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슬기로운 감빵생활’ 이규형, 해롱이 성공적 변신..무한매력 발산

마약사범 유한양 역으로 독보적 캐릭터 구축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8/02/04 [23:54]

▲ 배우 이규형 <사진출처=엘엔컴퍼니>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이남경 기자=
배우 이규형이 ‘슬기로운 감빵생활’ 해롱이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으로 데뷔한 이규형은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 꾸준히 활동해왔다. 지난해 종영한 KBS 2TV ‘화랑’을 통해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인 이규형은 tvN ‘도깨비’에서 보험금 때문에 아내를 살해한 남편, tvN ‘비밀의 숲’에서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었던 윤과장으로 반전을 선사하며 얼굴을 알렸다.

 

지난달 18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마약사범 유한양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해롱이’ 유한양 역은 이규형이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밝고 귀여운 캐릭터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디테일한 행동 하나하나부터 목소리까지 섬세한 연기력으로 해롱이를 그려낸 이규형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나 ‘슬기로운 감빵생활’ 관련 에피소드를 전했다. 보여준 모습과 또 다른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채로운 면모을 선보이고 싶다는 이규형, 그의 무한 매력에 빠져보자.

 

-다음은 이규형과의 일문일답.

  

▲ 배우 이규형 <사진출처=엘엔컴퍼니>     © 브레이크뉴스


-결말.

 

이규형 : 나가자마자 약을 하는 건 알고 있었다. 애초에 말씀해 주셔서 알고 있었지만, 왜 하는지는 몰랐다. 그 이유까지는 말씀해주시지 않으셔서 왜 하게 되는 건지 혼자 많은 추리를 했다. 지원이가 미국으로 떠나는 게 힘들어서 다시 한다고 짐작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그냥 못 참아서 한 거였다. 적잖이 당황했다.(웃음) 그렇지만 저는 만족한다. 충격을 받긴 했지만 가장 바람직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유한양 역할 첫 인상.

 

이규형 :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뭐 하는 애지?’ 싶었다. 대본을 4부까지 받았는데, 1-2부에는 호송버스 안에서 ‘신라호텔 가는 거야?’, ‘오네가이시마스’ 이러다가 물병 맞고, 비 오는 날 가습기 찾다가 맞으니까. 3부부터는 김제혁(박해수 분)과 같은 방에 들어가면서 뭘 하기만 하면 자꾸 맞아서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했던 것 같다. 

 

-캐릭터 소화 어려움 없었는지.

 

이규형 : 마약을 했는데 귀여워야 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게이인 듯 게이 아닌 듯 표현하려고 했다. 동성애를 표현할 때 거부감이 들지 않게끔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말투 같은 건 제가 만들어 간 거고, 만취 상태인데 귀엽게 보이는 행동들은 디렉션을 주셨다. 어쨌든 캐릭터를 귀엽게 하려면 목소리 톤이 더 올라가야 할 것 같고,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이톤의 목소리가) 나온 것 같다.

 

-캐릭터 준비.

 

이규형 : 뭘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더라. 작품을 통해서 접하려고 했는데, 해롱이는 리얼한 캐릭터가 아니다. 약쟁이가 귀엽고, 약 때문에 추위에 떠는 건 잠깐 나오지만 멀쩡할 땐 멀쩡하면서 막말도 하고 맞으면서 싸움도 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크다.

 

‘어차피 현실에 없는 캐릭터라면 굳이 사실적인 부분에 구애받지 말고 마음대로 해보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했다. 극중에서 점점 시간은 흘러가고, 약 기운이 빠지면 해롱이 만의 캐릭터가 빠져서 재미없는 인물이 될까 봐 걱정했다. 

 

해롱이가 극중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이다 보니까, 제가 무거워지면 극 분위기도 무거워졌을 거다. 해롱이의 약 기운이 빠지는 건 미세하게, 조금씩 바꿔갔다.

 

1부의 해롱이 모습과 출소하기 직전의 해롱이 모습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느껴질 거다. 그런 차이를 잡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감독님도 8-9부쯤 대본이 나올 때마다 ‘연기 하는 게 쉽지 않겠다’ 하시더라.

 

-신원호 감독 디렉팅. 

  

이규형 : 캐릭터에 대한 디렉팅은 5월에 첫 리딩을 했을 때 (박)해수 형, 저, (김)성철이, (정)재성이 넷이서 했었다. 그 때 저 나름대로 준비해 간 캐릭터가 감독님 마음에 드셨는지, 그냥 이렇게 가면 되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달리 해주신 말씀은 없었다. 

 

-캐스팅 이유.

 

이규형 : 감독님이 ‘슬기로운 감빵생활’ 캐스팅을 위해서 지난해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셨다. 그때 제가 드라마 ‘화랑’이 끝나고 다시 공연으로 돌아와서 연극 ‘날 보러와요’, ‘팬레터’ 초연 두 작품을 하고 있었다. 운 좋게 감독님이 두 작품 다 제가 나온 회차를 보신 거다. 운이 좋았다. 

 

‘날 보러와요’에서는 용의자 역할이었다. 용의자 1·2·3과 범인까지 1인 4역을 했다. 그 중에 용의자 2가 만취남이었다. 가끔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진상 피우는, 딱 그런 역할인데 그걸 보시고 저기서 톤만 바꾸는 게 가능하다면 해롱이가 되지 않을까라고 가능성을 봐주신 것 같다.

 

신원호 감독님 말씀으로는 ‘날 보러와서’의 그 역할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팬레터’에서 술 취한 연기를 할 때 이우정 작과님과 함께 웃음이 터졌다고 하시더라. 저만의 시그니처 같은 톤이 있다고. 그 톤에서 생각하셨던 해롱이와 일치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 배우 이규형 <사진출처=엘엔컴퍼니>     © 브레이크뉴스


-인기 체감하는지.

 

이규형 : 집 밖으로 잘 나가진 않고 집 앞 단골집에서 소주 마시는 정도다. 피부과나 치과, 병원 가는 거 말고는 극장-집-요가학원 정도다. 신기하게 제가 재활 목적으로 요가를 한 달 넘게 다니고 있었는데 6-7부쯤에서 요가를 하는 장면이 나오더라. 신기했다.

 

가끔 촬영이 일찍 끝났을 때 2상6방 사람들끼리 집 근처에서 술을 먹으면 많이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셨다. 밖에서도 죄수들이라 생각하시는지 계산을 많이 해주시더라.

 

-2상6방 케미 유발자.

 

이규형 : 다들 색깔이 다르다. 문래동 카이스트 형님과 재미있는 요소로 부딪혔다면, 제혁이 형은 엄마처럼 저를 챙겨주고 보듬어주고 어떤 애드리브를 쳐도 잘 받아준다. 제가 뭘 해도 형들이 잘 받아주니까 케미가 좋다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김제혁 선수가 공주님 안기로 안아서 내려줄 때, 잡고 안 나줬었다. 그럴 때 간지럼을 태우기도 하고, 그런 신들이 재미있어서 그대로 방영된 게 좋은 케미로 보여진 것 같다. 제가 케미 유발자가 아니라, 상대 배우들이 잘 받아주니까 보시는 분들이 케미가 좋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이규형 : 저는 2상6방 촬영 내내 다 즐겁고 재미있었다. 저는 주로 싸우고 맞고 재미있는 신이었는데, 잊을 수 없는 건 동창회 회상 장면이다. 

 

바비킴 씨의 ‘사랑 그 놈’ 노래가 깔리면서 첫 키스신이었는데 발만 나왔다. 촬영할 땐 상체도 찍었다. 입술이 닿는 건 아니지만 실루엣이어서 얼굴에 닿기 직전까지 다가오는 걸 찍었다. (김)준한이가 동갑인 덕분에 빨리 친해졌는데 다가올 때 표정을 찡그리고 있었다.(웃음)

 

감독님도 우리가 너무 가까워지니까 ‘그만 가’ 하시더라. 보시는 분들이 그것도 부담스러워 하실 수 있다. 발만 다가가는 걸로 찍게 됐는데, 제 역할이 동성애이긴 하지만 거부감이 들면 안 된다. 

 

제가 극을 환기시켜야 하는데 거부감이 들면 채널을 돌릴 수도 있고, 보기 싫어지면 그 롤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니까 최대한 동성애를 친구 사이 만큼 담백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준한이도 연기를 너무 잘한다. 눈빛이 너무 좋더라. 접견실 신을 찍으면서 상대 배우를 잘 만났다고 느꼈다. 

 

-무대 연기와 드라마 촬영 다른 점.

 

이규형 : 공연은 연기를 하기에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짧으면 4주에서 8주 가량 연습 기간이 있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환경에서 연기 하고 나오면 되는 그런 장점이 있다. 관객과 바로바로 생동감 있게 호흡할 수 있다. 무대에서 내가 숨죽였을 때 관객도 고요하고, 같이 호흡하는 게 느껴진다. 그런 게 재미있다.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나중에 모니터로 봤을 때 재미있더라. 촬영하면서는 거의 모니터를 못 한다. 바로 다음 신을 촬영해야 하니까 내가 어떻게 연기 하는지 모르는데, 생방으로 촬영하는 건 반응이 바로 오니까 제가 연기에 반영할 수 있다.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 왜곡되지 않게 시청자 반응을 보면서 어떤 표현이 약했는지, 강했는지 피드백이 가능하다.

 

-캐릭터 환기.

 

이규형 : 그동안 주로 무게 있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정 반대의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여서, 제 입장에서는 좋았다. 

 

저는 운 좋게 전작에 이어 상반된 모습을 바로 보여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있다. 시기적으로 ‘비밀의 숲’ 윤과장은 완전 가슴 아픈 인물이었다가, 이보다 더 또라이는 찾기 힘들 것 같은 해롱이를 만나서 제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였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 ‘팬레터’ 전석 매진.

 

이규형 : 그 작품은 초연 때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성을 좋게 평가 받아서 초연에도 잘되긴 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큰 극장으로 옮겼다. 잘돼서 너무 감사하고 좋다. 

 

제작사 측에서도 좋아하고, 공연을 계속해서 올리려면 작품 자체의 인지도도 올라야 하는데 이번에 해롱이를 사랑해주신 분들이 공연까지 관심을 보여주셔서 저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팬레터’는 중국 왕가위 감독님이 투자 제작한 작품이다. 중국 진출도 앞두고 있는데, 더욱 탄력 받게 돼 감사하다.

 

-향후 계획.

 

이규형 : 예전에 비해서 조금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신중해졌고, 잘 해내고 싶다. 기존에 했던 것과 겹치지 않는 모습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비슷한 이미지로 소비되고 싶지도 않고 보시는 분들이 ‘저런 것도 되는 구나’ 하실 수 있는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 시청자들과 관객들이 이규형이라는 배우를 믿고 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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