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설정 총무원장 사퇴종용 “종헌-종법상 비 합법적”

설정 총무원장 '총무원장직' 인준한 조계종 원로회의 종헌-종법 지키는 게 순리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8/08/06 [12:06]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 조계종 종헌-종법에 따라 총무원장에 선출-인준된 설정 총무원장은 종헌-종법에 의한다면,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설정 총무원장직을 인준해준 조계종 원로회의가 종헌-종법을 준수토록 해주는 게 순리다.   ©조계종

 

어느 조직이나 집권세력과 대안세력이 있다. 조계종의 경우, 설정 총무원장은 집권세력이다.  그는 지난 2017년 10월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는 전체 선거인단 319명 가운데 234표(득표율 73.4%)를 얻었다. 경쟁자인 기호2번 수불스님은 82표를 얻어 낙선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2월18일 조계종 원로회의(의장 종하스님)로부터 인준 받았다. 22명의 원로의원 가운데 재적 의원 19명이 만장일치로 총무원장을 인준했다. 지난 2017년 12월31일부터 공식적인 총무원장 소임을 시작하게 됐고, 임기는 오는 2021년 10월30일까지 4년.

 

어느 조직이나 반대세력-반대자가 있을 수 있다. 설정 총무원장은 지난 2017년 12월31일 소임을 시작, 7개월을 보냈다. 재임기간 추진한 종단 업무에서 큰 하자가 없는 이상 그의 퇴임은 종헌-종법상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는 종헌-종법상 합법적으로 선출된 종단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설정 총무원장의 퇴임을 촉구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였던 대표적인 인물은 설조스님. 그는 유명한 종단 정치가다. 1970년대 말 조계-개운사 분규 땐 개운사 편에서 투쟁했었다. 설조 스님은 지난 6월20일부터 단식투쟁을 하다가 지난 7월30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41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했던 설조 스님에 대해 언론은 보도에서 "젊었을 적 병역기피자가 되지 않기 위해 호적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또한 또한 과거 불국사 주지 재직 시절에 “△문화재 관람료 개인 통장 관리 △수십억원의 분담금 체납 △종단 미승인 계약 체결 △총무원 감사 거부 등으로 종단에서 제적징계를 받은 바 있다”고 기사화됐다. 설조 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끝나 조계종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시기로 넘어온 것.

 

총무원 반대 세력인 일부 불교관련 시민단체들은 설정 총무원장의 과거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그 가운데 설정 스님의 은닉처 문제는 확실하게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파들에 의해 당사자로 지목된 김0정씨는 녹취록과 기자회견을 통해 설정스님과 무관함을 밝혔다.

 

필자는 본지 지난 3일자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의 사생활 누명을 벗겨드리고 싶다” 제하의 글에서 “김○정씨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사실-진실을 밝혔다. 녹취록과 지난 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였다.  김O정씨는 녹취록을 통해 자신이 낳은 여자 아이가 설정스님의 아이가 아닌 '김 처사'의 아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귀국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말했다. “전○경은 설정스님의 딸이 아니며, 도현스님이 공개한 녹취는 조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하와이 무량사 도현스님의 기자회견에 대한 나의 입장표명' 제하의 회견문을 낭독, '하와이 무량사 도현스님의 기자회견을 보고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견을 통해 '그 아이의 친부에 해당하는 사람은 과거의 '어느 거사'와의 사이에서 잉태된 생명'이라고 공개하고 “설정 스님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못 박아 말했다. 그녀의 말이 진실(眞實)이다”고 지적했다. 그 여인은 “그 아이의 친부에 대해서 말하라면 저 입장에서는 또 한번 과거의 악몽 같은 시간으로 돌아가 생각조차도 하고 싶지 않은 그 얘기를 또 해야 하기에 심적인 부담이 됩니다만,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만 천하에 밝힐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의 친부에 해당하는 사람은 과거의 어느 거사와의 사이에서 잉태된 생명입니다”고 강조했다.

 

설정 총무원장의 향후 운명은 어떠할까? 자진 서퇴인가, 총무원장직 고수인가?

 

조계종 여러 중앙신도회는 종단이 합법적-민주적 절차에 의해 정상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신도회(회장 이기흥)는 8월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종단의 운영이 종헌, 종법 등에 따라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조속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모든 사부대중께서 힘을 모아 주실 것”을 촉구했다.

 

▲ 설정 스님 퇴진반대 시위.    ©브레이크뉴스

▲ 6일,  “설정스님을 지지하는 불자들의 모임”은 조계사 앞에서 "설정스님 퇴진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 상-하. 사진/브레이크뉴스

 

“설정스님을 지지하는 불자들의 모임(이하 약칭=설지모)”측은 5일 “사부대중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원장직 고수투쟁을 선언했다. 설지모측은 호소문에서 “일부 음모세력의 허위 주장에 호도되지 않고 설정스님을 믿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를, 종단의 개혁과 발전을 이루는데 큰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설정스님께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주장했다. 설지모측은 “저희들은 너무 힘든 상황 속에 계신 스님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설정스님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 없다”고 밝혀, 사실상 설정 총무원장의 총무원장직 고수를 공개리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설지모측은 이 호소문에서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설정스님의 은처자 의혹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실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은처자 의혹은 말 그대로 일부 반대 음모세력들의 의혹에 불과한 것인데도, 음모세력의 도를 넘어서는 인신공격,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짓이 난무하는 현재의 상황에 더 이상 이 사태를 묵과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여, 진실을 알리는 한편, 설정스님의 종단 개혁의지에 힘을 실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지모측은 6일부터 설정 총무원장의 총무원장직 유지를 호소하는 장기 시위에 들어갔다.

 

설정 총무원장도 앞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7월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관련된 일로 종도들과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린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모색해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오래전 일로 종단이 이렇게까지 혼란을 겪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전제하고 "종헌종법 질서를 부정하고, 갈등과 분규라는 과거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 종단은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헌종법 질서를 근간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법철 스님(불교신문 전 주필)은 조계종의 현 사태를 해결하는 한 방안으로 총무원장의 권한인 사면권을 발동, 그간 제적된 승려들을 구제하는 길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설정 총무원장이 먼저 종단의 화합분위기를 만들어 가면 반대세력들을 껴안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정 총무원장을 인준한 조계종 원로회의의 향후 태도이다. 설정 총무원장은 종단의 종헌-종법에 의해 당선된 집권세력이다. 합법적인 집행부인 것. 그런데 소수의 반대세력-시위자들이 총무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해서 퇴진한다면 조계종은 존재할 수 없는 집단이 될 것. 그런데 조계종 원로회의는 이번 종단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8월8일 회의를 소집한다. 이번 원로회의에서는 종단 현안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조계종 종헌-종법에 따라 총무원장에 선출-인준된 설정 총무원장은 종헌-종법에 의한다면,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설정 총무원장직을 인준해준 조계종 원로회의가 종헌-종법을 준수토록 해주는 게 순리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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