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흑기사’ 서지혜, 팔색조 매력 발산..미워할 수 없는 악역 ‘호평’

샤론양장점 디자이너 샤론(최서린) 役..삼각 로맨스로 긴장감 고조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8/03/05 [06:01]

▲ 배우 서지혜 <사진출처=HB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이남경 기자=
배우 서지혜가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에서 샤론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에 맞서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그린 드라마. 서지혜가 맡은 샤론 역은 샤론 양장점의 디자이너로, 장백희(일명 베키/ 장미희 분)와 함께 200년 넘게 살아온 미스터리한 인물. 

 

샤론은 문수호(김래원 분)를 두고 정해라(신세경 분)과 불꽃 튀는 삼각관계를 형성, 긴장감을 더했다. 서지혜는 극중 차갑고도 이기적인 성격에 강렬한 욕망을 품고 있지만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완성시켰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흑기사’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하며 브레이크뉴스와 만난 서지혜는 솔직 담백한 입담으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흑기사’는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지혜는 “중간에 코믹 같은 요소들이 있는데, 너무 무서운 느낌으로 가면 숨쉴 곳이 없으니까 감독님께서 블랙 코미디 요소를 이야기하셨어요. 자칫 잘못하면 무게감 있는 캐릭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진지함에서 나오는 블랙 코미디를 하려고 했는데 그 자체로 재미있게 잘 표현되고, 좋아해주셔서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흑기사’의 샤론를 통해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얻은 점에 대해서는 “저야 잘 봐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면서 불안한 것도 있고, 부담스러운 느낌도 있어요”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캐릭터도 연기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걸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그런 평가를 해주셨는데 아무 생각도 안 하는 게 편할 것 같았어요. 그런 평가가 저한테는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르겠지만 약이 되려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 배우 서지혜 <사진출처=HB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극중 샤론은 과거의 악행으로 늙지도, 죽지도 않는 저주에 걸려 200여 년을 살고, 한 남자에게만 맹목적인 사랑을 갈구한다. 서지혜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대본을 바탕으로 많은 상상력을 동원했다고. 

 

그는 “그냥 그 인물을 이해하려고 했어요“라며 “웃기지 않고 샤론의 아픔이 잘 표현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그런 고민이 모이고 모여서 샤론이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다른 작품에서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 없었고, 시대극처럼 보여주는 지점이 있어서 그런 것에서 잘 찾아가려고 노력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이 친구가 어떻게 살아왔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걸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그게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아요. 1-2회에도 감정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무표정에 속을 알 수 없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어요”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가님이 올드한 대사를 많이 써주셨어요. 아메리카노를 ‘블랙 커피’라고 한다거나, 그런 옛날 말들을 포인트로 잘 살리려고 했어요”라고 전했다. 

 

집착에 가까운 샤론의 사랑에 대해서는 “저도 처음엔 공감을 못했어요. 250년 동안 어떻게 한 남자를 바라보고 살아왔을까, 지금은 더더욱 말이 안 되잖아요”라고 털어놨다.

 

이어 “샤론이라면 죽지 않는 존재가 됐다는 걸 알고,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걸 했을까? 마음 터놓고 공유할 수 있는 건 백희밖에 없었을 거고, 다른 남자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저는 (새로운 사랑을) 못 했을 거라 생각했어요”라고 밝혔다.

 

샤론의 입장에서 고민을 시작한 서지혜는 “한 번 정을 주면 끊어내기가 힘든데, 그걸 ‘이 친구가 어떻게 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왜 명소라는 사람에게 집착할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더라구요”라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의 첫사랑이니까, 그런 것들이 그래도 납득이 돼서 연기를 했어요”라며 “찍다 보니까 샤론이 불쌍하기도 하더라구요. 사랑을 할 줄도 모르고 받은 것도 없어서, 수호가 후라이팬 든 여자가 이상형이라는 얘기를 듣고 후라이팬 들고 포즈를 취하는 게 짠하고 불쌍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샤론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서지혜의 연기력 뿐만 아니라, 극중 화려한 패션과 물오른 비주얼도 화제였다. 이에 서지혜는 “감사해요. 외모는 스태프 분들이 카메라나 조명을 신경을 많이 써주신 거예요”라며 웃었다.

 

특히 “내가 예뻐, 정해라가 예뻐?”라는 대사에는 “샤론이 더 예쁘다”라는 댓글이 달릴 정도. 서지혜는 “예쁘다는 말은 항상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30대 중반이다 보니까 더 많이 듣고 싶어요. 제가 언제까지 그런 말을 들어보겠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랜 삶을 살아온 샤론인 만큼, 서지혜는 ‘흑기사’를 통해 사극부터 현대극, 남장에 이어 노파 분장까지 감행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힘든 분장을 소화했지만 촬영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분장하는데 오래 걸렸어요. 손 하나 하는데 한 시간 반이 걸렸거든요.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막바지에는 잠이 부족했던 터라 저는 편안하게 촬영을 마쳤어요. 힘든 줄 몰랐고, 정신도 없고 집중하다 보니까 드라마 하는 내내 시간이 빨리 갔어요.”

 

서지혜는 “연기하는 재미도 있었고, 드라마 하나가 아니라 한 4-5편 찍은 것 같아요. 정말 별의 별 장르들이 나온 것 같아서 저는 재미있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한 드라마에서 여러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게 흔치 않은 경험이잖아요. 몸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JTBC 드라마 ‘귀부인’에 이어 또 한 번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장미희에 대해서는 “선생님이랑 저는 두 번째 작품이에요. 그래서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장미희와 남다른 케미를 선보인 서지혜는 “후반부에는 선생님이 저를 때리거나 목을 조르거나 하는 신이 많았는데 엄마, 언니처럼 ‘더 때릴까?’, ‘어떻게 해볼까?’ 이런 얘기도 많이 했어요.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나와서 케미가 더 살았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 부분에는 서로 등 돌리는 신도 있었어요. 둘 다 짠하더라구요. 250년 동안 쭉 같이 살아왔는데, 가족보다 끈끈할 수 있는 사람이 등을 보인다는 게 정말 슬펐어요”라고 말했다.

 

▲ 배우 서지혜 <사진출처=HB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어느덧 데뷔 15년차가 된 배우 서지혜는 “어릴 땐 패기와 열정, 그런 걸로 여기 있었다면 지금은 어떻게 신을 표현할까 디테일한 고민도 많아졌어요. 어릴 때는 무식하다, 용감하다 할 정도로 막 했다면 지금은 예민하다 할 정도로 고민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데뷔 초와 달리, “어떻게 보면 고민을 해야 더 발전이 있는 것 같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많이 생겼어요”라고 말한 서지혜. 그에게도 “연기를 계속해야 하나, 다른 일을 해야 하나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왔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

 

그는 “20대 중후반에 잠시 쉬었을 때가 있어요. 그 때 고민을 많이 했죠”라며 “1-2년 정도 공백기에 학교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일상생활 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 보니까 5-6년은 해왔는데, 그만두게 되면 뭘 할지 너무 막연하더라구요”라고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왕 발을 들였으니,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생각 하나로 ‘다시 해보자’고 좀 더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이렇듯 서지혜의 변화는 작품을 고르는 기준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그때 그때 다른 것 같아요”라고 하면서도 “작품을 재미있게 읽고, 재미있었다는 느낌이 들어야 돼요. 예전에는 ‘못할 것 같아’ 싶으면 안 했어요. 이제는 어렵더라도 ‘해볼까?’ 하는 도전정신이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대본을 처음 봤을 때도 캐릭터가 너무 독특하고 감정선도 일반적이지 않아서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그럼에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어렵지만 해볼까?’라는 도전 정신이 생겼어요.”  

 

도전 정신으로 임한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친 서지혜에게 ‘흑기사’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자, 스스로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그는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가 지적이고 단아하고 차가운 도시 여자의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코믹한 면도 있고 무서운 모습까지 다양하게 보여줬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또한 “내면적으로는 이 작품을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세트장도 추웠고,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져서 힘들었거든요”라며 “너무 힘들어서 대사도 안 외워지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그랬는데 어떻게 잘 참아낼 수 있도록 성장한 것 같아요”라고 돌아봤다.

 

끝으로 서지혜는 “최대한 열일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게 있으면 바로 하고 싶어요”라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예고했다. 올해 영화 <창궐>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서지혜, 그의 향후 행보에 더욱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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