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의 새로운 해킹 프로그램 '맵핵 1.11' 등장

승리의 의미가 없어질 위기

김민규 | 기사입력 2004/05/05 [13:36]
▲ 2004년 5월 4일 '맵핵을 이용해 저그 종족의 크립 없이 저그 건물 짓기'
지난 4월 29일 스타크래프트 개발사 블리자드는 올 가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월드사이버게임즈(wcg)를 대비해 1.11 패치를 내놨다. 하지만 이틀 뒤인 5월 1일, 스타크래프트의 해킹 프로그램인 '1.11 맵핵'이 등장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전략시뮬레이션의 장르로써 자신의 유닛 시야에 들지 않거나, 정찰을 하지 않으면 그 지역이 검게 표시돼 보이지 않게 된다. 맵핵은 스타크래프트에서 게임을 플레이 할 때,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는 지도부분을 훤히 들여다 보이게 하는 프로그램이며, 이를 사용시 상대방의 전략이나 위치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서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맵핵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새로운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새로운 맵핵이 등장하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블리자드는 맵핵과 같은 해킹프로그램 사용시 배틀넷에서 자사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용자의 계정을 삭제시키도록 했다. 국내의 한 업체도 맵핵을 사용시 게임 진행이 이뤄지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맵핵 사용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맵핵을 또다시 만들어 사용해 '맵핵'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1.11 맵핵'은 단순히 맵을 보여주는 수준에 머문 것이 아니라, scv로 마린, 파이어벳을 치료하기(scv는 일꾼이며 치료를 하지 못한다. 마린이나 파이어벳의 치료는 매딕 만이 할 수 있다), 크립 없이 저그 건물 짓기(저그 종족은 중앙 기지인 헤처리 주위에 크립이 깔려 있으며, 크립 위에서만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상대방이 럴커나 다크템플러 등의 강력한 유닛이 나오면 소리로 알려주기 등 단순한 맵핵 수준이 아닌 거의 치트키 수준의 맵핵이라는 점에서 관계자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신건욱씨는 "앞으로 게임을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정말 뭐라고 할말이 없다. 스타크래프트는 우리나라에서 단순한 게임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며 "게임에서의 승리는 자신의 실력으로 상대방에게 이길 때 승리의 의미가 있는 것이며, 맵핵을 사용하는 것은 속임수로 상대방을 농락해서 이기는 것이기 때문에 승리의 의미가 없어진다"라고 말했다.

▲ 2004년 5월 4일 '테란 종족의 scv로 마린,파이어벳을 치료하기'
프로게임단 소울팀의 김은동 감독은 "이번 맵핵는 도를 넘어섰다. 맵핵은 일종의 마약이다. 맵핵을 사용하는 게이머는 맵핵 프로그램이 없으면,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고, 자신이 공격을 당하고 있으면 상대가 맵핵을 쓴다고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며 "맵핵을 사용해 승리를 하더라도 그것은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는 600만 장 이상이 판매 됐고,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게이머는 무려 천만 명이 넘는다. 스타크래프트가 만들어낸 'e-스포츠'가 4대 메이저 스포츠로 도약하는 시점에서, 블리자드와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한빛소프트는 빠른 시일 안에 대규모 패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치트키란?

게임의 유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일정한 프로그램 또는 문장. 대표적인 예로는 스타크래프트나 에뮬게임에 많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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