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쿠텐(楽天), 5G 신기술로 일본 통신시장 뛰어들어 '파장'

세계적인 이노베이션 ‘4의 복음(福音)’시대 열 수 있을까?

이규석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9/20 [10:43]

 

▲ 이규석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를 전개하여 거대 IT기업으로 성장한 라쿠텐(楽天)5G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 들며 일본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은 통신시장에서 NTT도코모, KDDI(au), 소프트뱅크의 3사가 참여한 3사체제가 유지되어 왔다. 아른바 빅스리 3사에 의한 과점(寡占) 상태였다. 3사체제 하에서는 통신요금이 비쌌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2012년부터 오늘까지 이 3사체제(3社体制)는 견고히 지탱되어 왔다.

 

그런데 올 10월부터 이 통신시장에 라쿠텐(楽天)이 본격 참여하여 4사체제(4社体制)를 이루게 되는 시나리오이다. 이제는 통신속도가 100배나 빠르게 되는5G의 기술이 실용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사회인프라로서의 스마트폰의 역할은 더 한층 커져 있다. 이 상황에서 3(3) 과점상태보다는 4(4)에 의한 경쟁체제가 사용자들을 위해서는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3사 과점(寡占)시장이 가고, 4사에 의한 요금내리기 대()경쟁이 일어나 이용자들에게 요금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라쿠텐의 통신시장 참여로 통신요금은 20~40% 싸질 것이라고 관계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리 되면 소비자들에게 최대 연() 4000억엔(4조원)이 환원될 것으로 점쳐진다.

 

101일은 일본에 있어 소비세가 드디어 10%로 오르는 시발점이 되는 날이다. 이 증세가 일본 국민들의 경제와 생활 등에 미치는 영향을 일본정부로서는 간과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시기에 스마트폰 등의 요금이라도 내려 국민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일본정부로서는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일본국민들의 소비세 증세 불만을 일부라도 달래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쿠텐(楽天)의 통신시장에의 전격 참여에 약간 차질이 생겼다. ‘4의 스마트폰회사로서의 라쿠텐은 96일 회견을 통해, 101일로 예정되어 있던 일본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사업에의 본격 참여를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당면은 도쿄 23()와 오사카시(大阪市), 나고야시(名古屋市), 고베시(神戸市)에 거주하는 5000명에 한하여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 시험서비스를 내년 3월말까지 무료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내년 3월말 이후에나 일본 전지역을 대상으로 본격 유료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희망을 담은 회견이 되고 말았다.

 

101일로 예정되어 있던 라쿠텐의 본격 참여가 늦어진 직접 원인은, 기지국(基地局)의 건설정비가 늦어진 것에서 찾아지고 있다. 라쿠텐은 서비스가 본격화하기까지 3432개의 기지국을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현 시점에서는 1/6의 수준인 586개 밖에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기지국 건설은 후발주자에 있어 가장 어려운 관문처럼 보인다. 우선 기지국 건설을 위한 용지확보가 어렵다. 용지를 확보해도 후발주자는 기존 선발주자보다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500m~700m 간격으로 건물 옥상 등에 기지국을 건설한다. 그래야만 통신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될 수 있다. 5G 환경을 위해서는 더 좁은 간격이 바람직하다. 이 기지국을 짓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건설비임대료)은 후발업자에게 엄청난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쿠텐이 자신만만하게 통신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 사장 겸 회장의 야심찬 플랜과 정부 총무성의 전폭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의 야심 플랜은 바로 신기술에 의한 비용절감에 있었다. 통신시장 빅 스리 3(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는 매년 4000~5000억 엔을 설비투자를 해 왔다. 라쿠텐은 기지국 정비의 비용을 6년간 6000억 엔 정도 밖에 책정하지 않았다. 라쿠텐이 자랑하는 신기술을 이용하면 설비투자 등 초기단계의 비용에서는 30%, 그 다음 운용단계의 비용은 40%를 절감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아주 싼 값으로 스마트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라쿠텐은 확신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싼 이용료를 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라쿠텐의 계획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통신사업 감독관청인 총무성(総務省)은 작년 8월부터 라쿠텐에 응원을 보내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스가 관방장관은 라쿠텐의 참가로 스마트폰 요금이 40% 이상 내릴 것이라고 호언했고, 총무성은 2년약정제를 폐지하고 이용자가 기존 빅 스리 3사와의 해약을 용이하게 하는 등의 정책수립과 법개정을 서둘렀다.

 

그러나 올 101일부터의 라쿠텐의 전격 참가가 연기되는 바람에 스가 관방장관의 체면이 깎이게 되었고, 라쿠텐을 전격 지원해온 총무성도 입장이 조금 난처해 졌다.

 

하지만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 겸 회장은 늦으면 내년 3월말, 빠르면 올 연말까지 서비스를 전격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있다. 즉 오퍼레이션에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곧 해결이 되었고 안정적 가동이 확인되면 올 연내에 풀 서비스 인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미키타니 회장은 스마트폰 이용요금에 대하여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싼 요금제라고 큰 소리를 치고 있고, 라쿠텐이 또한 자랑하는 그 신기술이란 가상화(仮想化) 네트워크라는 것으로, 통신망의 관리를 전용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 상에서 행하는 기술이다. 라쿠텐이 이 가상화 기술을 전면 채택하는 것은 세계 처음으로, 통신이 끊어지지 않는 안정성만 확보할 수 있다면 라쿠텐은 세계적인 이노베이션에 성공하게 될 것이다. 과연 빠르면 연말까지 늦더라도 내년 3월말까지 라쿠텐은 이 신기술의 실용화(実用化)을 가져올 수 있을까? 미지수이긴 하지만, 라투텐이 진행시키고 있는 이 핵폭탄급 이노베이션의 향방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료 인하에 정치적 승부를 걸었던 스가 관방장관과 총무성도 애타는 마음으로 라쿠텐을 응원하고 있다.

 

라쿠텐이 일본의 통신시장에 연착륙한다면, 통신업계는 드디어 4사체제(4社体制)가 정립하게 될 것이다. 통신시장의 이 4사체제는, 3사에 의한 과점 상태를 없애고 스마트폰 이용료를 낮춰 일본국민들에게 경제적 이득과 여유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해온 민족이다. 날개가 셋인 전설의 새()를 상상해 왔고, ‘삼종(三種)의 신기(神器)’라 하여 귀중히 여기는 물건도 있다. 쇼와 시대 일왕이 친람한 자이언츠-한신 전에서 9회 사요나라 홈런을 치며 영웅이 됐던 나가시마 시게오(長嶋茂雄)의 등번호도 3번이었다. 이런 전통과 인습 속에서 통신시장의 빅 스리도 지금까지 안존해 왔는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동이족은 3의 숫자를 숭상해 왔고, 한족()59의 숫자를 좋아했고, 서양에서는 4의 숫자에 관심을 가져온 듯하다.)

 

그러나 이제 일본의 통신시장에서의 4사체제는 그 시기가 문제일 뿐 꼭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이제는 일본도 ‘3의 복음(福音)’의 시대에서 ‘4의 복음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맥주시장에서도 이미 키린(Kirin), 아사히(Asahi), 삿포로(Sapporo), 산토리(Suntory)4사체제가 잘 기능하고 있다. nagano91@naver.com

 

*필자/이규석: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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