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롯데그룹 2세 편법 증여, 30배 차익 논란

신동빈 부회장 등 롯데쇼핑 지분 ‘헐값구매’ 의혹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5/12/21 [16:43]

롯데쇼핑, 기업공개시 자산가치 10조원 육박할 듯
 
롯데쇼핑의 기업공개(ipo)가 빠르면 2월경이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을 둘러싼 경영능력 논란이나 편법증여 문제 등이 어떤 식으로 무마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비상장사 주식의 편법증여를 통한 경영권 승계’를 공론화해 관련자의 1심 유죄판결까지 이끌어냈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신동빈 부회장의 지분매입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롯데그룹의 뒤통수를 따갑게 하고 있다.
 
2006년도 우리나라 증시 최대 이슈가 될 롯데쇼핑의 기업공개(ipo)가 실시되면서 내년 2월부터 3월 사이에는 주식시장에서의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10월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했으며,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 심사와 주간사 대우증권을 통한 공모가 결정 및 공모주 청약, 증권거래소 상장 승인 신청 등을 마치면 그 정도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에 대한 상장 준비가 순조로워 빠르면 내년 2월, 늦어도 3월에는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런던 및 도쿄 주식시장에도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의 상장 뒤 시가총액은 최소 8조원,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롯데쇼핑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대대적인 m&a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의 지각변동까지 예상되고 있다.
 
한편 롯데쇼핑 상장을 준비하던 지난해 10월경에는 롯데쇼핑이 기업공개를 하고 상장을 한 후, 당연히 부각될 신동주·신동빈 부회장의 롯데쇼핑 '지분 인수 과정'이 썩 매끄럽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주식상장이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재기된 바 있다.
 
신격호 회장의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 98년 진행된 롯데쇼핑의 유무상 증자에 참여해 각각 21.18%와 21.19%씩 총 40%에 달하는 지분(증자전 지분율 3%)을 확보했다.
 
당시 이들은 순자산 평가가치가 주당 30만원에 육박하던 롯데쇼핑의 주식을 주당 1만2천원 이하의 파격적인 헐값에 매입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후일 무상증자를 받는 식으로 롯데쇼핑의 최대 주주에 등극했다.
 
롯데그룹이 지주회사인 롯데쇼핑의 지분을 인수하는데 불과 수억원의 자금밖에 소요되지 않았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여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롯데그룹이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했다는 비난의 소리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0월 롯데정보통신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신동주 부회장 등이 주당 5천원으로 주식을 인수해 20%의 지분을 취득한 사실 역시 상속세 회피를 위한 자산의 '편법 증여'로 판단되는 부분이다.


에버랜드 1심 유죄판결 나와 ‘긴장’


롯데그룹을 긴장하게 만드는 부분은 지난 10월 4일 전형적인 편법 경영권세습 수단으로 지적되는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의혹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현 사장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진 사실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헐값에 매입한 사실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삼성 공격에서 집중 공략하는 부분이어서 롯데그룹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재벌 2세들이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그룹 내 편법 증여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에버랜드에 대한 유죄 판결을 계기로 재벌가의 '관행 아닌 관행'이 이제는 근절돼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쇼핑이나 롯데정보통신의 유상증자 시 가격은 모두 공인된 회계법인에 의뢰해 공정하게 평가된 가격”이라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헐값 매매는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비상장사의 주식가치 평가는 경영진의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롯데그룹의 편법증여가 사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 부회장 경영능력 의구심도 고민


한편 그룹 경영권 승계의 중심으로 확고한 지위를 굳히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롯데그룹으로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32개에 달하는 전체 계열사중 상장사가 호남석유화학을 포함해 5개에 불과한 롯데그룹으로서는 그룹 지주회사라고 할 수 있는 롯데쇼핑의 기업공개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영환경으로의 편입을 의미하기 때문이디.
 
국내 기업중 최대의 현금동원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롯데가 롯데쇼핑의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대규모 자본으로 당장 m&a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는 있겠지만, 좀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롯데가 기업사냥꾼들의 공략목표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이다.
 
현재까지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어왔다.
 
최근 롯데카드의 급성장으로 어느 정도 재계의 평가를 만회하기는 했지만 신동빈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편의점 프렌차이즈 세븐일레븐과 외식업체 크리스피 크림도넛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부회장은 1994년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을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지만, 훼미리마트와 gs25에 밀려 업계 3위로 밀려난 세븐일레븐은 자본 잠식으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