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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작’ 황정민, “이효리 등장은 영화의 핵심..출연 결정해줘 감사해”

안기부 스파이 흑금성/박석영 역 맡아 믿고 보는 연기 입증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18/08/15 [21:20]

 

 

▲ ‘공작’ 황정민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황정민은 역시 황정민이었다. 지난해 개봉한 <군함도> 이후 1년만에 <공작>으로 스크린에 컴백한 황정민은 범접할 수 없는 연기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배우임을 입증해냈다.

 

황정민을 비롯해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김홍파, 정소리, 기주봉, 김응수 등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이번 <공작>에서 황정민은 안기부 스파이 흑금성/박석영 역을, 이성민은 북경 주재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을, 조진웅은 안기부 해외 실장 최학성 역을, 주지훈은 북 국가안전보위부 제2국 과장 정무택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난 황정민은 <공작> 홍보 스케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 솔직 담백한 이야기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인터뷰 시간을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연기로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은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의 끝없는 매력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

 

-다음은 황정민과의 일문일답.

 

▲ ‘공작’ 황정민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공작>으로 1인 2역 같은 캐릭터 소화.

 

황정민 : 시작할때부터 그런 식으로 생각하며 작업했다. 실제는 그렇게 안했겠지만 관객들에게 첩보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알려야하니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해야하다보니 말로 차이를 줬다. 서울말과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데, 말을 바꾸는 것 자체가 과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나중에는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의 흑금성을 만들게 됐다.

 

사실 안경의 착용 유무가 흑금성/박석영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장치이지 않나. 그런데 촬영 당시에는 굉장히 불편했다. 안경에 카메라 등 앞이 비추기도 하고, 눈을 보면서 연기해야 하는데 안경때문에 조금 덜 비춰지는 부분도 있으니 힘들기는 했다.

 

-<공작> 첫 느낌.

 

황정민 : 첩보물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하는 상상이 있지 않나. <본>, <미션> 시리즈 등. 그런데 <공작>은 실화를 바탕으로 다룬 작품이다보니 그 내용을 찾아봤는데, 너무나 놀라웠다. 저 역시 90년대를 잘 살아온 사람인데, 그런 사실을 잘 몰랐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일반 관객들도 모르는 분들이 있겠다 싶었다. 저 역시 놀라웠고, 관객들도 놀랍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것보다 이 사실을 알려드리는데 중심을 뒀다.

 

개인적으로 박석영의 신념이 궁금했다. 어떤 신념을 가졌기에 가족을 뒤로하고,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공작>에 흥미를 더욱 느꼈다.

 

국가의 부름에 대한 충성심, 군인으로서의 직업관 등 원래는 박석영과 관련해 지금보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일을 계속 이어오다 나중에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나. 그때 오는 자괴감을 어떻게하면 디테일하게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공작> 흑금성 미화.

 

황정민 : 모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상상력이 들어가니 미화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찍을때 관련된 이야기만 듣지 그분들을 만나는 편은 아니다. 그 안에 갖힐 수 있고, 영화는 창조적으로 만드는 작업이니. 그렇지만 박석영의 실존 인물은 정말 궁금했고,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김정일을 직접 만났다는 사실도 궁금증을 자극했다.

 

실존 인물을 직접 만나고 싶었고, 출소 후 함께 식사를 함께 했는데 사실 사람의 눈을 보면 성향을 조금은 알 수 있지 않나. 그런데 그분은 눈을 봐도 생각을 읽을 수가 없더라. 상태를 파악할 수 없다보니 어려웠다. 그리고 남의 말은 잘 안듣고 자신의 말만 하다보니 벽같은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러면서 제가 받은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그부은 영화 작업을 굉장히 쉽게 생각하더라.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시더라(웃음). 실제와 다른 상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귀엽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공작> 흑금성 준비 과정·선택 이유.

 

황정민 : 외모적인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공작>이 그분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는 아니지 않나. 어떻게보면 우정의 관한 이야기고, 화합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더 컸다. 관객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 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화합한다는 지점에서 <공작>을 시작했던 것 같다.

 

이 사건을 알려드리고 싶다는 것이 <공작>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다. 배우는 관객들에게 알려드려야 하는 의무가 있지 않나. 책임감도 분명히 있었고, 그러면서 실화를 바탕으로 하니 그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안에서 영화적인 요소를 넣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공작> 김정일과 만남 촬영.

 

황정민 : 실제 김정일은 아니지만, 촬영 당시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촬영임에도 불구 너무 떨렸는데, 실제였으면 실례를 했을 것 같더라(웃음). 큰 공간이 주는 위압감, 많은 대사, 짧은 촬영 일정 등 때문에 뭔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저에게 화살이 다 올 것 같더라.

 

단단히 준비해서 촬영에 들어갔는데, 압도되는 분위기도 있고, 실제와 비슷한 김정일이 다가오니 무섭더라. 어릴때 받은 교육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웃음).

 

제가 촬영 당시 대사를 너무 못하다보니 힘들었던 것 같다. 용인 양지에 있는 세트장에서 촬영했는데, 김정일 역을 맡은 기주봉 선배님은 분장에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저는 이성민 배우와 연습을 계속 했음에도 불구, 자꾸 틀리다보니 벽을 보면서 계속 연습하고 연습했다. 그런데 주지훈은 정말 너무나 잘하더라. 그 대범함에 놀라웠다.

 

<공작>을 보면 해당 장면에서 차렷 자세로 많은 대사를 하지 않나. 액션 없이 대사만 차렷자세로 해야하고, 감정이 들어가야하니 너무 힘들더라. 밧줄로 묶인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 장면을 찍을땐 김정일의 강아지로 등장하는 강아지만 가장 편안하게 있었다(웃음). 

 

촬영장에서 이런 압박감을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구강액션이라고 말은 했지만, 가능할까가 가장 큰 문제였다. <공작> 속 모든 장면을 액션처럼 느끼길 감독은 원했는데, 사실 쉬운 건 아니지 않나. 긴장감을 대사만으로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고. 말은 하지만 그 안에서는 칼들이 날아다닌 것 아닌가. 정말 너무 힘들었고, 이성민도 굉장히 힘들어했고 저희끼리 ‘배우 그만두자’는 말도 할 정도였다.

 

제 스스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 큰 코를 다친 것 같다. 평소대로 촬영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 정도가 아니다보니 다시 한번 새로운 부분을 알게 됐다. <공작> 김정일과의 만남 장면을 찍은 뒤 배우로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 

 

-<공작> 이효리 출연.

 

황정민 : <공작>의 핵심이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잘 안됐다가 나중에 출연을 결정해줬는데, 너무나 감사했다. 이효리가 촬영장에 왔을때 감사한 마음밖에 없었다. 이효리가 직접 오니 남자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정말 난리가 났다(웃음). 정말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제가 아는 친구들 중 김제동이 이효리와 친하지 않나. 사실 <공작>을 촬영할때만 해도 나라 분위기가 안좋았다. 이효리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야기하기 그랬지만, 필요한 장면이라 꼭 이효리가 해줬으면 했다. 그러다보니 출연을 결정해줬을때 정말 감사했다. 사실 대안이 없었다. 이효리가 출연을 안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더욱 감사함이 컸다.

 

▲ ‘공작’ 황정민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공작> 북한 모습 촬영.

 

황정민 : 북한 촬영은 세트장이었는데, 미술팀이 정말 북한처럼 꾸몄다보니 그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실제로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 경찰들이 출동할 정도였다. 그만큼 완벽히 재현해서 놀라웠다.

 

중국 장면들은 대만에서 촬영했다. 지금 중국 자체가 너무 발전했다보니 그 모습을 찍을 수가 없더라. 그래서 대만으로 선회했다. 디테일한 세트를 구현해야 하다보니 돈이 많이 들었다. 사실 우리가 북한을 모르지만, 갖고 있는 이미지는 있지 않나. 그래서 더욱 자세히 묘사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나 싶다.

 

저희 영화는 정말 어렵게 시작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냐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했다. 그런데 남북 화합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지 않았나. 그런 모습을 보니 <공작> 속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공작> 촬영은 배우로서의 의무라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불안감도 있었지만 사실 죽기밖에 더 하겠나(웃음). 그러다보니 큰 불안감은 없었다. 투자가 안돼 영화 진행이 안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내가 하는데 투자가 안돼?’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그런 자신감을 감독님에게 계속 심어줬던 것 같다.

 

-<공작> 윤종빈 감독과 첫 호흡.

 

황정민 : 정말 똑똑한 감독님이다. 사실 외모는 그렇게 스마트해보이지 않지만, 집요함도 있고, 굉장히 스마트하고, 예민하다. 눈만 찍는 장면도 많았는데, 제 입장에서는 뭐하는거지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필요하다고 해서 찍었는데, 사실 감독님이 전부를 그리고 있지 않나. 불안함도 있었지만, 편집으로 그 느낌을 살려내는 것을 보니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적인 것들을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제가 촬영 중 ‘어때요’라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웃음). 

 

-<공작> 내레이션.

 

황정민 : 내레이션이 담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레이션이 주는 효과가 있기때문에 담백하게 그려졌으면 했다. 내레이션은 5월달까지 했고, 수십번을 녹음했다. 여러 버전으로 노력했는데, 편집은 지난해 끝났다. 그런데 녹음은 끝까지 했고, 지겹게 집요하게 했다.

 

하면서 짜증나고 힘들었는데 오랫동안 계속 하면 좋은 것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저와 감독님만 내레이션 녹음을 지겨워 안했고, 다른 분들은 굉장히 지겨워하더라.

 

-차기작 <귀환>.

 

황정민 : 윤제균 감독님의 <귀환>에 출연한다. 한국영화에서는 우주 이야기를 다룬 적이 없다보니 저 역시 <귀환>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윤제균 감독님의 <귀환>은 <공작> 촬영때 제안을 받았는데, 많은 관심을 보내줬으면 싶다.

 

dj32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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