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당장 가능한 탐정업무도 있다, 관리방식 등 입법 필요’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 수행은 불가능하지 않다’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 기사입력 2019/04/14 [13:34]

‘신용정보법은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과 탐정이라는 호칭을 업으로 사용함을 금지하고 있다(제40조4호,5호)’,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판시에 따라 도난‧분실 등으로 소재를 알 수 없는 물건을 찾아주는 일과 같이 사생활과 무관한 탐정업무는 불가능하지 않다’. ‘현행법 체계상 업무의 형태에 따라 타법과의 충돌이나 개별법 위반 소지가 있어 사안별로 허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지난달 필자가 제기한 ‘신직업 창출을 위한 비사생활 영역의 탐정업 가부 서면 질의’에 대해 경찰청이 이달 11일에 내놓은 공식 답변의 요지이다.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브레이크뉴스

이는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현재에도 도난·분실 등으로 소재를 알 수 없는 물건 등을 찾아 주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헌재2016헌마473,2018.6.28선고)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현행법 체계에서도 탐정업을 영위할 수 있는 여지(餘地)가 다분함을 분명하게 가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실로 적지 않다.
 
사실 우리나라도 일찌감치 일본 등 선진국의 탐정법처럼 사생활조사 외의 탐정업무는 탐정업을 규제하고 있는 ‘신용정보법의 금지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사실상 용인되고 있었으나,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금한다’는 법 제40조 4호의 ‘사생활 등’이라는 법문을 이해함에 있어 이 조항을 ‘신용정보법의 목적인 ‘신용질서확립’과는 무관한 범죄를 예방‧탐지하는 일이나 도난품 또는 분실물 찾기와 같은 일체의 탐정업무까지 금지하는 규정으로 확장해석’해 왔던 것이다. 관련법에 대한 부실한 연구가 빚은 어처구니없는 곡해였다. 다행히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판시에 이어 금번 금융위원회와 경찰청의 행정해석 등으로 신용정보법상 배척 대상은 ‘모든 탐정업무’가 아닌 ‘사생활조사 행위’와 ‘탐정 등 호칭 사용’이라는 점이 거듭 확인된 것은 탐정업 직업화에 새로운 방향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와 관련하여 혹자는 탐정업에서 사생활을 조사하는 일을 빼고나면 특히 할 일이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이는 탐정업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다. 탐정업은 ‘문제해결에 유용한 정보나 단서, 증거 등 자료를 합당하게 수집‧제공하는 일’로써, 사생활조사와 무관하게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일거리가 8할 정도에 이른다. 불법촬영(몰카범) 포착이나 사적피해의 원인 파악, 실종자 생사 확인, 가짜나 모조품 추적, 교통사고야기도주(뺑소니차) 목격자 탐문, 공익침해행위고발 등이 그 예이며 수요는 차고 넘친다. 세계어디에도 사생활조사를 탐정업의 업무로 정하거나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또 일부에서는 ‘비사생활 영역의 탐정업’은 가능하다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사생활을 조사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걱정하기도 한다. 이는 일리가 있는 우려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탐정업의 사생활조사 등 일탈을 제어할 법률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 큰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위치정보법,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 형법(비밀침해죄. 업무상비밀누설죄 등), 민법(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변호사법(기타 일반의 법률사건), 경범죄처벌법 등 20여개의 개별법이 탐정업의 불법‧부당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의 음성적 탐정과는 달리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당당히 내건 탐정업사무소가 타인의 사생활에 접근을 시도하는 과욕스런 모습을 보인다면 이제 한달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아오던 탐정업! 이제 일상생활속의 의문과 궁금 해소에 기여할 ‘국민의 편익도모수단’으로 누구나 창업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길이 판례와 관계기관의 행정해석 등으로 트인 셈이다. 특히 일자리에 목말라하는 많은 청장년과 주부, 조기은퇴자 등의 생업(자영업)으로 각광을 받게 되리라 확신한다. 이쯤에서 필자는 그간 탐정업을 희구해온 사람들과 줄곧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제정을 통한 민간조사업(민간조사원) 실현을 염두에 두었던 입법 주체들에게 몇가지를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째, 탐정업 종사자들의 준법성과 도덕성 등 직업윤리 확립과 업태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5가지의 자율 원칙’을 제시해 본다. ①‘탐정’ 호칭 불사용(‘사설탐정’ 또는 ‘정보원’, ‘민간조사원’ 등의 명칭 배척, 생활친화적인 신선한 호칭 사용), ②사생활 조사 거부(사적영역 불가침), ③개별법 위반행위 회피(개인정보보호법 등 개별법 준수), ④침익적 활동 거절(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 수임 사절), ⑤활동상 수단의 표준화(탐문과 합당한 관찰, 합리적 추리외의 수단·방법 배제) 등이 그것이다.

 

둘째, 현행법 체계에서도 탐정업이 불가능하지 않음이 분명해졌음에도 굳이 공인탐정법(또는 민간조사업법) 등 별도의 탐정업 허용 법률 제정을 추진함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 탐정업의 신직업화를 모색하고 있는 경찰청이나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 기획재정부 등 당국이 해야 할 일은 당장이라도 창업이 가능해진 ‘사생활과 무관한 탐정업’의 업무범위와 그에 대한 관리방식(탐정업무의 가이드라인과 개업관련 신고 또는 등록 절차나 지도‧교육‧징벌) 등을 담은 ‘(가칭) 탐정업 업무 관리법’ 제정 추진이 아닌가 싶다. 치안력 보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탐정업 신직업화(공인탐정제 도입안)’의 취지와 목적도 이러한 ‘탐정업 업무 관리법 제정’으로 충분히 달성될 수 있으리라 본다.

 

위에서 보듯 탐정업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어떤 형태의 탐정법이건(‘공인탐정법’이건, ‘탐정업 관리법’이건) 관련법 제정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우리에게 어느 나라 어떤 모델의 탐정법이 적절할지를 판단함에는 우리와 법제 환경이나 생활상이 유사한 일본의 경우를 우선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심부름센터와 함께 음성적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일명 흥신소가 1960년대 초 일본으로부터 국내로 들어 왔다는 역사성을 보더라도 일본의 탐정제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일본의 경우 2007년에 민간조사업에 대한 법제화를 단행하면서 그 법 이름을 아예 ‘탐정업 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이라고 명명한 가운데 ‘일정한 제척사유가 없는 한 누구든 탐정업을 하되 타인의 사생활 침해 등 법익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정하게 하라’는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한 ‘보편적 관리제(네거티브형 입법)’를 채택했다.

 

일본이 탐정업 직업화에 공인제(자격제)가 아닌 관리제(신고제)를 택한 까닭은 ‘탐정업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자위적 본능에 기인한 것’이라는 인식하에 ‘소수인원을 선발하여 탐정업을 허용하는 협의의 공인탐정제를 한다하여 음성적인 탐정업이 사라지리라 보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과 ‘실익이 담보되지 않는 공인제(허가제)보다 보편적 관리를 통한 적정화가 차리리 낫다’는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국민들은 긍정의 박수를 보냈고 어느 직역도 반대에 극렬히 앞장서거나 가로막지 않았다. 세계는 지금 ‘탐정대국이자 탐정 모범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탐정제를 높이 평가하며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국의 예비탐정들도 수백만원의 돈을 들여가며 수십명씩 줄지어 일본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안착된 일본의 탐정업’을 배우며 감동하고 있는 이 현실을 경찰청 등 입법주체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kjs00112@hanmail.net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한북신문논설위원,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치안정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경찰학개론,정보론外/탐정업(탐문지도사,자료수집대행사,민간조사사) 등 탐정제도와 치안·국민안전 관련 40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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