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장가 이렇게 좋은데...

이승철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4/23 [09:27]

 

▲대둔산 해돋이.  ©브레이크뉴스

 

2019년 1월 12일 12시 <놓기 아까워 호텔>에서 양가 부모, 당사자, 형, 형수와 천세전 목사 권판사 권사 이렇게 10인이 만났다.

 

목사 부인은 앉고 설자리를 잘 아는지라 이 자리 초청에서 빠졌다. 만난 이마다 당사자에게 시선이 쏠렸다. 90분 동안 식사하고 헤어져 집에 와 물어보니 단둘이 만나기로 약속했단다. 1주 후 19일에 만난 두 사람은 별로 어색함 없이 차를 마시며 덕담을 나눴고, 머리 좋은 현재덕 박사 ‘전화하는 순서를 정하면 어떠냐.’고 묻는다.


총각이 제안은 좋다는 뜻이다. 나선형 선생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현재덕은 작별한 그 시간부터 나선형만 보인다. 출근이 재미나고 환자 앞에서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점심시간 어서 오길 기다렸다가 1월 26일 몇 시 어디서 만나자고 제의했다. 은근히 기다리던 전화에 나선형 선생 역시 반가워 가슴이 뛴다.


간간히 만나는 동안 정이 바짝 들어 현재덕은 ‘왜 이제까지 여자를 모르고 살았나!’ 자문자답을 한다. ‘중이 고기 맛을 보면 절간 빈대 씨가 마른다’ 더니 만 나선형을 만난 후부턴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 새벽에 벌떡 일어나 ‘나선형 혹 애인이 있다면 나 어찌 되나! 혼인 오래 미룰 필요 없이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형님에게 물었다. 형의 대답 ‘쇠뿔은 뜨거울 때 빼야 하고’, ‘쇠도 달궈졌을 때 처야 한다.’며 어서 허혼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천세전 목사↔권판사 권사↔나사연 장로 사이에 말이 오고 가다가 3월 16일 약혼을 했다.


두 사람은 깨가 쏟아진다. 늦게 배운 도득 날 새는 줄 모른다하더니 두 남녀는 사랑하는 님 그리워 잠이 오질 않는다. 나란히 앉으면 향수 냄새가 좋고 불빛에 비쳐 윤기 나는 살결에 손이 자꾸 가려고 한다. 교양으로 억제를 하니 망정이지 금방 폭포수가 쏟아지려고 한다. 시간이 지루하다.


양가 혼주들도 이심전심 서둘러 4월 13일 혼인날이 잡혔다. 예식은 벚꽃이 만발한 본촌교회당에서 천세전 목사 집례로 열렸다. 나사연 장로 댁은 개혼이라 하객이 무척 많았다. 서울서 온 사돈댁 손님을 위해 암소 한 마리를 잡아 1,800g(3근)씩 냉장 포장을 하여 올라가는 차에 실어 보냈고, 신랑 집에서는 교회에 그랜드피아노 한 대를 들여놓았다. 신부∙신랑은 소곤소곤 그동안 외국 나들이 서로 많았다며 신혼여행만은 국내 가보지 못한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신랑의 건설적인 제안에 신부 는 좋아 ‘그럽시다’로 대답하였고, 신랑의 신중한 물음이 존경스럽다.
대둔산 관광호텔을 예약했다. 호텔 측에선 이처럼 건전한 손님 처음이라며 방을 대청소했고, 새 이부자리를 사들이는 한편 ‘현재덕 서울대학병원 의사, ○○고등학교 나선형 선생 신혼부부 환영’ 펼침막을 내 걸었다.


첫날밤을 마친 양인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시골 구경에 나섰다. 호텔에서 출발→숯고개봉수대→용계원→안삼사→화암사→대아저주지→동상수목원 보는 것 마다 신기하다.   
                     
*필자: 이승철/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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