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과 ‘노무현 추모제라는 이름의 축제’

-5.18을 능욕하는 친노세력들은 일베와 다를 바 없다

박정례 기자 | 기사입력 2019/05/22 [10:46]

 

▲ 5.18 전야제(광주 금남로)     © 박정례 기자

 

[브레이크뉴스 박정례 기자]= 5175.18전야제에 참석했습니다. 광주 금남로에서였지요. 이튿날인 518일에는 서울광장에서 거행된 5.18기념식에 얼굴을 보였고요.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끔찍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수년 전부터 염려했던 일들이 굳히기를 하는 것을 목도하는 하루였습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하 경칭 생략)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는 태극기부대들의 행진에는 꿈쩍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울광장 바로 건너 대한문 앞에 텐트를 치고 고성방가 하는 사람들 또한 무시해버리면 될 일입니다. 문제는 친노.친문입니다. 조원진과 태극기 부대를 보면서는 민주진영과 확연이 구분되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알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진짜 문제는 아군으로 행세하면서 아군을 향해 아군에게 총을 쏘고 아군의 역사와 혼을 말살하는 자들입니다.

 

일제강점기 때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완용 같은 을사오적처럼 드러난 친일파는 일제 측에서 볼 때 어느 시점부터는 이용가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럼 누가 이용가치(일제에 부역)가 있을까요? 평소 신망이 두텁고 반일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사라고 합니다. 독립선언서를 쓴 육당 최남선, 이광수,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장지연 등등이 되겠지요. 이 같은 원리로 자유한국당을 위시하여 조원진과 태극기부대처럼 드러난 세력들에 대해서는 판단과 예측이 가능하고 전선이 분명한 대상인 겁니다.

 

그래서 진짜 문제는?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학자 신채호 선생의 말입니다. 이를 좀 비틀어 말하자면 역사를 잃은 민족은 혼을 빼앗기는 거다.’라고 할 수 있겠지요. 국가와 민족이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국민의 뜻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표상이 절실합니다. 구한말에 이를 몸소 실천한 사람은 매천 황현이고 대종교를 중광하여 단군의 자손임을 일깨워 조선인들의 민족혼을 불러일으킨 사람은 나철 같은 분이었죠.

 

독일의 피히테는 1807, 프랑스군에 점령당한 베를린으로 돌아온 이듬해 겨울 그 유명한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연설문을 발표하게 됩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고유의 상징자산을 형성하려면 역사적인 사건과 시대상황이 맞아떨어져야 이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역사는 그래서 해당 집단과 결사체를 넘어서 국가와 민족의 혼이 담긴 상징자산이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피 값으로 얻은 5.18. 자산을 무력화시키고 가로채려고 하는 친노.문들은 파렴치한입니다.

 

▲ 5.18전야제(광주금남로)     © 박정례 기자

 

패권정치에 익숙한 극단주의자들

 

친노.문들은 고 김대중 대통령이 필생의 사업인 민주주의 투쟁업적을 빼앗고 5.18의 혼을 도려내어 아무 것도 아니게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김대중 선생의 50년 민주투쟁과 사형선고를 비롯하여 5번의 죽을 고비와 6년간의 수형생활과 55번의 가택연금과 10년의 망명생활로 점철된 자유민주주의 브랜드를 노무현의 것으로 등치시키는 일을 서슴없이 낚아채는 일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수백 명 수천수만의 피 값과 수십만에 이르는 광주시민들의 눈물 값으로 이룩해낸 5.18이라는 상징자산을 모조리 탈취하여 노무현 세력의 것으로 둔갑시켜려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실 노무현의 업적과 사상적 배경은 빈약하고 일천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기저에서 그들은 김대중과 5.18에 스며있는 민주정신과 혼을 도려내고 끊임없이 탈취 편취 네다바이하여 약화시키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 5.18에 벌이는 노무현 추모제라는 이름의 축제     © 박정례 기자

 

세월호 유족들 앞에서 피자와 통닭을 시켜먹던 일베만 부도덕할까요? 5.18에 조의는 표하지 못할망정 광화문광장을 온통 독점하고서 추모라는 이름의 괴상한 축제를 질펀하게 벌이는 친노.친문들이 일베와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자한당과 친노.문들은 다같이 패권정치에 익숙한 극단주의자들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조그만 구멍이 거대한 둑을 무너뜨립니다. 살금살금 야금야금 조금 씩 기어들어와 5.18을 송두리째 뽑아내려 하고 있습니다. 친노.친문들은 5.18에 우호세력이라는 탈을 쓴 권력을 향한 극단주의자들일 뿐입니다.

 

5.18에 벌인 노무현 추모제라는 이름의 야비한 축제

 

친노.문들에게 5.18이 있습니까? 그들에게 5.18은 없습니다. 몇 년 전에 5.18국립묘지 정문 앞 민주의 문앞에 5월은 노무현의 달이라는 펼침 막을 걸더군요. 왜 하필이면 5.18기념식장 앞에 그런 파렴치한 현수막을 내거는 걸까요? 5.18 관계자들의 태도를 시험해보려는 겁니다. 광주시민들과 호남사람들의 정신자세를 가늠해보려는 것이었습니다. ‘5월은 노무현의 달이라는 현수막을 민주의 문앞에 거는 일이 뭘 의미하는지, 그 문제점을 알아채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테스트해보는 리트머스시험용이었던 것입니다.

 

▲ 5.18전야제(빗 속 광주 금남로)     © 박정례 기자

 

5.18은 내부정비부터 하십시오

 

이번 39주년 5.18 서울기념식은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이곳은 엄밀히 말해서 초상집 아닌가요? 제삿날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남의 초상집, 남의 제삿날에 아군이라고 생색내던 친노.문들은 마땅한 예를 표하기는커녕 일베보다 더 패륜적인 희한한 축제를 벌였습니다. 하고많은 날 다 놔두고 518일에 말입니다. 우호적인 체하다가 등치고 간을 내는 행위를 한 겁니다.

 

문제가 될까봐서인지 ‘5.18’을 기념하며 노무현 추모제라는 글귀를 한 귀퉁이에 끼워 놓긴 했지만 행사내용은 대대적인 노무현우상화작업이었고 내년 선거를 겨냥한 선거운동이었습니다. 광화문광장은 온통 노랑풍선과 노랑우산으로 뒤덮이고, 대형무대에서는 노래패들이 마이크를 휘어잡고서 노무현 찬미가를 불렀고, 감성이 충만한, 노무현 찬양 영상 또한 스크린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호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구호며 사진이며 세상에서 좋은 것이란 좋은 것은 다 노무현고 엮어 붙이며 우상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5.18기념사업회에 묻습니다. 5.18 당일만이라도 지켜주십시오. 당신들은 어떻게 했기에 5.18 하루 열리는 기념식마저 친노.문들에게 빼앗기고 말았습니까? 어떤 연유로 엉망이 됐단 말입니까. 제 것도 지킬 줄 모르는 5.18을 그 누가 보호해주고 그 누가 5.18법을 만들어주고 막말 4인방에게 징계를 내려준단 말입니까? 보수들의 악다구니를 용납해선 안 됩니다. 친노.문들의 등치고 간 내는식의 뒤에서 총을 쏘는식의 이중 작태를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5.18 관계자들은 이왕에 헌신하는 마당에 조금만 더 힘내시고 심기일전 하시어 하고 많은 날 다 놔두고 5.18그 무슨 노무현 추모행사냐?’ 꾸짖으십시오. 5.18에 벌이는 노무현 추모제는 추모제가 아니라 5.18을 유린하는 행위다. 5.18 기념일에 그따위 행사를 벌이지 말라고 정식으로 항의를 하고 당당히 외치시기를 바랍니다.

 

보이는 적이 무서운 게 아닙니다.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 근착하여 5.18의 심장을 향해 정조준 하는 총부리가 무서운 겁니다. 그러한 작태를 벌이는 핵심세력이 누구인가부터 밝혀 전선을 명확하게 형성하시길 바랍니다.

 

*글쓴이/박정례 선임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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