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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카 시베리아'란 병

지평선을 향해서 몇날 며칠을 넋을 잃고 걷다가 그대로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는....

배규원 문화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6/17 [16:55]

▲ 구름     ©브레이크뉴스

 

우리는 삶에 지쳤을 때, 문득 어딘가 로 정처없이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러시아에는 우리나라의 화병처럼 정식병명으로 등재된 "히스테리카 시베리아"란 병이 있다.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은 황혼이 너무도 아름다워 장엄하기까지 하다.

 

▲ 배규원 문화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이곳에서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아온 농부들 중에는 일을 하다가 저녁 무렵 문득 그 황혼에 취해서 말없이 곡괭이나 삽을 그 자리에 꽂아둔 채 무작정 지평선을 향해서 몇날 며칠을 넋을 잃고 걷다가 그대로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는 일종의 실종 신드롬이다 .

 

사람을 홀리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랴? 혼을 빼앗을 만큼 아름다운  황혼이 어찌 시베리아 벌판에만 있으랴?


멀쩡한 대낮에도 우리는 넋을 잃고 헤매며 몰락의 지평선을 향해 끝 없이 걷고 있지는 않는지 문득 발길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될 일이다.

 

*필자/배규원. 전 언론인. 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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