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중앙일보 권언(勸言)대결…임기중반 ‘권력비판과 방어’

문재인 권력은 이미 집권중반…힘 빠져가는 권력의 추함을 언론이 놓칠 리 없을 것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6/12 [14:27]

권언전쟁(勸言戰爭)이란 말이 있다. 권력과 언론이 싸움을 벌인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권이 집권중반으로 진입하면서 언론들의 권력비판이 강해졌다. 그런가운데 청와대가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정정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사실(팩트) 가리기에 나섰다.

      

중앙일보 남정호 논설위원은 지난 11일자 “[남정호의 시시각각]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제하의 칼럼에서 김정숙 여사의 해외 순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25개월간 19번 출국했다. 빈도로는 5년간 49번으로 가장 많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하지만 웬일인지 유독 관광지를 자주 찾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김정숙 여사는 딱 한 번 일본 당일 출장을 빼곤 18번의 해외 나들이 때마다 동행했다. 작년 말엔 혼자 인도에 갔다. 이 과정들에서 찾아본 명소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의 타지마할과 후마윤 묘지, 체코의 프라하, 베트남의 호이안,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등. 죄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세계 최고 관광지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부부동반 세계일주하냐’ ’김 여사 버킷리스트가 있지 않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체코 대통령이 없던 때라 왜 갔는지 모를 프라하 방문도 버킷리스트로 설명하는 비판이 나온다면서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은 개운치가 않았다. 청와대는 인도 총리가 허왕후 공원 착공식의 한국 대표로 공식 초청했다“2002년 이희호 여사가 혼자 방미한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바로 넉 달 전 문 대통령과 인도에 간 적이 있다. 남편이 일하는 사이, 인도 정부는 그를 세계적 유적인 후마윤 묘지로 안내했다. 당시 김 여사는 시간이 없어 타지마할의 전신인 이곳에 왔다다시 오면 타지마할에 꼭 가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인도 총리 요청으로 가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인도 대사관은 한국 측이 김 여사를 대표단 대표로 보낸다고 알려와서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고 쓰고 있다.

 

이 신문의 남정호 논설위원은 이 글의 결론부분에서 물론 전임 대통령 부부들이라고 관광지에 안 간 건 아니다. 상대국이 초청한 일정도 있었을 게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잦은 적은 없었다. 현재 북핵 문제는 풀릴 기미가 없다. 경제는 고꾸라지고 무역분쟁 중인 미·중은 서로 자기편을 들라고 압박한다. 그러니 지금 유람할 때냐는 비판이 안 나오게 노르웨이 일정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옳았다. 그곳에서 머잖은 헝가리에선 지금도 유람선 사고 실종자 수색에 여념이 없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집권 후 19번째 해외 순방길에 너선 문재인-김정숙 대통령 부부.  ©청와대

 

이 칼럼은 언론인의 권력자 비판에 해당하는 글. 언론의 권력 감시, 일종 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의 언론칼럼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반론이 담긴 글을 게재, 언론 때리기에 나섰다.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은 11일자 중앙일보 칼럼 관련서면 브리핑 <중앙일보 칼럼의 정정을 요청합니다>에서 정정을 요청하는 글을 공개했다. 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 브리핑에서 유감을 표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옳지 않은 시선에서 나열한 사실왜곡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외교상 방문지 국가의 요청과 외교관례를 받아들여 추진한 대통령 순방 일정을 해외유람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최초로 국빈 방문을 하게 된 상대국에 대한 심각한 외교적 결례이며,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노르웨이 베르겐 방문일정은 모두 노르웨이의 요청에 따라 결정된 것입니다. 수도 오슬로 이외 제2의 지방도시를 방문하는 것은 노르웨이 국빈방문의 필수 프로그램입니다. 노르웨이의 외교관례입니다. 2017년 아이슬란드 대통령도 베르겐을 방문하였고, 2018년 슬로바키아 대통령도 베르겐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고 설명하면서 베르겐 방문은 노르웨이 국빈방문 일정의 거의 대부분을 동행하는 국왕의 희망이 반영된 것입니다. 노르웨이측은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군 함정 승선식을 우리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희망하였습니다. 아울러 중앙일보가 모우호라고 언급한 군수지원함은 모드(MAUD)임을 밝힙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그리그의 집방문을 양국관계 증진이 아닌 풍광 좋은 곳에서의 음악회 참석으로 폄훼합니다. 그리그의 집 방문 또한 노르웨이측이 일정에 반드시 포함해 줄 것을 간곡히 권고하여 이루어진 외교일정입니다. ‘그리그는 노르웨이 국민들이 사랑하고 가장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베르겐 출신의 노르웨이 국민 작곡가임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중앙일보는 또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두고 인도 총리 요청으로 가는 것처럼 발표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김정숙 여사의 대표단 인도 방문은 인도 모디총리가 한-인도 정상회담 계기에 대표단 참석을 요청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 고위 인사 참석을 희망해옴에 따라 성사된 것입니다. 허위의 사실을 기반으로 김정숙 여사를 비방한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김정숙 여사의 일정을 소개하며 둘째날 총리 면담, 셋째날 허왕후 공원 착공식 및 디왈리 축제, 넷째날 타지마할 관광 후 귀국만을 언급했습니다. 당시 김정숙 여사는 스와라지 외교장관 접견, 사비타 대통령 영부인 면담, 뉴델리 학교 스타트업 시연현장 방문, 우타르프라데시주 주총리 면담 등의 공식일정을 수행했습니다. 이런 일정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지적하며, 중앙일보측이 칼럼을 정정해 줄 것을 엄중히 요청합니다고 요망했다.

 

청와대 측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과 함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자세하게 열거하면서 중앙일보를 공개리 비난 했다.

 

언론에게는 권력 감시라는 임무가 주어져 있다. 그래서 언론은 권력을 비판하는 게 숙명. 그런데 이미 청와대 홈페이지는 언론적 기능을 스스로 키워 언론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어서인지 신문사에 요청해야할 반론권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먼저 게재, 권언(勸言) 간 대결적 구도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문재인 권력은 이미 집권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힘 빠져가는 권력의 추함을 언론이 놓칠 리 없을 것이다. moonilsuk@naver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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