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한반도 습격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1/17 [15:20]


한파 끝난 뒤 미세먼지의 습격            

미세먼지가 덜하면 한파가 닥치고 날이 풀리면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연 것이 요즘 날씨다. 바람이 잦아든 겨울날에는 미세먼지가 지표면에 더 가까이, 더 오래 머문다. 그래서 한파가 끝난 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것. 지난 1월 15일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하루 동안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을 무료로 하고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교통량은 1.8%로 소폭 감소해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다. 미세먼지는 순전히 국내의 오염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선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왜 위험한지, 유독 한파가 끝난 뒤 찾아오는지 알아보자.
 
가장 큰 원인은 중국발 스모그
 
미세먼지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유해성분이 대부분이고 카드뮴, 납과 같은 중금속이 섞여 있다. 이것은 자동차 매연, 난방기구, 공장 가동을 통해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탈 때 나온다.
 
미세 먼지의 원인으로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석탄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통계연보(2011)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의존율은 70%를 넘어섰다. 게다가 겨울이 되면서 석탄 사용량이 더 늘었고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졌다.
 
실제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1월에는 993㎍/㎥(세제곱미터당 마이크로그램), 10월에는 407㎍/㎥에 달했다. WHO 권고 기준인 25㎍/㎥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농도로 연료사용이 많은 겨울에 특히 높았다.
 
이것이 서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와 오염물질과 합쳐지고 축척되면서 뿌연 하늘을 만든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풍이나 북서풍이 불 때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져 배출된다. 하지만 미세먼지(PM10)는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1/10정도인 10㎛로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에 축척된다. 여기서 PM이란 Particulate Matter(입자상물질)의 약어이며 숫자 10은 앞에서 언급된 지름 10㎛를 나타낸다. 기관지에 쌓이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진다. 또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다.
 
실제 대기오염 측정 자료와 건강보험공단의 심혈관질환 발생 건수 등을 종합해 보면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0㎍/㎥ 증가할 때 심혈관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수가 전체연령에서 1.18% 늘고, 65세 이상에서는 2.19% 증가했다. 미국암학회의 자료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증가하면 심혈관과 호흡기 질환자의 사망률이 12%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연구 결과도 많다. 덴마크 암학회 연구센터는 유럽 9개국 30만 명의 건강자료와 2095건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미세먼지와 암 발병률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했다. 미세먼지도 10㎍/㎥ 늘어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했다.
 
조기사망위험도 커졌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롭 비렌 박사팀이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가할 때마다 조기사망 확률이 7%씩 증가하였다. 서유럽 13개국 36만 7000명의 건강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왜 한파가 끝나고 미세먼지가?
 
겨울철에는 대기순환이 잘 안 돼 지표면 부근에 미세먼지가 쌓일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지표면에서 멀어질수록 기온이 낮아지면서 대기가 잘 순환한다. 무겁고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오고 가볍고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대류현상 말이다. 그런데 겨울에는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역전층 현상’이 일어나 대기가 잘 순환하지 못한다. 즉 대류현상이 줄어 미세먼지가 지표면 부근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어렵게 된다.
 
마스크는 필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외출을 해야 한다면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눈이 올 때는 우산이나 모자를 써 직접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통해 체내 흡수되는데 호흡기가 촉촉하면 미세먼지가 체내로 들어가지 않고 남아 있다가 가래나 코딱지 등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이 글은 출처 <KISTI의 과학향기>에도 게재돼 있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대전충청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