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박원순 시장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5일장은 고인에 대한 추모를 반감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

이병익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7/11 [09:33]

 

 

▲ 박원순 서울시장.  ©브레이크뉴스

 

사회정의를 위해 일생을 헌신한 박원순 시장의 죽음에 우선 애도를 표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소회를 한마디 하고자 한다. 박원순 시장이 실종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국민은 궁금증이 생겼다. 방송에서도 인터넷 긴급속보에서도 모두 조심스럽게 짚고 있었다. mbn 저녁 뉴스를 보다가 한마디 스쳐 지나가는 한마디 멘트를 들었는데 성추행으로 종로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되었다고 했다. 그 뒤로도 밤늦게까지 어느 방송에서도 성추행 관련은 보도되지 않았다. 브레이크 뉴스의 긴급기사에서 9시에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해서 서울대 병원에 안치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다른 방송에서는 그 시각에도 경찰이 수색중이라는 뉴스만 보도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종로경찰서는 아니었지만 성 추행 고소장이 접수되었고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대 병원에 안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의 속보성으로 볼 때 방송사와 인터넷 신문사의 발표가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원순 시장은 성추행 고소건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고뇌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가족에게 지인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강인한 인상이지만 마음은 여렸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소장은 공개되었고 추행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었다. 박원순 시장은 본인의 생에 커다란 오점이 될 것을 알고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극단의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명예가 순간에 추락하고 수치심이 들 때 사람들은 극단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그동안 참 많이 보아왔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거나 국민의 존경을 받아온 사람에게 이런 일들이 자주 생긴다.

 

고인의 선택에 따른 과정을 3자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저 안타깝고 서글픈 심정이다. 고인은 화장해서 고향의 부모님 묘에 뿌려달라고 유언했다. 사후에 소박한 원초적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장례를 5일장으로 정한 모양이다. 5일장은 고인에 대한 추모를 반감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정국에다 어려운 경제적 여건도 있고 고인의 뜻에도 맞지도 않을 5일장은 괜한 국민의 분열을 초래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업무 중에 순직한 경우가 아니고 업무의 연장으로 과로사도 아닌데 서울시가 예산이 필요한 장례식을 길게 잡을 필요가 있는지 지적하고자 한다. 앞으로 각 시, 도의 주관하에 치르는 장례식에도 전례를 만들 수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박원순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에 극단적인 견해를 표하는 국민도 없어야 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미화한다는지 조롱하는 행위는 절대 없어야 한다. 고소장을 내서 박원순 시장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여비서를 증오하고 저주하면서 신상을 털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럴수록 박원순 시장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가 될 것이고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반감만 키울 뿐이다. 더 이상 박원순 시장에 대한 뉴스를 만들지 않는 것이 고인을 지키는 것이고, 성 관련 추문에 고심하는 여당에 좋지 않은 기억을 소환하지 않는 길이다.

 

박원순 시장을 좌파 사회주의자라고 비판해 왔던 국민은 이제 적대감을 내려놓아야 한다. 엄격하게 보면 정의감이 넘쳤던 양심적인 행동가라고 볼 수 있다. 보수우파들에게는 마땅치 않은 행보였겠지만 많은 국민이 그의 행적에서 본보기로 삼으려고 했다. 차기 대권에도 근접해 있었던 유력한 정치인이 스스로를 버렸다. 지지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아픔이 있겠지만 이제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 여비서의 고소장이 이제는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겠지만 여비서의 마음에도 아픈 기억으로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지했던 국민의 마음에도 박원순 시장의 모습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여, 야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한 인간에 대한 존중을 표해주기를 바라고 그의 죽음이 정쟁의 구설에 오르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