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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서기라도 했단 것인지?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이라는 데 국민관심 크다

김기목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11/19 [14:14]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1월2일 트위터 계정에서 부인 김혜경씨에 관한 언론보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트위터 캡쳐

트위터 계정 ‘@08__hkkim’의 계정주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인가, 아닌가를 두고 국민 관심이 커진 가운데 17일 경찰이 밝힌 ‘혜경궁 김씨=김혜경’ 지목에도 이재명 지사 부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한쪽이 치명적인 이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은 어느 것이 맞는지에 대해 몹시 궁금한 지금이다.  

 

경찰은 지난 경기도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에 대한 고발건이 접수되자 수사에 착수했고, 의혹의 중심에 서 있던 김혜경 씨를 10월 24일과 11월 2일에 두 번 불러 조사를 마쳤다. 그 후 경찰은 해당 트위터에 올라진 4만여건이 넘는 글 내용들을 분석해 문제의 트위터가 스스로 밝힌 ‘성남 거주 여성’ ‘군대 간 아들’ ‘S대에서 음악 전공’ ‘해당 트위터상 휴대전화번호 뒷자리 번호가 44인 점’ 등 인적 사항으로 볼 때에 실제 김혜경 씨와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계정(@08__hkkim)은 지난 2013년 개설돼 ‘정의를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이 트위터 계정이 이재명 지사를 적극 지지하면서 반(反)문재인 입장을 보여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이 아닌가’ 의혹이 불거진 후 네티즌들이 ‘혜경궁 김씨’로 닉네임을 붙였던 것이다.

 

6.13지방선거 때뿐만 아니라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들은 정치계뿐만 아니라 국민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올라온 글들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경쟁상대인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데 있어 과격하고 과감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와 경쟁했던 상대방에 대해 퍼붓는 비난은 근거가 없었고 저주성에 가까운 내용들이었다. 예를 든다면 대선후보 민주당 경선 경쟁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문 후보 대통령 되면 꼭 노무현 대통령처럼 될 거니까 그 꼴 보자고요”(2016년 12월),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문재인”(2016.12), “한국말도 통역이 필요한 문어벙(문 대통령)은?”(2017.1), “노무현 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 가상합니다”(2017년 12월) 등의 표현을 썼다. 또 네티즌을 공격하면서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2016년 2월)라는 글들은 SNS상에서 공유할 의견이 아니라 익명성 뒤에 꽁꽁 숨어 저주를 퍼부은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저주성 비난을 퍼부었던 상대방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는 “이재명 시장은 민주당의 보물, 차기 대통령”(2017. 6)이라는 글을 올려 지속적인 옹호·지지를 보였으며,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는 경쟁 상대방인 전해철 후보에 대해 비난과 독설은 여전했다.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다”(2018. 4. 2)는 등 문제의 해당 트위터 계정에서는 이재명 찬양 일색이었고, 경쟁자에게는 숱한 저주의 글을 올려 졌던 것이다.

 

그로 인해 전해철 후보 측에서  해당 계정주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이것이 계기가 돼 경찰의 7개월간에 걸쳐 수사를 끝낸 잠정결론으로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와 일치한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지사와 김혜경 씨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월 29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김상문 기자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가 시작되던 당시부터 경찰이 자신과 부인을 망신주기 위한 정치적 작업을 한다고 적극 항변했으며, 17일 경찰발표가 있자마자 “경찰의 ‘스모킹 건’이 허접하다”며 경찰의 ‘증거’를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18일 트위터에 경찰과 자신의 아내 측 주장 중 어느 쪽에 더 공감하느냐며 투표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투표 참여자 2만3000여명 중 85%가 ‘경찰 주장에 공감’을 선택했던 바, 이 지사가 경찰 주장을 반박하면서 조목조목 반론을 내놓았지만 투표 참여자들은 경찰이 밝힌 여러 정황의 ‘스모킹 건’이 더 의심할 수 없는 합리적이라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같이 되자 이 지사는 주말과 공휴일에 집에서 두문불출하지 않고 대책을 마련했고 19일 아침 경기도청 출근길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았던 것이다  

 

‘혜경궁 김씨’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김혜경 씨를 문제가 된 트위터 계정주로 잠정 결론내고, 19일 오전 중에 김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내용에 대한 이 지사의 반격 입장문이다.

 

이 지사의 입장문의 결론은 “(문제가 된) 계정에 글을 쓴 사람은 제 아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경찰수사 내용이 잘못됐음을 반박한 것인바. “경찰이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것들을 몇 가지 끌어 모아서 제 아내로 단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한 경찰이 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에게 뱉으라. 가족을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권력이 이재명을 옥죄기 위해서 무고한 자신의 부인에게 덤터기 씌우지 말라는 입장 표명이었다.

 

이제 ‘혜경궁 김씨’ 사건은 국민이 의혹을 갖고 관심을 갖는 문제로 비화됐으니 간단히 끝날  사안이 아니다. 이재명 지사가 주장해왔고, 그 지지자들이 대응했듯이 또 보기에 따라서는 권력층이 차기 대선후보자 반열에 놓인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입에서는 ‘권력게임’으로 까지 번져나고 있는 문젯거리가 된 것이다.

 

▲ 김기목  칼럼니스트 .  ©브레이크뉴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1등을 차지한 자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2등 안희정은 ‘미투’에 휘말려 정치생명이 끝이 났다. 3등을 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한 때 경선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고, 이제는 진보권의 차기 대선 유력 후보자로 부상되고 있으니 그 싹을 자르기 위한 작업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이재명 지사와 그 지지자들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과응보라는 것이 있어 뿌린 대로 열매를 거두는 것이 세상 이치다. 

 

이 지사의 말대로 혜경궁 김씨가 자신의 부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경찰이 잠정 결론을 내고, 그에 기인해 설령 사법적 판단을 받는다 해도 겁날 것이 무엇 있겠는가. 결백이 증명될 때까지 다소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진실에서 부끄럼이 없고 정치적 소신이 굳건하다면 공명정대하게 밝혀질 것이다. 대명천지에 김혜경 씨가 분명 ‘혜경궁 김씨’가 아님에도 그것을 경찰이 조작하겠는가. kgb111a@naver.com

 

*필자/김기목. 국대비닐 대표, (사단법인)범국민예의실천운동본부 이사, 전 (사단법인)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상임이사,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영남권 명예기자, 전 광명타임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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