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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나는 개구리

김덕권 시인 | 기사입력 2019/09/17 [13:21]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개구리는 주변의 온도에 따라 어느 정도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變溫動物)이라고 합니다. 서서히 끓는 물속의 개구리는 물의 온도에 따라 어느새 자신이 익을 정도로 물의 온도가 올라온 것도 모르고 죽어갑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그래누이에(Grenouille)’라는 개구리 요리를 할 때, 냄비 속에 미지근한 물을 넣고 서서히 가열합니다. 그러면 마침내 개구리는 죽는 줄도 모르고 죽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속담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가 서서히 진행되면 부지부식(不知不識)간에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과거의 경험과 습관에 익숙하게 되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면, 돌이킬 수없는 실패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냄비 속에서 오수(午睡)를 즐기던 우리 경제가 일본의 아베 때문에 화들짝 놀라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아베 총리가 아니면 생각도 못할 100% 불화수소 국산화가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아베는 우리의 경제를 깨어나게 한 은인인지도 모릅니다. “저 사람이 나를 괴롭히고 해치려 할 때 원수로 보지 말고, 저 사람이 나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고 길을 열어 주는 사람이구나 하고 은혜로 알고 오히려 감사를 해야 한다”는 대산(大山) 종사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는 천지의 상서로운 기운이 우리에게 온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일본이 두 달 전에 수출 규제 강화가 시작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국산 불화수소를 생산 공정에 인재를 투입해 검증했고, 여기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9월부터는 일부 생산 공정에 국산을 투입해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국산 제품이 생산 공정의 검증을 통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국산의 출하량이 관건”이라며 “충분한 물량만 확보되면 일본을 극복할 가능한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불화수소의 100% 국산화를 하자는 게 내부 목표’라고 합니다. 한편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도 고 순도 불화수소의 국산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입니다. 감사 생활만 하는 사람은 늘《사은(四恩 : 天地·父母·同胞·法律)》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원망 생활만 하는 사람들은 늘 미물(微物)에게서도 해독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마침내 우리는《사은》의 도움을 받아 불화수소 국산화 100%에 성공한 것입니다. 한국 경제를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한 첫 보고서는 5년 전에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의 ‘한국 스타일을 넘어 새로운 성장공식 만들기’라는 보고서에서 나왔습니다.

 

이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문제를「생산성을 높이고, 인구를 늘리며, 출산율을 높여야 하는데, 한국은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합계출산율은 역사상 유래가 없는 0.98명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하는데 말입니다.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77년 2명대(2.99명)로 떨어졌고, 1984년에 1명대(1.74명)로 내려앉았습니다. 이후 34년 만에 1명 밑으로 떨어지고 만 것이지요. 더욱이 전체 산업의 2008년 이후 10년간 임금은 명목기준 37.0%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1인당 노동 생산성지수는 고작 1.3%에 그쳤습니다.

 

한국경제냄비는 소득주도성장, 저생산성, 적폐청산의 틀에서 서서히 온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개구리는 죽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 개구리를 화들짝 놀라게 자극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냄비속의 개구리는 느긋하게 오수를 즐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하듯,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되는 한국경제를 화들짝 깨워준 아베 총리는 지금도 계속 우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지난 9월 11일,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였습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특히, “WTO 회원국 상호간에 제3국에 부여하고 있는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해줘야 하는 최혜국 대우 의무를 위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젠 일본이 골치가 아프게 생겼습니다. 이것이 다 아베 같은 사람이 우리 경제개구리를 잠에서 깨어나게 한 덕분이 아닐까요? duksan4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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