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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비트코인에 열광하나?

탁지훈 기자 | 기사입력 2017/12/07 [19:33]

 

 

브레이크뉴스 탁지훈 기자= 잠시 한눈만 팔아도 폭락과 급등이 반복되는 도박판과도 같은 가상화폐에 유독 한국만 열광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를 계속 이어가면서 막대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만 유독 비트코인에 큰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주식시장처럼 폐장이 없기 때문에 주말에도 24시간 사고팔고 할 수 있고 가격변동폭도 극심해 '비트코인 좀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하루 거래액도 6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코스피 등 국내 주식 시장의 1일 평균 거래액이 3조원대 인 것과 비교하면 2배도 넘는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란?


비트코인은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다.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9년으로, 나카모토 사토시란 가명을 쓰는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들었다. 호주인이라는 이야기가 있으나,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다.


사실 비트코인이 처음 발행됐을 때만 해도 한동안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2013년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키프로스에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자금피난처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그리스에 투자했던 키프로스 은행들이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자, 키프로스 정부측은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에 EU는 구제금융 조건으로 예금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요구하자, 고액자산가들이 축적해놓은 막대한 예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시 연초에만 해도 20달러이었던 비트코인은 그 해 11월에 1200달러를 돌파했다. 1년도 안 된 사이 60배로 급등한 것이다.


최근에는 지난 5월 중국과 일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 사재기가 확산됐고, 그 바람이 한국에까지 불어왔다. 지난 7월 이후 국내 가상화폐가 수천억원대로 거래되면서 여기에서 몇몇 사람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두면서 급부상하게 됐다. 비트코인 상승세는 2013년 수준을 이미 넘어섰고, 현재는 1비트코인당 2000만원의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외신들도 걱정하는 한국의 비트코인 열풍

 

외신들은 최근 비트코인 보도를 하며 전세계적으로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한국의 인구는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원화 거래액은 달러 거래액보다 많다"며 "가상화폐 열기가 한국보다 더 뜨거운 곳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중국 등에서 가상화폐 시장이 몇 년간 성장한 것과 달리 한국의 시장은 1년 전부터 갑작스럽게 팽창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의 블룸버그통신도 "한국만큼 비트코인에 빠진 나라는 없다"며 "한국은 비트코인의 '그라운드 제로(핵폭탄이 폭발한 지점)'이다"라며 한국의 비트코인 열풍을 7일 보도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 비트코인 거래에서 한국의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부랴부랴 가상화폐 대책 마련


국내에서 가상화폐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도 부랴부랴 규제책 마련에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청년들이 빠른 시간에 돈을 벌고자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있고, 가상화폐가 마약거래나 다단계 같은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며 관계부처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은 이날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열고 법무부가 주관부처가 돼 추가 규제대책을 마련하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가상통화는 수익의 원천이 투기적 원천밖에 없다"며 "가상통화가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며, 정부가 가치의 적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세청도 가상화폐 과세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김병일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국세행정포럼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법인세, 상속·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며 매매차익에도 양도소득세나 거래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열광 이유는 "대리만족", "동조심리"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이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심리적인 요인과 함께 한반도 국제 정세의 불안도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교수는 "'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한다'라는 소속하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가상화폐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족성 특징이 집단문화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곽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국내외 불안한 정세도 한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북한의 포격 도발, 불안한 경제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에 아직까지 가상화폐와 관련 규제가 덜 한 가상화폐로 본인의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윤 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교수도 "가상화폐는 현재 화폐로써 가치도 없고, 노력으로 인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징성만 가지고 있다"면서 "지폐로 된 화폐를 가질 수 없기에 가상화폐를 보유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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