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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욱단 마을사람들에게 천사처럼 비쳐진 ‘푸른아시아-K-water’

<현지 르포>(사)푸른아시아 조림지역 미얀마 짜욱단 마을을 가다-2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2/03 [11:23]

푸른아시아와 K-water는 지난 2018년 4월, 미얀마 마그웨이주 차욱타운십 '짜욱단' 마을에 들어왔다. 그해 5월, 봉사활동을 본격화 했다. 관정파기-수도관 묻기-물탱크 만들기-학교설립비 등으로 2억 3천5백만원을 들였다. K-water가 후원했다. 한화와 미얀마화의 화폐 가치가 달라, 이같은 후원 금액이 마을을 크게 변화시키는데 역할을 했다.

 

짜욱단 마을 주변은 건기로 인해 들판의 풀들이 타 들어가고 있었다. 한해(寒害)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 식물이 자라지 않는다. 바짝 마른 풀들만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나쁜 환경, 악조건 속에서 살아왔다. 한해에 견디는 식물인 선인장-용설란 등을 볼 수 있다.

 

▲ 미얀마 짜욱단 마을. 마을은 평화롭다.     ©브레이크뉴스

▲ 미얀마 짜욱단 마을. 이 마을에서는 양과 염소들이 말라 비틀어진 들판의 풀들을 뜯어먹으며 생존한다.      ©브레이크뉴스

▲ 미얀마  짜욱단 마을. 기후변화로 들판엔 용설란 같은 열대성 식물들이 자란다.    ©브레이크뉴스

▲ 미얀마 짜욱단 마을의 사원. 마을사람들은 사원을 맨발로 출입한다.     ©브레이크뉴스

 

짜욱단 마을은 겉으로 보기엔 평온했다. 하지만, 건조기의 이 마을은 황량했다. 해마다 거듭되는 극심한 건조로 녹색 식물들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마을의 골목골목을 돌아보았다.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생존하는 마을 사람들의 생존투쟁-인내심을 엿볼 수 있었다. 마을을 오랜 연륜 지켜왔음직한 큰 나무가 말라죽어 있었다. 마을 주변을 걸어도 야자수 등 뿌리깊은 또는 수분이 없어도 생존능력이 있는 일부 나무들만 살아남아 있었다.

 

푸른아시아의 국제적인 봉사활동은 다른 단체와 비교, 특이한 데가 있다. 필요한 사업이 있을 경우, 무조건 지원하는 방법을 지양(止揚)한다. 사업 전체 과정을 마을사람들과 의논,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한다.

 

짜욱단 마을의 식수사업-학교 증축도 마찬가지였다. 비용을 들여 관정을 파고, 물을 저장할 탱크를 만든다. 그 이후 각 가정까지 들어가는 수도관은 마을사람들이 참여, 각자 해결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짜욱단 마을도 이런 과정을 거쳐 식수사업이 마감 됐다. 학교 증측사업도 마을 사람들을 참여시켰다. 마을 사람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시설물에 대한 훼손이 없었다는 것.

 

▲ 폭염-건조 등 기후변화로 미얀마 짜욱단 마을 입구의 큰 나무가 고사했다.  ©브레이크뉴스

▲ 미얀마 짜욱단 마을 땅뚱우 이장(왼쪽)과 필자. ©브레이크뉴스

 

짜욱단 마을 땅뚱우 이장 인터뷰

 

짜욱단 마을의 땅뚱우 이장(34세)은 한국의 민간단체가 마을에 들어와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젊은이들의 경우, 뭔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한국은 푸른아시아가 이 마을에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 마을이 어떻게 변했나?
▲한국의 푸른아시아와 K-water가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우선 물 걱정이 없어졌다. 매일 몇 시간씩 물을 길어와야 했는데 마을 수도 시설이 완료되어 물을 길어야하는 걱정이 없어졌다. 물 걱정이 없으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한다. 아울러 마을이 깨끗해졌다. 서로 쓰레기들을 치워 깨끗한 마을로 변신했다. 다른 이웃마을과 비교할 때, 우리 마을은 정말 깨끗하다. 젊은이들의 경우, 뭔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마을에 학교가 있는데...
▲마을의 인구는 760명 정도이고, 7학기제 초등학교가 있다. 학생은 79명. 8명의 선생이 가르친다. 푸른아시아와 K-water가 자금을 투입, 교사를 신축해줬다. 또한 마을 주변에 관정을 파서 수도관을 학교까지 매설, 학생들이 깨끗한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있게 됐다.


-마을 이장으로서 이 마을의 또 다른 꿈이 있다면?
▲아직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전기를 쓰는 날이 오면 좋겠다. 작은 솔라 판넬을 설치, 스마트폰 정도 충전하며 산다. 또한 마을에 학교가 중학교까지 신설되어 마을 아동들이 중학교를 마치고 외지 고등학교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 마을 입구 길이 도로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비만 오면 길바닥이 몹시 질퍽거린다.


땅뚱우 이장은 여러 소원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 짜욱단 마을 불교 사원의 ‘아 신뚜나따’ 주지 스님(오른쪽)과 필자. 스님은 조림현장까지 나와 나무 식재를 도왔다. ©브레이크뉴스


짜욱단 마을 불교 사원 ‘아 신뚜나따’ 주지 스님 인터뷰

 

미얀마의 대부분 마을에는 마을의 한 중앙에 불교 사원이 있다. 미얀마 국민 88%가 불교신자로 불교국가인 셈. 기독교신자는 6.2% 정도. 짜욱단 마을에도 중앙에 불교사원이 있다. 아 신뚜나따 주지 스님(34세)은 인터뷰에서 말문을 열자마자 “한국의 푸른아시아와 K-water가 마을에 온 이후 물 걱정을 덜게 되어 정말 고맙다“고 인사말을 이어갔다.


-마을 사람들이 “물 걱정을 덜었다”고 했는데, 물 긷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을 허비했나?
▲마을에서 저수지까지 1km 정도 떨어져 있다. 물을 길으려면 보통 왕복 30분이 걸린다. 마을의 모든 가정이 오전에 1시간 오후에 1시간 정도씩 물을 긷는데 귀중한 시간을 소비했다. 이젠 집안에서 물이 나와 편해졌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게 건강에 얼마나 좋은가도 실감하며 산다. 특히 70-80대 노인들의 경우, 물 걱정을 안하게 돼 행복한 노년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봉사단체가 와서 큰 도움을 주었다.

 

▲집에서 나오는 수도물을 보며 기뻐하는 마을사람. 사진/푸른아시아 제공

-마을에 있는 사찰과 주지 스님은 어떤 역할을 하나?
▲마을의 젊은이들에게 불교가 뭔지를 가르친다. 마을 사람 모두(100%)가 불교신도이다.


-마을의 구석구석이 깨끗한데..
▲한국에서 온 푸른아시아 봉사단체가 마을을 깨끗이 하면서부터 마을사람이 이것을 보고 배워, 온 마을이 깨끗해졌다.


-스님이 마을 근처의 조림사업장에도 직접 나와 동참하는 것을 봤는데...
▲푸른아시아 단체가 와서 마을 인근에 망고나무, 다나카 나무 등을 심어 잘 자라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조림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고 있다.


-미얀마 불교에 속한 승려도 결혼하나?
▲결혼하지 않는다.


-식사는 어떻게 하나?
▲매일 오전 11시, 오후 5시 두 끼 식사를 한다. 밤 12시가 넘으며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물도 먹지 않는다.

 

▲미얀마 정부의 농어촌 공사 마그웨이주 차욱타운십 지소를 이끌고 있는 메딴 소장(왼쪽)과 필자.    ©브레이크뉴스

 

미얀마 정부의 농어촌 공사 마그웨이주 차욱타운십 지소를 이끌고 있는 메딴 소장을 만났다.  메딴 소장은 “한국의 민간기구가 미얀마에 와서 나무를 심고 관정을 파서 마을 사람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해주는 사업을 벌여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중부지방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기후변화가 심해졌다”면서 “기후변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사막지역인 아랍 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의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K-water’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짜욱단 마을의 물탱크.  ©브레이크뉴스

▲'K-water’의 후원으로 짜욱단 마을에 세워진 학교건물.    ©브레이크뉴스

▲ 미얀마 짜욱단 마을의 건물 벽에 그려진 벽화. 짜욱단 마을에 들어온 NGO(민간기구-비정부 기구) 단체인 '푸른아시아', 기금을 후원해준 한국의 'K-water'는 적어도 이 오지 마을에선, 이 마을 사람들의 눈에는 ‘천사(天使)’와 같은 존재들로 비쳐지고 있었다.  ©브레이크뉴스

 

짜욱단 마을에 들어온 NGO(민간기구-비정부 기구) 단체인 '푸른아시아', 그리고 기금을 후원해준 한국의 'K-water'는 적어도 이 오지 마을에선, 이 마을 사람들의 눈에는 ‘천사(天使)’와 같은 존재들로 비쳐지고 있었다. 가속화 되고 있는 지구의 기후변화는 언제 한반도를 오늘날의 미얀마 지역과 같은 열대지역으로 만들어버릴지 모른다. 한국 민간단체들의 국경을 초월한 봉사활동은 인류가 하나이고, 국가를 초월한 공생(共生)이 무언지를 확실하게 웅변해주고 있었다. <계속>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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