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샌드위치 만든 경고정권과 쇠귀정권

"남북관계 정상화만이 상생, 번영하는 길이다"

김환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09/02/04 [15:25]
일촉즉발 긴장상태로 치닫는 남북관계

남북 대결적 이명박 보수정권 집권 이후 경색국면에 돌입한 남북관계가 북측이 2009년 들어와 전면적 대결태세 진입선언에 이어 nll을 포함 남북간 군사, 정치적 합의사항 일방 파기를 주장하고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에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남북관계 위기는 이명박 정권이 지지기반인 보수우익 진영의 여론을 반영한 '비핵개방 3000' 대북 정책기조하에 대북 강경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6.15공동 선언과 10.4정상선언 계승및 이행을 보류하면서 남북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한데서 출발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어느정도 과도기를 거쳤다고 판단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측의 조언을 받아들여 남북관계 정상화를 시도하였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18대 국회개원 연설을 통해 대북관계 전환에 무게를 둔 전향적인 대북발언을 하던 당일 새벽 예기치 않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를 그냥 넘길리 만무한 보수언론과 극우단체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발목을 잡는 바람에 금강산 관광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고 이로인해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킨 극우단체들은 내친김에 북한체제를 붕괴시켜 북한동포들을 구출하겠다는 목표아래 대대적인 대북전단 살포에 나섰다. 그러나 엄격한 통제사회인 북한체제의 속성과 살포범위가 황해도 일대에 그치는 한계 때문에 기대효과는 미미하였다. 오히려 북한 체제 단속 빌미를 주고 북측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파탄의 총체적 책임을 이명박 정권에 전가시키는데 역이용하도록 만드는 부메랑이 되었다.

북측은 대북삐라를 문제삼아 수차례 선제적 경고조치를 한데 이어 2008년 12월1일부로 개성공단 남측 잔류인원 50%축소, 개성관광및 남북철도 운행중단, 개성공단 출입통제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한 남북관계 전면차단 조치를 행동으로 옮겼다. 이러한 강경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이 기다리기 전략을 공개천명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북측은 1월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6.15및 10.4선언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세력" 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1월2일 신년국정연설에서 "북한은 더이상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구태를 벗고 협력의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맞불을 놓자 북한은 1월17일 10년만에 처음으로 대좌군복 차림의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직접 조선 중앙통신과 중앙방송에 출연하여 군사적 충돌을 불사한 전면적 대결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남북간 긴장상태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nll포함한 남북간 정치, 군사적 합의사항 전면 무효화 선언한 북한

군사적 전면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극단적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아무리 떠들어도 남북 시계는 돌아간다. 언젠가는 대화 테이블에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계속 차분한 기다리기 전략이 장땡이라는 식으로 일관하자 북측은 총참모부 성명을 내놓은지 13일만인 1월30일 두번째 대폭발을 일으켰다.

이날 북측은 대남정책을 관장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성명을 내어 "북남 당국 사이에 지난시기 채택된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해 만든 합의사항들을 무효화 한다. 서해해상 군사 경계선 관련 조항들이 휴지장으로 되어버린 조건하에서 우리는 그조항들을 종국적으로 폐기한다는 것을 공식 선포한다"고 선언하였다. 북한의 이날 성명의 핵심은 1953년 7월27일자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 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합의한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 제11조에 명시된 북한 한계선(nll)등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을 폐기함으로써 남한이 근거로 삼는 nll유효론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무력충돌 방지, 상대방 파괴및 전복 행위금지, 내부 문제 불간섭, 비방 중상금지, 상대체제 인정및 존중 등 남북화해, 공존과 관련한 합의 이행까지 무효화하겠다는 것도 포함된다. 북측이 nll 무효화를 선언하면서도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조치를 언급하지 않은데다 6.15공동 선언과 10.4 정상선언 이행을 촉구한것을 보면 당장 군사적 대결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고강도 압박, 남한내 남북관계 정상화 여론조성 및 이념갈등 촉발, 북측 내부 체제결속, 미국 오바마 신정부 겨냥 등 다목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정이 가능한 것은 지난 1월23일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를 가지고 북한을 방문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난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은 한반도를 비핵화하려 힘쓰고 있으며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6자회담이 진척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점 때문이다. 이외에도 비록 북한이 핵무기를 제외하고도 미사일, 화학무기등 대량 살상무기 등 막강한 재래식 전력, 일백만 병력을 보유하고 있긴하나 극심한 경제난, 전통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남북간 전면전 반대등 전쟁 지속력에 문제가 있어 공멸을 각오하지 않는한 무모한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그렇다.

민족공멸 샌드위치 평화아닌 남북관계 정상화만이 민족이 상생, 번영하는 길이다

그렇다고 안심할수도 없고 이러한 주변배경에 안주하여 안이하게 대처해서는 안된다. 북측은 예측 불가능한 체제이기 때문에 군사적 모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12.1 남북관계 전면차단 조치가 수차례 경고후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때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정부를 시험, 압박하기 위해 최소한 꽃게철을 이용하여 서해상에서 국지적 충돌 또는 대포동 2호 발사를 감행할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오판에 따른 이판사판식 전면대결을 상정할수도 있다. 미국은 현재 금년도는 물론 앞으로 최소한 2년동안 연방적자가 해마다 2조달러에 달할것으로 전망될 만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이라크, 이란 핵 이스라엘 문제가 여전하고 아프가니스탄은 병력을 증파해야 할만큼 정신이 없다. 자연히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멀어질 수 밖에 없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해도 미국내 사정상 즉각적이고 대규모 군사개입이 불가능할지 모른다.

이러한 미국의 상황이 오판의 빌미가 되어 전격적인 전면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비록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전쟁보다는 평화가 유지되길 바라고 있지만 막상 전쟁이 발발하면 동북아 질서구축과 한반도에서 영향력 유지 차원에서 북한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계산도 전면전 결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거듭되고 있는 북한의 경고는 보수진영의 표현처럼 단순한 협박, 공갈이 아니라 이러한 주변상황을 염두에 둔 작심발언으로서 행동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북한이 경고에 그치지 않고 전면전을 벌일경우 남북간 전쟁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이 맞붙는 세계적 전쟁으로 비화할지 모른다. 남북한 4대 강국이 최첨단 대량살상 무기를 총동원하여 사생결단을 벌인다면 한반도는 초토화 될 것이다. 전면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국지적 무력충돌이나 긴장관계의 지속은 국제 신인도 하락, 외국자금 철수, 투자기피를 불러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회복불능 상태로 몰아 넣을수 있다.

북한 역시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 가중으로 체제위기에 처할 것이다. 남북이 이와같은 공멸상황을 막기위해서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상생, 공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게 관건이다. 즉 남북관계를 하루 빨리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남북 민족은 북의 무력 경고정권과 남의 기다리기 열창 쇠귀정권이 벌이는 자존심 싸움으로 인한 민족공멸 샌드위치 평화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북측은 남측 비방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방적인 합의사항 파기, 무력경고를 중단하고 남측은 버티면 굴복할 것이라는 무시, 방관, 기다리기 전략을 그만 두어야 한다.

아울러 기존의 남북간 합의 사항인 남북 기본 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정상 선언 승계 및 이행을 전제로 즉각 대화에 나서 중단된 금강산, 개성관광, 적십자 및 남북 핫라인, 남북 철도운행 재개를 비롯한 남북관계를 전면 정상화 시키는 것은 물론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길이 남과 북, 한민족이 사는 길이다. 더이상 남북 관계와 민족평화가 남북 권력집단과 꼴통세력들의 봉이나 노리개가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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