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나경원 원내대표 지원한 친박계가 ‘비대위 짐 싸라’는 말은?

자유한국당이 보는 당 쇄신과 국민이 평가하는 쇄신에 간극 없어야

김기목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12/13 [10:06]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상문 기자

 

여론조사기관이 매주 또는 정기적으로 국민여론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국민여론이기는 하나 표준집단 샘플에 의한 조사니 국민 전체의 의사는 아닌 것이다. 어떤 조사기관은 전 국민 중 1,000명을 대상으로 하고 어느 기관은 그 보다 약간 상회한 인원을 대상으로 조사하는데, 전국에서 지역별, 연령층을 감안해서 무작위로 조사한다면 오차가 있긴 하나 사회현상의 예측치로서 개략적으로 상태를 알아볼 수가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사회이슈에 대한 특별 내용이 조사항목 설문에 포함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나 원내정당의 지지도 정도이다. 복수의 여론조사기관들이 매주 발표하는 오르락내리락 수치를 보고 국민들은 그러려니 한다. 그렇지만 민심의 흐름을 살펴야 하는 정치권에서는 상승․하강에 따른 일비일희(一悲一喜)를 보이기도 한다. 
   
오랫동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정당지지도가 10%대에 머물렀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대선 패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연속적으로 패하다보니 정당지지도가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던 것이다. 그 수치에서 나타났듯 보수정당을 지지하던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자유한국당 지지층들은 떨어져 나간 결과였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달부터 지지세가 반등하더니 어느새 20%대에 올랐고 2년여만에 25%를 넘고 있다. 리얼미터 11월 4주차(26~30일) 조사에서는 26.4%를 기록했던바, 이 수치는 국정농단사건 기화가 된 최순실 태블릿PC 사건 직전(2016년 10월 3주차) 이후에 보인 최고치다. 또  12월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2월 첫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24.4%로 집계됐다. 이쯤 되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0%대 초·중반을 유지하던 지지율을 회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최근에 결속된 반문(反文)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그동안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경제악화 등으로 빠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에 불과한데, 자신들이 노력한 결과로 지지층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선다고 착각해서는 안될 일이다.

▲ 김기목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최근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고, 반문 인사들이 ‘자유자유한국당’이란 울타리 아래로 모이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25%까지 올랐고, 수치만 보면 탄핵 국면에서 보인 위기를 벗어났다는 것은 고무적 현상인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비대위 체제로 꾸려가고 있다. 비대위로 당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아직도 정상적으로 정당 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위험요소를 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내년 2월경 전당대회를 목표로 조직을 가다듬어 인적청산하고 당을 개혁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한바 있다. 자유한국당이 정상적 조직으로 태어나고 안정화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자유한국당 지지도가 오를 즈음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있었고 나경원 후보가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총 103명이 참석한 의원 가운데 68명의 지지를 받아 박빙으로 갈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비박계․복당파 라이벌인 김학용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었다. 아마도 위기에 몰린 범 친박세력의 절대적인 지원이 승리의 요인이라는 말도 들린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반문연대와 보수대통합을 강조해왔다. 선출 직후 인사말에서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일이 많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지긋지긋한 계파 이야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 자신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친바, 비박이나 하는 계파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대치가 아니겠는가.  이는 당이 화합 결속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반문연대를 부르짖으며 보수대통합을 강조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당내 인적 청산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점은 원내대표의 권한과 별도인 조강특위의 그간의 활동에 시빗거리를 만들고, 현재 당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천명한 인적쇄신을 통한 ‘자유한국당 혁신’에 찬물을 끼얹는 반작용으로도 등장할 우려조차 보인다.  

 

또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거당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반대 의향을 보이는 점은 당장 야 3당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테고, 향후 ‘선거제도 개선을 통한 정치개혁’에 역류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국회의원 증원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구실을 붙여 양당 구조에 의한 기득권 챙기려는 자유한국당의 의도가 엿보여지는 대목이다. 

 

또 한 가지가 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가 되기 전인 지난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문 연대 틀을 위한 큰 보수통합론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며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부터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까지 다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으로서 정치적 소신을 밝힐 수 있는 내용이겠으나, 이제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당의 결정과 방침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수대통합은 제1야당으로서는 중요한 가치요, 행동철학이다. ‘보수’라는 틀을 확장해 중도에도 정치 지평을 넓히면서 반문연대를 형성하는 것은 정당이 할 일이다. 그렇지만 태극기 세력과 중도층, 심지어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까지 다 함께 한다는 것은 의원 개인의 활동 영역이 아니 것이다. 상대방 당사자 또는 당해 정당의 대응은 차지하고서라도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결정해야 할 신중한 일인 것이다. 의욕은 좋지만 실현 가능성의 범위 내에서 원내대표의 권한에 속하는 일을 가려서 최적 상태로 나가는 것이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할 일임을 나경원 원내대표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대표자가 아니다. 자유한국당의 당헌․당규를 보면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으로 내년 이 맘 때까지이고, 권한도 한정돼있다. 당대표가 내․외의 대표자로서 당 전체 운영에 관한 포괄적인 책임과 권한을 지고 있지만 원내대표는 다르다. 국회운영에 관한 책임과 국회운영상 최고 권한을 갖는 자로서 의원총회 및 원내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국회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처리하는 등 국회 운영에 관한 권한에 한한다. 물론 최고위원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무에도 관여하지만 당 대표의 전반적인 권한과는 다른 것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반등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지표 악화 등 현상으로 인한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다. 어쨌든 지지율이 탄핵정국 직전인 25%를 회복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자유한국당은 국민에게 잃었던 신뢰를 되찾아야 하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적쇄신을 통한 당 혁신이 아닐까.

 

나 원내 대표가 12일 방송에 출연해 당내 인적쇄신과 관련해 “우리의 에너지를 크게 해하는 쪽으로 가는 쇄신에 대해서는 우려한다”는 입장을 보내면서도 국민눈높이에서 쇄신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에서 보는 쇄신과 국민들이 평가하는 쇄신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책임질 사람에 대한 청산이나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과거로 회귀한다면, ‘도로 박근혜당’이 되겠다면 그나마 당지지도가 반전을 보이는 지금상태에서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당 지도부에서는 잘 알아야 한다. kgb111a@naver.com

 

*필자/김기목. 국대비닐 대표, (사단법인)범국민예의실천운동본부 이사, 전 (사단법인)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상임이사,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영남권 명예기자, 전 광명타임즈 발행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