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급작스럽게 남북고위급 회담취소 "진보진영 찜찜"

남북고위급회담 취소를 보면서...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 기사입력 2018/05/16 [17:15]

▲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브레이크뉴스

북한이 급작스럽게 남북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이 결국 본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색하고 있으며, 진보 진영에서는 큰 틀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로드맵을 달성하는 데 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찜찜한 기색이 엿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 달 12일에 있을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성동격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추측해보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이번 사건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에 대한 북한의 '신뢰' 문제에 기초하지 않는가 싶다.


북한은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비핵화 및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에 반해 그들이 간절히 바라는 반대급부, 곧 보상과 지원의 내용에 대해서는 미국이 뜬 구름 잡기식 이야기만, 그것도 간헐적으로 흘리기만 하는 것에 대해 그 진정성을 놓고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또한 볼턴으로 대표되는 미국 강성파들이 계속해서 비핵화 허들을 높이고 있는 것도 북한 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핵 조약을 파기한 것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김으로써 발생한 유혈 사태에 대해 강경하고 뻔뻔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부적 토론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하지만, 작금의 정세에서 남북이, 그리고 북미가 서로 마주 앉아 평화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항복해서가 아니다. 최근의 일련의 협상과 대화는 서로 윈윈하기 위함이지, 무슨 전승국이 패전국에게 조공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매파들이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 의지를 이용하여 전승국 행세를 하려는 데서, 결국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


아무튼 이런 염려가 기우에 그치고, 다시 한반도 이해당사국들이 진정성을 갖고 협상테이블에 적극 임하길 기도한다.


아울러 북한도 기성의 관성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상식과 룰을 존중해가며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상대국의 신뢰를 얻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일전에도 말했듯이, 어쨌거나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갈수록 더욱 중대하고 심각해지고 있다고 본다. heungyong57@hanmail.net

 

*필자/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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