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전한 #전세계 열풍 #차기작 #영화 산업 #드라마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20/02/19 [13:55]

▲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수상 기념 기자회견     © 뉴시스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영화 <기생충>이 최근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수상을 기념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제작: ㈜바른손이앤에이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각본/감독: 봉준호)

 

19일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생충>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을 비롯해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참석했고 최우식은 타 영화 스케줄로 인해 불참했다. 이날 현장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자리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해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번 <기생충>에서 송강호는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 역을, 장혜진은 기택의 아내 충숙 역을, 최우식과 박소담은 기택-충숙 부부의 자녀 기우-기정 남매 역을, 이선균은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 역을, 조여정은 박사장의 아내 연교 역을, 이정은은 박사장네 집사 문광 역을, 박명훈은 문광의 남편 근세 역을, 정지소-정현준은 박사장네 남매 역을 맡았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또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기생충>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로는 처음이며, 올해는 1919년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 상영 이후 한국 영화 101년을 맞이하는 해여서 더욱 큰 의미로 남게 됐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빈부격차를 다룬 블랙 코미디 <기생충>이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인 흥행을 이끈 비결에 대해 “전작들인 <괴물>, <설국열차>는 SF적인 요소가 많은데, 반면 <기생충>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이지 않나. 그런 미묘한 부분들을 아티스트분들이 잘 살려줬고, 그런 점들이 전세계 관객들에게 통한 것 아닐까 싶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 관련 질문에 “지금 기획하고 있는 두 작품은 몇년 전부터 준비하던 영화들이다. <기생충> 때문에 바뀌는 것은 없다”며 “저는 평소대로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크고 그럴 생각이다. <기생충>의 많은 수상 이후라고 해도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등 특별히 바뀌는 방식은 없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이날 오전 편지를 받았다고 밝히며 “저로써는 큰 영광이었다. 개인적인 편지라 그 내용을 언급하기에는 실례일 것 같다. 말미에 쓴 글만 살짝 공개하자면 그동안 수고했고 쉬라면서 대신 조금만 쉬라고 하더라. 존경하는 감독님에게 이런 편지를 받으니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그는 “저희가 처한 상황은 미국 중소배급사와 일을 했고, 뭔가 게릴라전이라고 할까”라며 “할리우드의 거대 배급사와는 다른 열정으로 <기생충>을 홍보했다. 저와 송강호 선배님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600개 정도의 인터뷰를 했고, 수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물량공세를 할 수 없으니 저희끼리 똘똘 뭉쳐서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한때는 바쁜 창작자들이 아카데미 시상식 캠페인을 위해 이렇게까지 홍보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한편으로는 ‘작품을 이렇게까지 면밀하게 검증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5~6개월의 검증 시간을 거치면서 생각을 하니 오랜 전통의 힘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미국에서의 일정은 처음 겪는 과정이었다. 6개월 동안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호흡하면서 타인의 위대함을 알게된 시간이었다. 우리 작품을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과 호흡, 소통, 공감하는 과정이 참으로 뜻깊었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한진원 작가는 <기생충> 시나리오에 전세계과 열광한 이유 관련 질문에 “미국 일정때부터 이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기생충>에는 잔혹한 악당도 없고, 선과 악의 대립도 없고, 캐릭터 각자만의 이유가 있지 않나. 그 점이 모두에게 연민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간 것 아닐까 싶다”고 털어놨다.

 

▲ 영화 ‘기생충: 흑백판’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브레이크뉴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무대에 올랐을때 느낌을 묻자 이선균은 “너무 큰 벅참을 느꼈다. 이렇게 큰 벅참은 처음이었다.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보니 아카데미가 선을 넘은 느낌이었다. 편견없이 저희 <기생충>을 봐준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여정은 “무대에 올랐을 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저희만 한국사람이고, 타지에서 저희끼리 무대에 오른 것을 보니 영화의 힘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말씀 한 ‘영화는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밝혔고, 송강호는 “아카데미 시상식 화면을 잘보면 굉장히 자제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칸영화제때 너무 과도하게 좋아했다보니 이번에는 조금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너무나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자세히 보면 정말 자제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며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봉준호 감독은 다소 도발적인 내용을 담아낸 <기생충> 관련 걱정된 부분에 대해 “사실 제가 도발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부분을 외면하고 싶지도 않았다. <기생충> 자체가 그런 영화기때문에. 처음부터 엔딩에 이르기까지 정면돌파를 하고 싶었고, 관객분들이 그런 부분을 싫어할 수도 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어떠한 장치를 넣고 싶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솔직히 그리고 싶었다. 그것이 <기생충>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한국에서도 1000만명 이상의 관객분들이 호응해줬고, 전세계에서 큰 호응을 받아 기뻤다. 수상 여부를 떠나 전세계엑 개봉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했다. 이렇게 성원을 보내준 이유를 분석해야하지만, 사실 그건 제 일이 아닌 것 같다. 저는 제 다음 작품을 준비할 것이며, 그것이 영화산업을 위한 제 최선의 일이지 않나 싶다”고 고백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산업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젊은 감독들이 제가 연출했던 <플란다스의 개>, <기생충>같은 시나리오로 투자를 받을 수 있겠냐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뭔가 이상한 작품, 도전적인 작품들이 산업에 흡수되기 보다는 독립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기는 하다”고 전했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가 공존하는 것운 저 역시 고민되는 지점이다. 한국에 있는 제작자들이 모험을 두려워하면 안될 것 같고, 도전적인 영화들을 산업이 껴안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훌륭한 독립영화들도 큰 사랑을 받고 있지 않나.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오는 26일 개봉하는 <기생충: 흑백판> 관련해 “<마더> 때도 흑백판을 만든 적이 있는데,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고전에 대한 추억이자 호기심때문이다. 저 뿐만 아니라, 영화 팬들이라면 흑백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며 “컬러가 사라진 것 외에는 똑같은 영화다. 그렇기때문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더> 때도 그랬지만 배우들의 연기 디테일들을 흑백판에서는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느낌이 있지만, 제가 미리 강요드리고 싶지는 않다. 보는 분들이 각자의 마음대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미국 드라마 제작에 대해 “프로듀서로서 참여하게 됐고, 연출자는 차차 찾을 예정이다. <기생충>이 갖고 있는 주제의식은 오리지널 영화와 마찬가지로 다루면서 더욱 깊게 파고들 예정이다. 5~6개 정도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그려질 것이다. 현재는 <기생충> 드라마의 초기 기획단계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5월 <설국열차> 드라마가 미국에서 방송되는데, 그러기까지 5년 여의 시간이 걸린 것을 보면 <기생충> 드라마 역시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다른것보다 좋은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편, <기생충>은 오는 26일 영화의 진면목을 더욱 강렬하게 보여줄 <기생충: 흑백판>을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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