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날아온 낭보 - 한국 현대무용을 주목한다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1/09/16 [07:25]

▲ 제4회 코리안댄스페스티벌 포스터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이일영 칼럼니스트


바이러스 재난 시대에 가장 위축된 분야 중 하나인 공연문화의 어둠을 헤치고 문화의 본고장 영국 런던에서 날아온 낭보가 있었다.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이정우)에 따르면 9월 17일부터 24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한국무용 축제 코리안댄스페스티벌의 모든 공연 입장권이 전석 매진되었다는 소식이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코리안댄스페스티벌은 영국 런던에 소재한 현대무용 전문 기관인   더 플레이스(The Place) 공연장에서 9월 17일 저녁 7시 30분(현지 시간) 허성임 안무가의 작품 W.A.Y(re-work) 공연으로 개막되어 18일 또 한차례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어 23일과 24일 젊은 현대무용 단체 시나브로가슴에(SIGA)의 작품 제로(Zero)와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을 더블빌로 공연한다.

 

시대의 춤꾼으로 평가받는 허성임 안무가의 작품 W.A.Y(re-work)는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매만진 작품으로 무용수의 반복적인 단순한 움직임이 복제되는 과정을 통해 집단의 윤리의식과 개인의 자유에 얽힌 문제를 심층적으로 해체한 작품이다. 

 

벨기에 유학파인 허성임 안무가는 벨기에 태생의 세계적인 안무가이며  미술가로도 잘 알려진 얀파브르의 ‘트루블렌컴퍼니’와 음악과 언어의 구조적 관계를 중시한 작품을 추구한 벨기에 왕립미술학교 출신 유명 안무가이며 연극 연출가인 라우워스가 설립한 ‘니드컴퍼니’ 단원을 거쳐 현재 영국에 거주하며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얀 파브르는 파브르 곤충기로 잘 알려진 곤충학자 파브르의 후손이다. 그는 198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4시간 분량의 실험적 공연극 (광기의 힘)을 발표하면서 세계 예술계가 주목하였다. 특히 2005년 아비뇽 축제 개막작품으로 공연한 작품 (눈물의 역사)는 음악적 몸짓과 회화적 양식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의 결정판으로 평가받았다.

 

세계적인 안무가 얀 파브르를 사사한 허성임은 전위와 정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작과 내면의 숨결이 몸짓으로 녹아내린 감성이 뛰어난 무용가이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대표적 무용제 중 하나인 국제 현대무용제에 초대받은 얀 파브르의 작품 (여자가 남자의 주역이었을 때)에 안무를 맡아 인간의 본능을 껍질이 벗겨지는 과일처럼 생생하게 표현하여 갈채를 받았다.

 

제4회 코리안댄스페스티벌 개막작품으로 공연되는 허성임 안무가의 작품 W.A.Y(re-work)는 2019년 국내에서 공연되었던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금기된 시선을 다룬 작품 W.A.Y(we are you)를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짧은 분량의 작품을 더플레이스와 주영한국문화원이 협력하여 60분 분량 작품 W.A.Y(re-work)로 매만져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유럽에서 초연된다. 

 

원형의 작품 W.A.Y(we are you)가 탄생한 배경 또한, 여성의 신체에 대하여 바라보려는 것과 보여주려는 것에 대한 의식적인 문제를 품은 2018년 공연 작품 넛 크러셔(NUTCRUSHER)에서 출발한 것이다. 

 

유럽 문화 예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허성임 안무가의 제4회 코리안댄스페스티벌 개막 작품에 대하여 현지 주요 언론들은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허성임 안무가는 지난 9월 5일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하여 코리안댄스페스티벌 소개와 함께 개막 작품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어 9월 13일에는 더플레이스 예술감독 ‘에디 닉슨’과 함께 영국 ‘런던 라이브 TV’ 채널에 출연하여 한국 현대무용의 위상과 정신을 상세하게 전하였다.   

 

▲ 허성임 안무가 작품 W.A.Y(re-work) 공연 장면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 이일영 칼럼니스트

 

하성임 안무가의 개막작품 공연에 이어 코리안댄스페스티벌은 9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젊은 현대 안무가 이재영. 권혁. 안지형이 이끄는 컴퍼니 ‘시나브로가슴에’(SIGA)의 작품 제로(ZERO)와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이 공연된다. 이는 한 장소에서 동시에 공연하는 더블빌(DOUBLE BILL) 공연이다.

 

컴퍼니 ‘시나브로가슴에’ 약칭 시가(SIGA)의 작품 제로(ZERO)는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속박되지 않는 자유를 향한 의지를 그려내는 작품이다. 반복되는 움직임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동양의 사유적 수행과 같은 정신성이 녹아내린 몸짓을 통하여 춤꾼과 관람자가 일체가 되어 몰입의 세계로 안내하는 차원 높은 작품이다.

 

동시에 공연되는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은 평형성 또는 균형 상태로 해석되는 제목의 제시처럼 균형과 불균형, 작용과 반작용의 관계를 탐색하는 작품으로 두 명의 남자 무용수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형 안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상 모든 현상에는 상반되는 두 힘이 존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을 갖는가 하면 다시 흐트러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사실의 관계성을 중시한 것이다.  

 

▲ 시나브로가슴에 작품 제로(ZERO) 공연 장면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이일영 칼럼니스트


팬데믹 이후 대면 공연으로 이루어지는 제4회 코리안댄스페스티벌은 전 회차 공연이 전석 매진되어 영국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현대무용은 동양과 서양의 경계가 없는 진정한 자유와 창조를 추구하는 인간의 가장 개성적인 몸짓의 표현이 존중되는 예술이다. 

 

우리 춤꾼들의 예술혼이 담긴 열정의 무대를 통하여 세계를 팬더믹 어둠으로 내몬 바이러스 재난 시대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정신을 나누고 소통하는 공연이 되었으면 한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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