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의 마지막 유언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는 노대통령을 향해 "이것은 당신의 실수입니다. 나는 살고 싶습니다. 이라크에서 한국군은 모두 철수해야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그의 마지막 유언을 참고하여 김선일씨 피랍사건의 진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ap 통신 보도에 의하면 6월초 ap통신 바그다드 지사로 발신자 불명의 비디오 테이프가 배달되었다. ap 통신은 이 비디오 테이프를 검토해본 뒤 피랍자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한국의 외교부에 문의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문의를 받은 외교부 당사자가 누구냐는데 그 핵심이 있다. 외교통상부의 발표로는 지금 이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인중에 있다고 한다.
자 그렇다면 추정해보자.
ap 바그다드 지사라면 과연 한국의 외교부 당사자 중 어디를 먼저 떠올릴 수 있겠는가? 만약 대한민국 서울에서 미국인의 시신이 발견되면 한국측은 어디에 이 시신의 신원파악을 의뢰하겠는가? 당연히 주한 미국 대사관측일 것이다. 이것은 상식이다. 그렇다면 ap측이 문의한 당국은 바로 바그다드에 주재하는 주 이라크 대사관이라는 것 쯤은 누구나 추론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외교부는 현재 확인 중이며 이라크의 임홍재 대사는 지금까지도 21일 이후에 알았다고 말한다.
필자는 김선일씨의 살해 소식이 알려진 뒤 브레이크 뉴스에 23일 오전 8시에 국내언론 최초로 김선일씨의 납치와 살해에 얽힌 22일간의 미스터리를 네가지의 의문으로 기사화 했으며 이 기사가 나간 뒤 당일 오전 11시 외교부 최영진 차관은 김선일씨의 피랍시점을 5월 31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하여 주었다.
그러나 핵심은 그것이 아니다. 피랍시점이 5월 31일인 것은 이제 기정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후 우리의 외교부나 청와대 등이 김선일씨의 피랍사실을 과연 언제 알았으며 김선일씨의 피랍사실을 안 이후의 정부대응은 무엇이었는지가 핵심이다.
정부나 미국측은 지금도 김선일에 대한 구출 노력은 가나무역의 김천호 사장이 김선일씨가 피랍된 사실이 알려지면 정부로부터 이라크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릴 것이고 그렇다면 자신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미국측에 알리지 않고 혼자서(단독으로) 자신의 변호사의 코치를 받아가며 고군분투했다고 말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나 미국측은 알 지못했다고 강변하며 국내의 모든 언론들도 이러한 정부의 발표를 앵무새처럼 받아적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강변들은 오늘 ap 통신의 보도로 모두 거짓임이 판명되고 있다.
필자가 어제 제기한 의혹 중의 가장 핵심은 과연 김선일씨의 피랍 내용 중 김선일씨 혼자만의 피랍이 아니라 김선일씨와 같이 있던 경호원들의 신상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어떤 언론도 김천호씨가 말한 경호원들과 영국 기자들까지 10여명에 대한 구출 노력이나 피랍 이후의 행적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의 기자가 어떤 나라에서 테러집단에 피랍되어 구금되었다면 그 기자가 소속된 언론사나 당국이 지금처럼 어떠한 코멘트도 없이, 구출노력도 없이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영국의 기자 두 명이 이라크의 테러세력에게 피랍되어 있다는 김천호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금쯤 영국의 bbc, 더 타임즈 파이낸셜 타임스, 로이터통신 등 쟁쟁한 취재능력을 가진 언론사들이 이처럼 조용하다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지 않은가? 또 더 나아가서 미국의 경호업체 직원들도 함께 피랍되어 억류되었다는데 미국의 어떠한 언론에서도 피랍 이후의 행적에 대한 보도도 없으니 이는 또 어찌된 일인가?
영웅 만들기를 좋아하는 미국의 언론이나 미국인들의 속성은 이라크에서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제시카 일병의 사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즉 미국의 경호업체 직원들이 지금 이라크 테러단체에 억류되어 있다면 미국의 언론들이나 미국의 백악관, 팬타곤이 지금처럼 조용할리가 없으며 이미 그들의 억류지점으로 추측되는 이라크 땅 어디라도 무자비한 폭격의 가능성을 흘리며 구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에게나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려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라크 테러단체들의 섬멸 명분으로 그것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도 영국도 자국민이 억류되어 있다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사실상 억류된 자국민이 없기 때문에)그 후속 보도도 행동도 없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바로 김천호씨가 진술한 김선일씨의 피랍경위나 피랍일시 등 그 어떤 진술도 사실성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 외교부는 모든 정보를 김천호씨의 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외교부도 주 이라크 대사관도 김천호씨가 알리지 않았으므로 몰랐으며 '알 자지라' 방송의 테이프 보도를 통해서 진상을 알게되었고 그 이후의 김선일씨 구출 노력에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어제 제기한 4가지의 의문은 단지 시기가 문제일 뿐이지 언제인가는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지금 바로 외교통상부 당국자나 주 이라크 대사관 당국자들의 양심선언을 기대한다.
즉 지금 제기된 의문들 중 1. 피랍일자, 2. 피랍사실을 정부가 인지한 때, 3. 최초 인지한 정부기관과 그 당사자. 4. 인지한 이 후 테이프가 방영된 6월 21일까지 정부가 취한 대응. 이러한 의혹들은 지금 밝혀지는 것이 그나마 이 정부의 국민에 대한 예의가 될 것이다. 국가가 존재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 명제에 이 정부가 동의한다면 김선일씨의 피랍과 살해에 대한 의혹을 하루빨리 해소시켜야 한다.
급보로 보도된 영국의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김선일씨가 희생되기 직전에 1분24초까지 눈가리개를 하고 꿇어앉혀진 희생자가 영어로 울부짖으며 한국정부, 군,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 등에게 구명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김선일씨는 이 동영상에서 "노대통령님, 나는 살고 싶다. 나는 한국에 가고 싶다(to president rho, i want to live, i want to go to korea)"라고 절규하며 "제발 한국인, 한국 병사들을 보내지 말아 달라(please, don't send koreans, korean soldiers)라고 울부짖었다는데 이러한 김선일씨의 처절한 호소가 과연 누구에게 한 것이겠는가? 그리고 이어지는 김선일씨의 절규는 "이것은 당신들의 실수다, 이것은 당신들의 실수다(please! this is your mistake, this is your mistake)"라며 "모든 한국 병사들은 여기서 나가야 한다(all korean soldiers must out of here[sic])"고 소리질렀다는데 "please! this is your mistake, this is your mistake" 이 절규는 사실상 자신을 죽이려하는 테러단체들에게 한 말일 수도 있고 또는 미국과 한국정부에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all korean soldiers must out of here[sic]" 이 절규는 사실상 한국 정부에 하는 절규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서 죽음에 직면하여 있다면, 그리고 이러한 절규를 한다면 그 절규의 대상은 누구였을 것인가?"
필자는 김선일씨의 납치와 살해에 얽힌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글 제 2탄에서 김선일씨는 22일간의 억류 도중 그의 능통한 아랍어 실력으로 자신을 억류한 사람들이 나눈 대화에서 이미 한국 정부는 자신의 목숨에 관심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며 그로 인하여 자신의 조국에 상당한 반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늘 로이터의 보도내용에 나온 김선일씨의 절규는 이를 확인시켜주는데에 불과하다. 정부의 솔직한 양심고백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