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정경학적 위상과 한중협력의 중요성

중국 입장에서 한반도는 대륙머리를 때리는 망치-해양진출 관문이자 해양세력 침략 완충지대

하정열 박사 | 기사입력 2019/05/15 [16:54]

▲ 하정열 박사     ©브레이크뉴스

최근에 중국 초청으로 한중도시우호협회의 일원으로 중국의 북경을 공식 방문하여 양국의 안보 관련한 현안과 협력방안을 토의하였다. 나는 한반도에 사드배치 이후 소원해진 양국의 관계를 복원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 열심히 준비했고, 중국 측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환대를 받았다. 중국 측 발표와 토론자들은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북미회담의 성과가 높지 않을 경우에는 4자 혹은 6자회담 등 다자회담으로 북핵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한반도의 지정경학적인 위상과 한중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한반도는 지정경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위치에 놓여 있다. 한반도는 림랜드(Rimland)요, 문명충돌의 단층선(斷層線)이다. 한반도는 아시아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교량적 위치에 있다. 한반도는 대륙국가의 해양진출을 위한 전진기지이며, 해양국가의 대륙진출을 위한 교두보이다. 한반도는 중국의 만주와 러시아의 연해주와 맞닿아 있다. 동쪽으로는 일본과, 서쪽으로는 중국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힘이 충돌하는 군사적인 요충지이다. 따라서 한반도는 과거부터 주변 강대국의 힘의 각축장이 되어왔다. 이러한 전략적인 위상은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상수이다.

 

▲필자가 참석했던  한중도시우호협회 안보 관련 모임.    ©브레이크뉴스

▲필자는 최근에 중국 초청으로 한중도시우호협회의 일원으로 중국의 북경을 공식 방문하여 양국의 안보 관련한 현안과 협력방안을 토의하였다.  사진/상-하. ©브레이크뉴스

 

최근까지도 대한민국의 운명을 지배해온 요소 중의 하나가 한반도의 지정경학적인 위치였다. ‘맥킨더’의 ‘대륙 심장지대론’에 의하면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교차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나, 대륙에 접속된 반도지대이므로 어디까지나 대륙세력에 편향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스파이크맨’의 ‘주변지대론’에 따르면 세계분쟁의 진원지로 대륙과 해양 양대 세력의 중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대륙의 머리를 때리는 망치다. 한반도는 해양 진출의 관문임과 동시에 해양 세력의 침략 완충지대(buffer zone)이다. 몽고군의 일본 정벌 기도, 중공군의 한국전 개입 등의 역사적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대륙 진출의 발판(springboard)임과 동시에 일본열도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이다.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두 차례에 걸친 대륙 진출 기도, 구한말 일본의 대륙 진출 도발, 한국전 당시 미군 후방지원 역할 담당 등의 역사적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한반도의 지정경학적 위치는 불변적 요소로서 앞으로도 한국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늘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4국은 대립보다는 협력과 견제로 불안한 세력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국 중 어느 한 국가라도 자국의 이해관계에 집착하여 전략적 균형유지에 소홀하거나 취약요인을 제공한다면 지역정세가 불안해지고 잠재적 갈등요인을 악화시켜 우리의 안보를 저해하는 위협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된 가운데, 세계 4강에 의해 포위된 형국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그 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가교라는 이점을 잘 활용하면, 유라시아 대륙과 5대양 및 전 지구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여 통일과 번영 및 국위 선양을 도모할 수 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통한 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맹국인 미국을 활용하는 직접접근전략도 중요하지만, 중국과의 유대관계 강화와 안보협력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에 접근하는 간접접근전략도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개선되어, 상호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역할을 다하는 친구로서의 모습을 보고 싶다. 한중도시우호협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본다!

 

*필자/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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