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베버 ”정치인 중요자질은 열정-책임감-균형감각” 주문

민주정치에서 정치인의 선택

박채순 정치학박사 | 기사입력 2019/04/24 [09:39]

다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내년 2020년 4월 15일에는 제21대 총선이 실시되는 날이다. 대한민국헌법 제1장 총강 제1조의 ①항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②항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 한국사를 살펴보면 삼국시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까지 유지됐던 왕이 국가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왕정이었던 반면에, 1910년 일본 제국주의의 강제 찬탈로 인해 국권을 빼앗긴 후 1919년 상하이에서 임시정부가 민주공화제임을 천명(闡하였고, 1948년 정부가 수립되면서 대한민국 헌법 조항에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선포, 자연스럽게 왕정 국가에서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바뀐 것이다.

 

▲ 박채순 박사    ©브레이크뉴스

민주공화국은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며 모든 권력을 국민이 행사하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국가는 넓은 지역과 많은 인구에 다원화(多元化)된 국가사회로 주인인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대표자를 선출해서 이들 대리인들이 국가의 다양한 문제를 주인을 대신하여 행사하는 대의민주주의 (representative democracy)로 대체됐다.

 

국민들은 오직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선거로 주권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한다. 1948년 민주정부가 수립된 후 이승만,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국민의 이러한 권리가 제한되었기에, 1980년 중반까지 주권을 자유스럽게 행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1987년 민주주의를 쟁취하였고, 이후에야 30년 이상 제대로 된 주권 행사를 해오고 있는 것이다.

 

왕정 시대에서는 물론, 권위주의 시대에는 주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권행사에 목말라 했었다. 오늘날은 민주정치를 제도로 선택해서 자유롭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권리를 방기하거나 대리인을 선택함에 있어서 누가 가장 나와 국가를 위해서 올바른 선택을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의 선거에 있어서 첫째, 국민의 의사가 정확하게 의석에 반영되는가와 둘째, 국민은 당이나 정실, 연고에 의하지 않고 가장 훌륭한 후보를 선택하는가 등에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마침 이 글을 쓰는 22일 오후 민주당, 바른미래당, 평화당과 정의당의 원내대표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바탕으로 하는 선거제도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는 방안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초에 5당의 합의에 동참했던 자유한국당은 참가를 하지 않았고, 25일까지 각 당의 추인을 거쳐 각각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완료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여기서 선거제도 개혁안은 국민의 선택이 좀 더 의석에 연동되는 정치개혁에 진일보한 내용으로 법제화된다는 의미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1864-1920)는 그의 저서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政治, politics)란 ‘국가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 1917-2014)은 정치를 ‘가치의 권위적 배분(authoritative allocation of values)’이라고 했다. 즉 정치는 국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물적·인적 자원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중요한 행위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를 실행하는 정치인이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그룹으로 취급되고 있다.

 

대학생을 상대로 한 ‘2018 대한민국 대학생 신뢰지수’ 조사 결과에서 정치인은 신뢰지수가 가장 낮아 맨 마지막 위치를 차지했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성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정치인에 대한 신뢰지수가 가장 낮다는 것이다. 더욱이 학생들은 정치인을 처음 만난 사람보다도 더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적, 물적 자원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건전한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다. 정치의 속성이 엄청난 투쟁을 통해서 승패가 갈리고 승리한 자는 권력과 자원의 모두를 가지고, 패배한자는 이를 전혀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래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다 부리고 말 바꾸기는 예사며, 양심이나 체면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원인이 아닌가 한다.

 

내년 2020년이면 막스 베버가 사망한지 100년이 되는 해다. 100년 전의 막스 베버는 정치가들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열정, 책임감과 균형감각을 들었다. 1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사회과학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막스 베버가 이야기한 정치인의 자질에 ‘신뢰’를 추가하여, 국민이 주권행사로서 정치인을 선택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택하면 좋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parkco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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