivaled resolutions in the process of creating various resolutions, such as color (mainly five colors) grain from pure grain, we created a so-called "round and return resolutions."

As he explained, "Occupational (Occupational) Crystal" is an original work that is difficult to find in the existing art, and along with "The Light of Resolution," it is a driving force to breathe eternal vitality into artist Park's art world.

The "resolution light" created through various art experiments and observing the intensity and contrast of light and refraction is a type that is difficult to find in the history of world art. 

 

As seen in the example of Impressionist Claude Monena video artist Baek Nam-joon and Japanese Mono pioneer Kwak In-sik, Light was a major factor in leaping the level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Painter Park's "Light of Resolution" has transformed light that has never existed before into original art. 

 

Philosopher Hegel said, "Light is a 'universal person who individualizes others, the date of producing diversity', which reveals all substances." Painter Park's sublimation of "resolution art" into "resolution light" created by light after exploring the nature of the universe (nature) contains something in common in terms of "space = universal (absolute)."

 

Painter Park's exhibition works share the significance of art history and the implications of the times of the accompanying exhibition, Jeong Sang-rim Collection.

 

Artistic works reminiscent of Kim Hwan-ki, the pioneer of Korean abstract art, the omnidirectional work of Kwon Ok-yeon, Kim Heung-soo, Namgwan, and Choi Young-rim, who led the monochrome craze in the 1970s, and the oriental spirit inherent in Lee Eung-ro and Ha In-du.

 

Painter Park plans to continue his lifelong artistic companion, Chairman Jeong Sang-rim, and at the same time, expand the Baekgong Museum of Art and create museums and sculpture parks.

 

Sejong Collector Story, which ends on the 28th of this month, is not only a temporary exhibition, but also a start of a new and eternal artistic accompaniment.

 

*Writing = Art critic Choi, moon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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