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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로 본 한국 사회의 정치 현상과 국민의 선택

“2020년 4월 15일에 있을 총선-2022년에 있을 대선…국민이 정치인 심판할 것”

박채순 정치학 박사 | 기사입력 2019/09/20 [16:19]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월17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의 예방을 받고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문제의 전개 과정

 

조국(曺國)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99일 이후에도 조국에 대한 찬반 대립이 그칠 줄 모르고 한국 정치 사회를 흔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98개부처 장관급의 개각을 단행하고, 14일 국회에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위한 청문회를 요청하여, 우여곡절 끝에 96일 국회의 인사 청문 과정을 거쳐서, 99일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이후에도 조국 이슈가 모든 정치 현안 문제를 빨아드리는 블랙홀 작용을 하고 있었다. 또한 문재인 친정부 파와 반정부 파로 나뉘어 한국 사회가 양분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낸 촛불혁명과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과정에서 진보진영의 이론을 제공하고, SNS 등을 통해서 활발하게 활동한 진보인사로서 도덕적으로 아우라(Aura)가 있고, 줄기차게 사법개혁을 주장하여 그의 상징성이 크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

도덕성을 무장한 강남좌파로 대변되며 정의와 공정을 주장한 그가 많은 진보 측 사람들에게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반면에 자유한국당 등 보수우익진영에게는 대척점에 있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줄곧 반대 해 온 그의 언행이 이명박 박근혜와 한 뿌리인 자유한국당에게는 몹시 버거운 상대로 인식되어 이번 기회에 그와 문재인 정부에게 상처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

 

우리 사회가 한 명의 장관 임명으로 이처럼 심한 열병을 앓는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 문제는 그가 청문회장에 들기 전에 딸 논문의 제1저자, 고려대학교와 서울대 대학원 그리고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등의 입학이나 장학생 선발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로 특권층이 누리는 듯한 학벌 문제가 국민정서를 뒤흔들었다. 아울러 그의 가족과 연관이 있는 듯한 사모펀드, 선친 때부터 운영해온 사립학교인 웅동학원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가지고 보수 야당과 언론에서 강력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의혹을 제기하였다.

 

여러 가지 제기된 의혹을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한 윤석열 검찰 총장이 827일 조국에 대하여 대대적인 압수 수색을 벌였으며, 여당과 야당의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지난 96일에는 국회에서 조국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검찰의 사건 담당 이후에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장관에 임명한 99일 이후에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의 대학생들의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삭발을 개시로 제1야당의 황교안 대표의 삭발과 이어진 릴레이 삭발 행렬과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고려하는 등 야권 정치인들의 강력한 반대가 계속된다. 19일 오전에는 전국 290개 대학교수 3,396명이 조국 임명을 반대하는 시국선언을 하는 등 국가사회 전반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 50%이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임명을 강행하자 문재인에 대한 지지 여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 박채순 박사.    ©브레이크뉴스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에 의하면 43.8%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에 찬성한 반면, 부정평가는 53%에 이른다. 더욱이 20일에 있었던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긍정 평가가 40%에 그치고 부정적 평가가 53%에 이르렀다. 이 두 조사는 이제까지 여론조사 중에서 문대통령의 지지가 가장 낮은 수치다. 여기에 여전히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잘못한 결정이 55.5%에 잘한 결정은 35.3%밖에 되지 않아서 반대와 찬성의 갭이 20%를 넘는다.

 

한국 사회의 양분화 현상

 

조국 사태로 인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진보와 보수, 친여 그룹과 반대 그룹, 진영을 가리지 않고 가진 층과 못 가진 층으로 나누어 사회 전체가 양분된 양상이다. 이 결과 청년 층과 학생들의 정치인과 상류 특권층에 대한 불신, 공정성과 변화를 바라는 청년 층과 시민들의 허무주의 만연 등 한국 사회가 조국 문제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기에 이른다.

 

조국의 법무부 장관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사법개혁의 최적임자로 판단하나 야당과 일부 학생들은 위선과 비리의 종합세트로 평가하고 있다. 정시와 수시의 문제 등 교육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었으며, 정치인과 지식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에 진보나 보수가 똑 같다는 국민의 인식, 서울대, 고려대와 부산대학교 등 한국 대학교의 권위의 추락 등이다.

 

사실 현재 한국이 처한 많은 어려움이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특별히 일본과 미국 등 우리 우방국들과의 외교적 갈등과 마찰이 우려되고, 민생 문제가 몹시 어려운 현실이다. 이번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전에는 조국 문제로 문재인 정부에대한 국민의 외면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여기에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따라서 노출된 대학입시의 공정성 문제나 그들끼리 주고 받는 특혜의혹 등 교육문제가 심각하게 대두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으나, 이 또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기득권을 형성한 보수 진영의 저항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필자는 조국 문제에 대해 어떤 한 진영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일개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조국이 아니면 안 된다는 측과 조국은 안 된다는 지루한 싸움으로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 없고 당리당략만 챙기려는 정치인들의 행위가 국민에게 큰 피해가 될 것임을 염려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대통령의 취임사를 상기해 보고, 모든 정부의 조치를 반대로 일관하여 총선 및 대선과 연계하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도 싸움의 심판은 국민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을 촉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진영에서는 거의 맹목적으로 조국 임명에 대한 문대통령의 조치를 적극 지지하고 국회 청문회에서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준 금태섭과 박용진 의원 등에 문재인 측 인사들의 공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국가 사회를 움직이고 유지하는 데는 법과 도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법과 도덕 외에도 인간의 기본적인 상식과 보편적인 가치 또한 중요한 요소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이를 지킬 때 국가 사회 공동체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조국 문제는 검찰이 전반적인 조사를 하고 있어서, 어떤 결론이 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조국 사건을 계기로 동시 다발적으로 노출된 국회의원 장제원의 아들 음주운전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고등학생인 나경원의원 아들의 국제학술회의 연구 포스터 제1저자 등록 문제와 딸의 대학 입학과정 의혹 제기 등도 보통 사람들의 입장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25년을 한 대학의 총장으로 근무한 동양대학교 최성해 총장의 가짜일 것으로 추정되는 박사학위 문제 등을 놓고 볼 때, 정치인과 사회 지도층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일탈행위는 일반 국민들이 희망하는 정의, 공평과 공정 사회와는 너무 멀어서 국민의 불신과 공분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510일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에서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했던 말이 양 진영으로 나눠진 한국 사회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조국(曺國)사태가 가져온 가장 큰 문제다.

 

향후 전망과 국민의 심판

 

현재 우리 국가와 국민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난제에 봉착했다. 외교문제, 남북 문제 등 우리 국가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로부터, 산업과 개별 기업의 악화된 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 피폐한 민생문제, 청년실업, 교육문제와 복지 등 다양한 국가적인 당면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이 과제를 잘 수행해야 할 책임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에 있다. 물론 자유한국당과 바른 미래당 등 야당도 국정의 책임 있는 동반자로서 역할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중요 야당은 외교 국방이나 민생 등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조국 임명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반대하기에 온 에너지를 집중한다.

 

사실 이런 제 난제를 해결하는 일은 한 정당이나 개별 정치인의 책임이 아니고, 우리 국가의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거대 양대 정당과 정치인들의 이에 대한 고민과 대처가 국민이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집권당으로 앞날에 대한 비전과 실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진영 논리에 빠진 민주당과 당리당략에만 몰두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모든 것에 서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계사에는 물론 우리 역사에도 백성이 정치를 불신하고 등을 돌리면 국민이 봉기하여 정부를 바꿔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일탈로 국민이 촛불을 들어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 촛불혁명이 불과 2년 전의 일이다.

 

몽고의 침입으로 오랜 전쟁과 빈곤에 지쳐있던 고려 말에 전라도 나주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정도전에게 한 농부가 비판했다는 관리들이 국가의 안위와 민생의 안락과 근심, 시정의 득실, 풍속의 좋고 나쁨에 뜻을 두지 않으면서, 헛되이 녹봉만 축내고 있다는 표현은 오늘날 한국 정치를 책임지는 정치인들이 질타를 받아야 할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백성의 불만이 쌓여 결국 정도전은 이성계와 의기투합하여 475년의 고려를 멸망시키고, 백성의 의지를 대변하여 새 왕조인 조선을 건국했다. 조선시대의 600년 역사가 국민에게 최고의 시대였던가는 논외로 치면, 국민의 뜻을 쫓지 않은 정부는 왕권 시대에도 무너진다는 것을 우리 역사는 700여년 전에 이미 보여준바 있다.

 

국민이 바라는 품격 높은 국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사회 지도층이 바뀌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국가 운영에 실망한 국민들이 정부를 바꾸기 위해 촛불을 들었고, 촛불의 정신으로 더 품격 높은 국가를 지향하여 선택한 정부라고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견강부회(牽强附會)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민주당의 모든 정치인과 반대만을 일삼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잊는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언제나 국민의 뜻에 반하고 무능한 정부와 정치인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 원칙에는 여와 야를 불문한다. 비록 침묵으로 일관하더라도 국민은 정치인의 언행을 예의 주시한다. 가까이는 2020415일에 있을 총선에서부터 2022년에 있을 대선에까지 국민은 정치인을 심판할 것이다.

 

왕권 시대에도 권력을 무너뜨렸던 국민이다. 해방 후에도 학생들이 독재자 이승만을 몰아냈다. 유신헌법으로 영구히 권좌를 지킬 것을 기도한 박정희도 측근의 손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 전두환 노태우의 군사 독재는 민주화를 갈망하던 국민에게 항복했다. 위대한 우리 국민은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그 손으로 새 정부를 세웠다. 국민의 심판이 여와 야를 불문하고 정도를 벗어 책임을 방기한 모든 정치인에게 내려질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parkcoa@naver.com

 

*필자/박채순

 

정치학박사(Ph.D). 민주평화당 김포시을 지역위원장. 민주평화당 재외국민위원장.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인2016~2017). 아르헨티나 국립 라 플라타 대학교 객원교수 역임(2014~2016)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 연구위원. 월드코레안 편집위원. 복지국가 society 정책위원. () 대륙으로 가는 길 정책위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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