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인생을 모두 바르고 평탄한 길을 놔두고 멀리 돌아가는 이야기

김덕권 시인 | 기사입력 2019/10/17 [14:58]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인생은 참으로 머나 먼 길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 먼 길을 직통으로 가지 않고 돌고 돌아 험한 길만 골라서 가는 것일까요? 저 역시 한 때 그 머나 먼 길을 돌고 돌아 왔으니까 이해는 합니다.

 

지난 14일, 온통 나라를 들끓게 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전격적으로 사퇴를 했습니다. 그런데 또 하룻밤을 자고나니 조국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뇌종양이 걸렸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연이어 터졌습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앞당긴 요인으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건강 문제를 꼽았습니다.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주진우 기자는 “정경심 교수의 건강 문제가 조국 교수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정 교수가 며칠 전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이 자신의 결심을 앞당긴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주 기자는 “정 교수가 지난 2004년 영국 유학 당시 흉기를 든 강도에 쫓기다 건물에서 떨어졌다. 이는 영국 BBC에서도 보도된 내용”이라며, “정 교수는 당시 두개골 앞에서 뒤까지 금이 갔다. 평상시에도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며칠 전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이다. 더 끌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주 기자는 이날 방송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이 장관 자리를 내켜하지 않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부인이 검찰에 불려오거나 기소되면 장관을 하는 게 맞는 것이냐며 안 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자신이 아니면 누가 검찰개혁 이야기를 하겠느냐는 말도 했다”라며, “몇 달 정도 버티는 게 자신의 쓰임새가 아니겠느냐 라는 말을 처음부터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끝으로 주 기자는 서초동 촛불집회가 조국 전 장관의 사퇴 시점을 결정하게 만든 변곡점이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는 “서초동 촛불집회 당시 조국 전 장관이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감격했다”라며, “너무 고맙다. 국민들이 너무 위대하다. 동시에 ‘국민이 무섭다’라는 얘기도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조국 전 장관은 ‘내가 할 바를 다 한 것 같다. 이제 시민들이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얘기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초동 집회는 본인에게 감동과 위로가 되는 동시에 사퇴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조국 전 장관은 지난 10월 14일 오후 2시께 성명을 통해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면직 안을 재가함에 따라 조국 전 장관의 임기는 14일 자정을 기해 끝났습니다.

 

참으로 조국 부부는 가까운 길이 있는데도 멀리 돌아가는 인생을 산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뉴질랜드에는 작은 다리 하나만 놓으면 금방 건널 수 있는 강을 30분이나 돌아가는 길이 있다고 합니다. 일부러 돌아가도록 다리를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길을 돌아갑니다. 조국 부부도 아마 일부러 쉬운 길을 어렵게 가고, 가까운 데 있는 것을 멀리에서 찾는 데서 인생의 묘미(妙味)를 찾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패와 성공, 인생의 재색명리(財色名利), 또한 기쁨과 슬픔까지도 인생을 모두 바르고 평탄한 길을 놔두고 멀리 돌아가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세상을 바로 사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찾지 않으면 인생의 머나 먼 길을 괴롭고도 힘들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마치 조국 부부처럼 말이지요.

 

바로 그 길이 ‘도(道)’입니다. 무릇, ‘도’라 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곧 길을 이름입니다. 길이라 함은 무엇이든지 떳떳이 행하는 것을 이름이지요. 그러므로 사람이 행하는 것을 '인도(人道)'라 하는 것입니다. 인도 가운데에도 또한 육신이 행하는 길과 정신이 행하는 길 두 가지가 있습니다.

 

어느 곳을 막론하고 오직 이 당연한 길을 아는 사람은 곧 도를 아는 사람이요, 당연한 길을 모르는 사람은 곧 도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 제일 큰 도로 말하면 곧 우리의 본래 성품인 ‘생멸 없는 도’와 ‘인과 보응되는 도’입니다.

 

이는 만법을 통일하며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여기에 근본 하였으므로 이 도를 아는 사람은 가장 큰 도를 알았다 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머나먼 길입니다. 이 도를 알아야 맑고 밝고 훈훈하고, 평탄하고,  바른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