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 고사 위기‥가격 경쟁력 잃고 가입자 이탈 지속

임중권 기자 | 기사입력 2018/01/12 [15:48]

 

▲ 알뜰폰 업계가 경쟁력을 잃고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임중권 기자=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급성장해온 알뜰폰 업계가 문재인 정부 통신비 인하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사실상 고사 위기에 몰렸다.

 

알뜰폰 시장은 정부의 활성화 정책과 알뜰폰 사업자들의 적극적 노력에 힘입어 2011년 처음 시장에 등장한 이후 매년 점유율을 높여왔다.

 

특히 ‘기본료 0원’, ‘반값 요금제’로 소비자 입소문을 타며 2017년에는 가입자 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일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 현상은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택약정 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되면서, 소비자들이 굳이 알뜰폰 업체를 이용할 이유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또 망도매대가 인하율이 업계 기대보다 한참 낮아 가격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된다면, 알뜰폰 업계의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알뜰폰 떠나는 소비자들

 

업계에선 지난 2011년 출범한 알뜰폰 업체들의 총 누적 영업 손실 규모를 3300억원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가입자 순 감소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알뜰폰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로 옮긴 가입자는 6만1913명이다. 같은 기간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 5만7270명로, 약 4600여명의 소비자가 이통사로 갈아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366명, 10월에는 1648명이 알뜰폰을 떠났다.

 

보편요금제 도입도 악재

 

아울러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다는 점도 알뜰폰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보편요금제란 기존 3만원대 요금제를 2만원에 제공토록 하는 게 주요 골자로, 만약 도입된다면 2만원만 내면 음성통화 약 200분, 데이터 1GB를 쓸 수 있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된다면 업체들 줄 도산은 시간문제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은 이미 이통사에게 밀린 데다가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약속하고서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투자를 유도하고 만든 시장이면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알뜰폰 업체 대다수가 영세 기업인데, 이러다간 다 망하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믿었던 망도매대가 인하율마저 미미

 

아울러 망도매대가 협상 결과도 알뜰폰 업계 경영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망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가 이통사 망을 빌려서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금액으로, 가격 결정은 정부와 SK텔레콤이 매년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그러나 올해 협상 결과는 알뜰폰 업계 바램과는 정반대로 인하율은 미미했다. 한국통신사업자협회는 인하율 10%를 요구했지만 결과는 더 낮은 7.2% 인하로 결정됐다. 이와 더불어 무제한 요금제에 해당하는 11GB 이상 데이터 인하율은 1.3%에서 3.3%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B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알뜰폰 도매대가를 10% 인하하겠다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10% 인하해줘야 운영이 가능하다. 게다가 대부분 소비자가 원하는 무제한 요금제 도매대가를 1% 인하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경영 악화를 버티기 어려워진 알뜰폰 업체들은 새해 들어 무제한 요금제 폐지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당장 소비자 비난여론에 직면할 것을 알면서도 내린 어쩔 수 없는 대책이었다.

 

업계 최대 사업자 CJ헬로 모바일은 지난 8일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했고, 에스원 안심모바일 등 다른 업체들도 무제한 요금제 가격을 인상했다.

 

정부 "지원 정책 마련위해 노력 중"

 

한편, 정부도 이같은 어려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알뜰폰 주무부서 한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비 감면 정책 때문에 알뜰폰 업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시장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알뜰폰 업계의 입장도 충분히 반영해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있으니 좀 더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break98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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