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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경질에 사우디와 트럼프 유착 '한반도 변수'

정세현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당연히 북한한테는 좋은 메시지"

김종찬 정치경제평론가 | 기사입력 2019/09/11 [12:54]

▲2018년11월 15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가 열리고 있는 센텍 회의장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볼턴 미 안보보좌관의 경질과 사우디 언론인 살해 현장 녹음 공개가 동시에 이뤄져 언론인 살해배후자로 지목된 사우디 왕세자와 특별 관계를 유지해 온 트럼프 백악관과 한반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9.11테러 18주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과 강한 의견 충돌후 트위터로 10일 경질했고, 볼턴은 주요 언론에 “적절한 때에 발언권을 갖겠다”고 이날 밝혔다.

 

러시아제 미사일시스템 구매를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빗어 오던 터키는 언론매체에서 그간 트럼프의 취약점이었던 사우디 언론인 살해장면 녹음을 10일 공개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은 앞서 6월 20일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언론인 살해사건 배후라고 밝혔고, 미 CIA가 사우디 왕실이 살해배후로 의회에 보고한 것을 부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와 21일 통화하고, 이어 왕세자는 26일 한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10조원 규모의 펀드투자 약정(MOU)하고 1박2일 극진한 대접을 받고 일본으로 가 G20에서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조찬을 했다.

 

21일 전화 통화에 대해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전화 통화에서 이란 정권의 긴장감을 높이는 행동이 제기한 위험과 중동 및 세계 원유시장 안정을 담보하는 사우디의 중요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화 통화는 당시 미국 드론 격추에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격추 소식으로 이란 공습을 검토했고 이후 공습 10분 전 취소를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왕실승계자의 살해배후 부각을 덮는 것으로 이해됐다.

 

카슈끄지 피살은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미 CIA가 결론내렸다고 지난해 10월 16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은 “카슈끄지 살해에 사우디 왕세자가 관련됐다는 직접적 보고는 없다”고 줄곳 부인해왔다.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미 언론에 게재했던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영사관에서 결혼 관련 서류 작업을 하던 중 행방불명됐고 터키 보안당국은  살인사건으로 규정하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카슈끄지의 실종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 엄중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13일 밝혔었다.

 

미 언론들은 잇따라 카슈끄지 피살은 사우디 권력승계 예정자인 왕세자 빈살만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전략 담당인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친밀한 사이임을 보도해왔으나, 쿠슈너는 50억달러 펀드에 의한 팔레스타인 재개발 사업을 주도해왔고, 빈살만 방한 직후 판문점 북미정상회동에는 딸 이방카와 쿠슈너가 동행했고, 볼턴 당시 보좌관은 서울서 판문점으로 가지 않고 몽골행 비행기를 탔고,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에 북미실무회담 주도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16일 미국 정부의 사우디 왕세자 최측근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커스틴 폰텐로즈 백악관 NSC 사우디정책 담당관이 사임했고,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폰텐로즈가 사우디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와 상사들과 관련 문제로 말다툼을 벌인 뒤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경질 직후 재선 유세에서 “그들(다른 국가)은 수년 간 우리를 이용해왔다. 슬프게도 많은 경우 미국을 가장 이용한 것은 우리의 동맹이었다”며 “하지만 여러분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대통령을 드디어 갖고 있다. 나는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11일 말했다.

 

미국은 9·11 테러 18주년에 앞서 10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그외 테러레스트들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볼턴 경질에 대해 이란 대통령의 고문인 헤사메딘 아세나는 트위터로 “볼턴의 소외와 그에 따른 제거는 이란의 건설적 저항에 직면해 미국의 최대 압박 전략이 실패했다는 결정적인 신호다”라고 10일 밝혔다.

 

정세현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교통방송 인터뷰에서 볼턴 경질에 대해 "볼턴 보좌관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것을 포기하면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경제 보상을 해주겠다는 '빅딜'을 이야기했다"며 "(경질은) 그 방식으로는 안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 당연히 북한한테는 좋은 메시지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볼턴 방식이 결국 리비아 방식인데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시작할 것"이라고 11일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방송 인터뷰로 "북한이 지난 수십년간 추진해온 핵무기 시스템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안전을 보장하는 건 미국과 전 세계의 이해 속에 비핵화를 이행하는 것"이라며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이를 이행하면 우리는 그들과 그들의 주민이 필요로 하는 안전을 보장하겠다. 모든 국가는 자신을 보호할 자주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북한 주민의 안전보장 미국 주도와안전보장의 조건으로 북한의 선비핵화를 요구했고, 같은날 비건 미 국무부 대북대표는 모교 강연에서 북핵 협상 실패하면 한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핵무장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공화당계 랜드코퍼레이션이 서해 NLL 시비거리인 함박도에 대해 전파교란장치나 다연장로켓 등을 설치해 한국의 인근 도시와 기반시설을 위협할 수 있다며 대응을 요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1일 보도했다.

 

한국 국회에서 논란이 일었던 함박도에 대해 방송은 이날 "미 군사전문가들은 현지에 들어선 북한 군시설이 미국의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브루스 베넷 랜드코퍼레이션 연구원은 북한이 방사포 등을 함박도에 배치한다면 한국을 겨냥한 무기의 타격 범위와 대상을 늘리는 것으로 과거와 달라진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미국의 한반도 방어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방송에 말했다. kimjc00@hanmail.net


*필자/김종찬

 
‘신문 속지 않고 읽는 법’, ‘CIA와 언론조작’, ‘파생상품의 공습’, ‘실용외교의 탐욕’, ‘중국과 미국의 씨름’ ‘중동의 두 얼굴’ ‘언론전쟁’ 등 저자. 네이버 다음에 ‘김종찬 안보경제 블로그 ’연재 중. 정치-경제평론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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