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마음 함께 닦지 않으면 잘못된 믿음최면에 걸려

배규원 문화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9/18 [16:28]

▲ 배규원 문화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드러내 놓기는 부끄럽지만 “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40여년을 탐구해왔다. 성철 큰스님으로부터 "삼 서근"이라는 화두를 받아 10여년 정도는 앉으나 서나 행주좌와가 모두 수행의 연장이었고 그 시간이 참으로 즐거웠다.  밖으로 치달았던 마음이 가라앉고 꿈 없는 잠을 자게된 것은 20년전 쯤. 참 매가 아무리 높고 멀리 날아도 결국은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와 새끼를 낳고 둥지를 틀 듯 작은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지족과 안분을 얻었다 해도 나는 세상의 여러 사람 중의 하나로 기쁘게 살고 있다.

 

수행자가 가는 길은 저마다의 품성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성품과 몸을 함께 수련해야 된다는점을 금과 옥조로 삼아야한다. 일본 전체를 트라우마에 빠지게 한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의 주동자 옴 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도 수행자의 시선으로 보면 꽤 높은 수행경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붕대를 한 자락 입으로 삼켜 배를 쿨럭 거린 다음 얼마 뒤 항문으로 빼내어 입과 항문으로 붕대를 관통 시킨다. 이런 깜작 쇼에 일본의 지식 계층까지 열광하여 교세는 엄청나게 키웠으나 결국은 파괴적 반사회주의 단체가 되고 말았다. 또 있다. 일본의 기공수련에 달통한 유명한 무술가가 자기가 장풍을 일으키면 모두가 그 자리에서 쓰러지게 하는 신기를 가졌다하여 TV시연까지 했다. 젊고 건장한 사람들을 도열 시킨 뒤에 이 스승이 포즈를 취하며 장풍을 일으키자 순식간에 모두 쓰러졌다. 이걸 보고 방송 관계자들도 시청자도 모두 놀랐다


의기 양양한 이 스승이 미국의 격투기경기에 도전했다. 어느 누구와 겨뤄도 자기는 지지 않는다 했는데 불과 몇 분만에 격투기 경기에서 상대의 무차별 공격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 TV로 생중계되어 세계적 망신을 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일본의 매스컴이 심층취재를 시작했다. 장풍으로 쓰러지게 하는 사람의 숫자를 늘려보기로 하고 스텝이나 일반인을 참여 시켰다.  다시 장풍 시연이 시작 되었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장풍 한방에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그런데 새로운 참여자는 오히려 멀쩡했고 그 제자들만 쓰러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제자들을 인터뷰 했으나 특별한 작위성은 없었다. 그러나 새롭게 드러난 진실은 이제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스승의 손짓에 자동 반응하도록 집단 최면에 걸려 있었다. 왜 생애를 바쳐 수행한 사람들이 전혀 바람직하지 않는 길 결과적으로 스스로와 모두를 파멸 시키는 길로 가는 걸까. 몸만 닦을 뿐 성품을 닦지 않기 때문이다.


수행서의 원전 이라 할 수 있는 참동계와 혜명경을 쓰신 유화양 선사가 누누이 한 말이 몸과 마음은 수레의 두 바퀴이니 어느 하나만으로는 지극함에 다다를 수가 없다 했다. 몸과 마음을 함께 닦지 않으면 그 스스로가 잘못된 믿음의 최면에 걸려 헤매다 허망한 공명심으로 모두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필자/배규원. 언론인.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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