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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2살아들까지 불태워 죽였다!”

아내와 두 아들 살해·방화 29세 엽기 가장 스토리

김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09/04/27 [10:26]
최근 광주에서 20대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자신의 아내와 큰 아들을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안방에 펴놓은 이불에 불을 질러 자고 있던 작은아들(2)까지 살해하는 비정함을 보였다는 것. 7시간 뒤 범행 현장에 나타난 가장은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결국 증거물이 드러나면서 범행 사실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일가족 살해 사건의 전말을 들여다 봤다. 
 
전남 광주시 광산경찰서는 지난 2월24일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후 방화를 저지른 최모(2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2월23일 새벽 3시40분경 광주 광산구 비아동 a아파트 1층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20대 가장 최씨가 부부싸움 도중 아내 허모(30)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것. 그 과정에서 자다 깨어난 큰아들(5)을 발견한 최씨는 그 즉시 흉기로 어린 아들을 찔러 살해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최씨는 아내와 큰 아들을 살해하고 난 뒤 자신의 범행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안방에 있던 이불에 불을 질러 결국 잠을 자고 있던 작은아들(2)까지 불에 타 숨지고 말았다.
 
부부싸움 끝에 아들까지 죽여

새벽 4시가 넘은 시각 사건 현장에는 119가 출동했고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광주 광산경찰 관계자는 “최모씨의 아내와 아이들의 시신 상태를 보니 의심이 가는 점이 있었다. 화재로 탄 흔적만 있었던 게 아니라 흉기에 찔린 자국도 있었다. 이에 화재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 발생 후 7시간이 지난 뒤 남편 최씨가 현장에 나타났고 수사관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며 눈물까지 보였다는 것. 당시 왼쪽 팔목에 상처가 나 있던 최씨는 “누가 우리 가족을 죽였냐”며 망연자실한 척했다고 한다.

당시 최씨는 뒷머리카락과 오른쪽 눈썹이 불에 그을려 있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유족 확인을 하는 한편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최씨를 경찰서로 데리고 갔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 사건 당시 최씨가 입었던 피 묻은 옷이 인근 아파트의 헌옷 수거함에서 발견되면서 결국 6시간 만에 범행 전모를 자백했다고 한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최씨는 지난 2004년 한 살 연상의 아내 허모씨와 결혼을 한 후 마트를 운영했다. 하지만 아내와 집안문제로 자주 다퉜고 지난해 최씨가 외도를 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평소에도 자주 다투던 두 사람은 사건 당일 또다시 부부싸움을 하게 됐고 급기야 그 과정에서 최씨가 흉기로 아내를 살해했다는 것. 최씨의 아버지가 며느리 허씨의 신용카드로 200만~300만원 정도의 돈을 쓴 사실을 놓고 다투던 도중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최씨는 아내의 복부와 목 등을 10회 이상 칼로 찔렀고, 자다가 깨어난 큰아들은 7회 이상 흉기로 찔렀다. 범행 직후 최씨 역시 죽기 위해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그었지만 자살에 실패했고 결국 집안에 불을 낸 채 달아났다는 것. 이에 작은아들마저 살아 있는 상태에서 화염에 휩싸이면서 질식사했다.
 
범행은폐 위해 현금영수증 발행 

경찰조사 결과 최씨는 아내와의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질렀고 방화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 인근 호수에 흉기를 버리고 인근 아파트 헌옷 수거함에 피 묻은 트레이닝복을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사건 당시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범행 시간대에 현금영수증까지 발행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는 것.

하지만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증거물이 하나둘 드러나고 동네 사람의 진술로 범행 시간대에 마트의 문이 닫혔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범행 사실은 발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사건 직후 마트에 들러 알리바이를 확보한 후 집근처를 배회했다는 것. 7시간 만에 사고현장에 나타나서 눈물 연기까지 보였지만 결국 거짓 알리바이는 들통났고 최씨는 “아내가 결혼 직후부터 시댁 식구 험담을 자주 해서 부부싸움이 잦았으며 이날도 말다툼 끝에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최씨는 ‘엉겁결에 흉기를 휘둘렀고 순간 앞이 캄캄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당시 아내와 큰아들을 흉기로 찌르고 화재까지 저질러 작은아들마저 숨지게 하는 비정함을 보인 점으로 미루어 사전에 계획된 범행인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최씨와 아내 허씨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과 아들들 이름으로 가입한 보험이 총 9개로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광산경찰 관계자는 “보험금을 노린 살해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관계를 알아보니 방화를 통해 최씨가 이득을 볼 만한 건이 크게 없었다. 계획적인 살인이 아닌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떻게 보면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다. 최근 강호순 사건 등이 언론에 많이 보도되다 보니 사람들의 죄의식이 무뎌진 것 같다.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난 점에 수사를 담당한 경찰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김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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