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의 봄바람
봄이 오려는가
또 다시 행주에 봄이 오려는가
제주 돌개 바람이
진도 바다냄새를 품고
광주 피냄내를 퍼 담아
지리산의 풀냄새를 섞어
또 다시 비릿한 봄을 몰고 오려는가.
그냥 잊고 싶었지만
남풍이 자꾸 불어와
꿈속에서 노랑 나비떼가
자꾸 날아들어
잊을 수 없다네
떨쳐버릴 수가 없다네.
세월이 흘러
한 강으로 흘러
빛 바랜 아픔이
행주산성 분홍 진달래로 피어나는 아릿한 봄
산에 들에 떠 도는 외로운 혼들이
비린 바람을 살어와
또 다시 깨어나는 행주의 슬픈 봄
깊고 오랜 상처를 .
또 다시 저미는 아픈 봄이
영원히 망각할 수 없게 만드는 잔인한 봄이
밤새 푸른 벼개 잎에
비린내로 스며든다.
(편집자 주) 브레이크뉴스 창간 15주년 축하를 위해 제주 4.3 항쟁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래하는 환경지킴이 천연초 이기영 박사가 이 시를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