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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국제전쟁으로 전환해야 승리한다"

장기전에 대비하라, 일본은 단기전에 능하고 한국은 장기전에 능하다!

권기식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7/23 [16:02]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칼럼니스트.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 문희상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한양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학에서 동아시아 국제정치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5년여간 일일 정치보고를 했다. ©브레이크뉴스

아베 총리가 개헌선 확보를 목표로 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을 넘기기는 했지만 개헌선인 3분의 2를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는 한국을 공격해 친북 친중 프레임으로 반한 여론을 만들면 개헌선을 만들 수 있다고 내심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하지 않는 일본'을 지지하는 일본 평화세력은 아베로 대표되는 군국주의 회귀세력에게 개헌선을 내주지 않았다.


평화 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신대동아공영권을 만들어 아시아의 패권국가로 부활하겠다는 정치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아베에겐 다소 미흡한 선거 결과이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한국내 친일 대 반일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내년 한국 총선에서 보수세력의 승리를 유도하려 할 것이다.

 

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가 "지금은 친미 친일 할 때다. '토착왜구'를 물리칠 때가 아니라 '토착빨갱이'를 물리칠 때"라고 말했다. 한물간 정치인의 관심끌기용 발언으로 웃어 넘기려 했으나, 그가 그래도 한 때 대통령을 꿈꾸고 자신이 지금 그토록 공격하는 '토착빨갱이'였기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밖에 없다. 그의 표현대로 그는 과거 민중당을 만들고 전태일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을 하는 등 '토착빨갱이질'을 했던 사람이다. 한국 전쟁 당시에도 일제시대에도 전향한 자들이 더 악랄했다. 그들은 더 악랄하게 더 잔인하게 동포들을 괴롭혔다. 그도 전향의 원죄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 치는 배신자들의 역사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일본의 공격에 의해 촉발된 이번 싸움은 결코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 일본은 이 싸움을 단기전으로 끝내고 한국을 굴복시키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싸움은 아베가 의도한 대로 단기전이나 국지전의 형태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역으로 보면 우리가 이 싸움을 지구전과 국제전 형태로 이끌어 갈 때 아베를 꺽을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이 나온다.

 

아베는 오판했다. 우리 민족은 단기전 보다 지구전에 강하고 게릴라전과 국제전에 능한 민족이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7년 전쟁동안 우리 민족은 끊임없이 싸웠고, 일제 식민통치 36년간 국내외에서 계속해서 싸워 마침내 광복을 이뤄냈다.

 

우리가 21세기 대명천지에 이뤄진 일본의 공격에서 승리하려면 전략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치밀하고 냉정한 전략을 세워 전쟁하듯이 작전을 전개해야 한다. 이번 한일 경제전쟁의 승리를 위한 몇가지 전략적 관점을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컨트롤타워를 구성해 운영하라. 이것은 명백한 총성없는 전쟁이고 우리는 살아 남아야 한다. 그럴려면 모든 전쟁이 그러하듯 참모지휘부가 있어야 하며, 그곳에서 정부와 민간의 대응을 컨트롤해야 한다. 부처마다 대응이 다르고 민관이 엇박자를 내면 전쟁은 이기기 어렵다.

 

둘째, 장기전에 대비하라. 일본은 단기전에 능하고 한국은 장기전에 능하다. 각 산업 부문에서 대체 수입처를 물색하고 국산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이번 사태가 봉합되더라도 일본의 극우세력이 집권하면 언제든 이같은 일은 되풀이 될 수 있다.

 

셋째, 국지전을 국제전으로 만들어라. 아베가 원하는 것은 단기 국지전이다. 아베는 이 싸움을 한일 간의 문제로 이끌어 가야 승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아베의 착각이다. 수출 중심의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이자 동아시아 안보축의 중심인 한국에서 벌어지는 문제는 결코 국지화될 수 없고 국제화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이 싸움을 빨리 한일전에서 국제전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 세계 자유무역질서를 어지럽힌 일본의 공격을 2차 대전의 '진주만 공습'에 비유하면서 국제 홍보전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 아울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경제전쟁을 벌이는 국가간에 안보협력은 무슨 어불성설인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카드와 세계 반도체 공급망 파괴에 따른 미국 기업 피해론 만이 미국과 유럽을 이 싸움에 끌어들일 수 있다.

 

이제 초조한 쪽은 일본이다. 선거는 끝났고 일본 평화세력과 일반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베의 강요로 수출규제에 나선 일본 기업들은 한국이 수입대체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불안해 하고 있다. 일본의 지방정부들은 한국 관광객의 감소로 지방경제에 타격을 입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한일 경제전쟁은 한국의 승리로 끝날 것이다. 일본은 과거 국제전쟁에서 처음에는 욱일승천의 기세를 올리다가 나중에 결국 대패하는 결과를 맞았다. 지도자들의 오판 때문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조선을 치면 조선 왕조가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 것이라는 오판으로 전쟁을 시작했지만 그 끝은 명나라를 조선전쟁에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했고 참담한 패배로 귀결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대본영은 진주만 공습을 하면 미국이 굴복해 2차 대전 참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미국의 전면적인 참전을 앞당기고 이는 일본의 패망으로 이어졌다. 이번 역시 아베는 오판했고, 그 피해는 일본 국민이 고스란히 받게될 것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칼럼니스트.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 문희상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한양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학에서 동아시아 국제정치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5년여간 일일 정치보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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