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나오고, 저질 축산물이 A급 둔갑

[직격인터뷰] 참교육을 위한전국학부모회 전은자 원장

김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08/09/25 [14:17]
▲ 전은자 원장     © 브레이크뉴스

 
청소년 건강 위협하는 학교급식 충격실태

“바퀴벌레 나오고, 저질 축산물이 a급 둔갑”

 
지난 11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학교급식 직영화의 문제점 및 급식운영방식 자율화에 대해 공청회를 가졌다. 행정체계의 개편과 식재료 공급시스템의 개편, 절충형 운영방식의 도입, 학교급식지원센터 및 학교급식관리사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 및 시민단체에서 학교 급식법 개악 추진 중단을 촉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위탁급식에서 식중독 사고 발생률이 높고 위생 안전평가 등급의 미흡, 쇠고기 등의 수입 식재료 사용이 빈번한 점을 반대 이유로 꼽았다. 학교급식 인천시민모임 및 각계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영급식반대 의사를 밝히고 개악을 전격 규탄했다. 시사주갅지 <사건의내막>은 위탁급식을 반대하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하 참교육학부모회) 전은자 교육자치위 원장을 만나 학교급식의 현주소와 실태에 대해 들어보았다.
 
직영급식 바람직
 
“학교 급식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반문한 전은자 원장은 “학교장과 위탁업체의 이익을 위해 급식을 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 아이들이 있기에 학교가 있는 것이고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업무 과중으로 조금 힘이 들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은 감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업무과중과 비용부담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금천구 위탁급식사고
 
전 원장에 따르면 위탁급식을 운영하는 금천구의 b고등학교에서 지난 6월말 경 급식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2학년 학생이 밥을 먹던 도중 깻잎 사이에서 정체불명의 물체가 나온 것. 자세히 들여다보니 ‘바퀴벌레’와 흡사했다. 이를 발견한 학생은 곧바로 급식담당자에게 알렸다. 이에 급식담당자는 “미안하다. 다른 음식에 포함됐던 것이 잘못해서 들어갔나 보다”고 말하고 전체 학생들에게 피자를 무료로 제공했다고 한다. 이러한 급식사고를 전해들은 한 학부모는 금천구청에 신고, 위탁업체의 위생상태 점검을 요청했다. 이에 금천구청은 조사에 착수했지만 보존식품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지시 사항이 없었다고.
 
그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모여 급식의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가 시작됐다. 이와중에 학생주임이 위탁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서명을 부탁해왔다는 것. 위탁급식 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고 있던 학부모들은 서명을 안했지만 학교 측에서 위탁급식을 계속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서명으로 보인다고 전 원장은 설명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한 학부모가 7월 경 시험감독관으로 학교를 찾았을 때 교감은 위탁사고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위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허술한 납품업체 위생
 
지난 6월2일엔 경기도 관내 10여개의 학교에 납품된 축산물 등급 판정서가 위?변조 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기도 광역수사대가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a축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s푸드 시스템 등 15개 학교급식 납품업체가 저질의 축산물을 고등급으로 속여 19개 학교에 수백차례 납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축산물 등급 판정 확인서’ 원본의 등급, 발행일, 품종 등을 칼과 자를 이용해 숫자를 오려붙이는 방식으로 위?변조, 대량으로 복사해 보관했다. 돼지고기 등급 판정서를 쇠고기 등급판정서로 위조, 젖소를 한우 1a로 변조, 신청인, 사업자등록번호, 발급일자를 위변조해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 조작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 중 3명을 구속, 16명을 불구속 처리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번 등급조작업체와 관련해 식자재 납품업체에서 배제, 축산물을 공급받은 영양사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 원장은 “절대 있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납품업체에서까지 학생들이 먹는 음식을 위변조한 사실은 정말 큰 충격이다. 이번사건을 통해 모두가 반성을 해야 한다. 해당 납품업체는 특히 아이들의 안전을 유린한 것에 대해 깊이 느끼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게끔 해야 한다. 정부와 교육당국 역시 급식관련 업체에 대해 더욱 강력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급식체제가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학교급식경기도운동본부가 학교급식 축산물 등급 위·변조에 대한 규탄과 재발방지를 외치고 있다.    © 브레이크뉴스
 
급식도 교육의 일환
 
이 같은 일은 비단 위탁급식만의 문제가 아니다. 직영급식에서도 식중독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전 원장은 “발생빈도와 수치가 위탁보다는 적게 나타나고 학부모들이 그만큼 신경을 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영에서도 식중독이 발생하면 철저하게 원인규명을 해야 한다. 위생관련의 문제인지 납품된 식재료의 문제인지를 파악해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조치를 취해야한다”며 “급식도 교육의 일환이다. 그러한 만큼 지대한 관심을 갖고 다룰 필요가 있다”고 위생적인 급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급식을 하는 것도 교육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그러한 만큼 아이들이 위생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한다는 것.
 
전씨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급식이 맛있었다고 말하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하루 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했을 아이에게 맛있는 급식이 위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급식이 맛이 없었다거나 이상한 물질이 나왔다고 말을 할 때면 기분이 상한다. 아이들의 즐거운 점심시간이 급식으로 인해 낭비됐다는 소식을 접하면 종일 신경이 쓰인다. 학생들이 제대로 먹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관심을 쏟아야한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 경비는 작년대비 지방교육재정에서 24%, 학부모가 71.7%를 지원했다. 그밖에 자치단체와 발전기금 등을 포함해 총 4조억원이 가량 지원됐다.

전 원장은 “우리 부모들은 비싼 돈을 주더라도 아이들이 맛있는 음식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향이 있다. 대신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직영급식이 하에 모든 식재료가 유기농 친환경제품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친환경 위주의 급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축협 하나로마트, s푸드 시스템 등 15개 학교급식 납품업체가
저질 축산물을 고등급으로 속여 19개 학교에 수백차례 납품해



그는 “학생들의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급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며 아이들의 불만도 가장 큰 부분이기 때문이다”며 “우리는 모두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먹는 것에는 차이가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학생들이 똑같이 먹고 맛을 느끼는 것인 만큼 청결은 기본, 질 높은 급식이 이루어져야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직영체제하에 학교가 영양사를 관리, 학부모들이 함께 식단을 발제하고 납품업체의 주문을 꼼꼼히 살펴야한다. 학부모가 직접 나서 식재료를 검수하고 고기의 등급을 확인하고 살펴야 보다 안전한 급식이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먹는다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검수한다. 만일 학교의 자율화에 맡긴다면 현재 직영을 실시하는 학교마저 위탁을 하겠다고 나설 것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원하는 직영급식이 시행돼야한다”고 덧 붙였다. 
 
학교·위탁업체간 유착 심각
 
그는 또 “학교장단체를 비롯한 위탁업체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 위탁업체가 이익을 위해 저렴하고 질 떨어지는 식재료를 사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식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식중독 발생 통계자료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고기도 수입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위탁급식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고 비위생적인 급식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법개정 이후에도 학부모들이 몇 차례에 걸쳐 학교에 직영전환을 외쳤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미 위탁업체와 수년 동안 계약을 체결한 곳도 있다는 게 전 원장의 설명이다.

“2010년 법이 채 시행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 개악을 강조하는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 우선 시행을 해 본 이후에 문제점이 발생하면 보안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지금 이렇게 법개악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행동이나 다름없다. 학교급식은 영리와 수익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전 원장은 “학교에도 규칙이 있다. 학생들에게는 복장검사, 숙제검사, 행동불량 등에 따라 처벌을 내린다. 그런데 급식법이 개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지키기는커녕 사유서를 제출 하는 학교가 있다는 게 말이나 되나? 정해진 법을 못하겠다고 버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고 일부 학교장의 태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학교장과 위탁급식 업체의 로비의혹에 관한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솔직히 위탁업체와 학교장이 부적절한 관계로 얽혀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2006년 교장 6명과 위탁업체 사장이 골프여행을 간 것만 해도 그렇다. 몇몇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의해 밝혀진 만큼 신빙성이 있다. 사실 이러한 유착관계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오래전부터 긴밀하게 연관돼있었지만 단지 드러나지 않은 것이었다. 이번에도 혹시나 했는데 결국은 역시나 맞았다”며 교장과 위탁업체간 유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교육당국의 ‘솜방망이 식’ 처벌도 꼬집었다. 현재까지 위탁업체와의 비리에 연루됐던 6명의 교장 중 4명은 무혐의이고 2명은 조사 중에 있는 상태. 전 원장은 “교육당국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과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기식구 감싸기’로 비추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장과 위탁업체의 유착관계가 더 이상 문제되지 않게끔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전 원장은 촉구했다.
 
의무교육이니 만큼 무상급식 이루어져야
 
“대한민국 국민은 국방의 의무, 근로의 의무, 교육의 의무, 납세의 의무 총 4가지의 의무가 있다. 의무를 저버릴 경우 벌금을 지불하거나 처벌을 받게 된다. 중학교는 의무교육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중학생에 관련해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군인은 국방의 의무에 임한다 해서 군복과 밥이 무상으로 지급되며 월급까지 나온다. 헌데 중학생들은 교복을 비롯해 수학여행비, 앨범비, 급식비 등 모든 것을 따로 부담해야한다. 의무교육도 국방의 의무처럼 나라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하지 않을까? 왜 돈을 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의무교육정책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그에 따르면 생활지원을 받는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은 급식으로 인해 따돌림을 받기도 한다. 급식비를 내지 않은 아이들은 웃음거리가 되거나 무시의 대상이 된다고. “언제한번 우리아이에게 급식지원으로 먹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랬더니 고개를 저으며 창피하다고 말했다. 급식 지원을 받는 아이들은 티가 난다며 거절했다”는 게 전 원장의 설명이다.

학교에서 급식비를 걷거나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의 명단을 공개할 때 무상급식의 표가 난다는 것. a학교에서 한아이가 급식비를 내지 않아 바코드에서 크게 소리가 나는 무안한 상황을 겪은 사례도 있었다.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이러한 지원이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급식지원자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무상급식 체제가 이루어져야한다. 또한 아이들 모두가 평등하게 대우받음으로서 학교 내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무상급식지원의 바람을 전했다. 
 
취재 / 김문수 기자  ejw0202@nate.com
 
   <통계로 본 학교급식법의 현주소>
 
학교급식은 지난 1981년 학교급식법 제정 이후 실시됐으며, 활성화 된 것은 1994년부터다. 급식으로 전환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지난 1996년 의원입법으로 위탁급식 제도가 도입됐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이 내세운 학교급식 전면 확대 공약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가 비용절감을 위해 위탁급식을 채택해 급식을 운영했다. 2003년 3월, 서울지역 13개의 학교에서 집단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국회의 요구에 따라 직영전환을 추진, 03~06년까지 681개교 직영전환에 급식시설개선비 등 1495억원이 지원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6년 6월, 수도권지역 46개의 학교에서 대형식중독이 또다시 발생, 정부에서는 정확한 원인규명을 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2006년 7월 직영급식을 원칙으로 하는 학교 급식법을 개정, 2010년 1월 19일까지 유예기간 3년을 주는 방침을 내새웠다. 식중독 사건이 발생한 06년 당시 1655개교의 위탁급식학교가 08년에 이르러 1279로 줄어들었다. 현재 9827개교가 직영급식을 하는 상황.
 
교육과학기술부의 조사에 따르면 직영급식보다 위탁급식에서 식중독 발생률이 8년간 누적평균 5.3배 더 높게 나타났다. 2003년 13.4배, 2006년 10.3배, 2007년 3.9배 2008년 상반기 1.2배로 위탁에서 식중독이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된 것. 2007년 기준으로 학교 급식 안전점검 미흡학교 비율로이 직영 2.1%, 위탁 6.1로 나타났다. 수입쇠고기 사용비율은 직영 4.7%, 위탁 89. 6%이다.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위탁급식은 영양사와 위탁급식업체의 직원이 음식을 담당, 본사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본사의 메뉴전담팀에서 메뉴를 개발, 위생, 시설관리 등 본사지도가 이루어진다. 식재료 구매는 본사 통합구매로 이루어져 원가가 절감된다는 특징이 있다. 위생 점검은 교육청, 식약청, 지제체등에서 실시한다.

반면 직영급식의 경우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원이 음식을 담당, 학교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영양사 개인이 메뉴, 위생, 시설을 관리, 총 책임은 학교에서 맡는다. 식재료 구매는 업체와의 직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며 학교마다 구매가격이 다르다. 위생은 교육청 위생관리지침에 의거하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철저하게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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