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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언니는 살아있다’ 박광현, “20주년 기념작..‘단팥빵’은 대표작”

20년 만에 첫 악역 도전..추태수 역으로 연기 내공 발휘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9/23 [18:55]

▲ 배우 박광현     ©사진=김선아 기자

 

브레이크뉴스 이남경 기자= “운 좋게 4회가 연장돼서, 그만큼 인기가 있으니까 연장이 됐고 드라마에 대한 논란이 많았음에도 사람들의 많은 리액션 속에 잘 끝나게 돼서 기분이 좋아요. 추태수라는 인물이 드라마 속에서 작지만 빛이 났다는 게 감사한 일이죠.”

 

인기리에 방송 중인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에 출연 중인 배우 박광현이 오는 10월 14일 종영을 앞두고 소감을 전했다. 박광현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하며 <브레이크뉴스>와 만나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 연기 철학 등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털어놨다. 

 

그는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추태수로 분해 극의 재미를 더했다. 극중 추태수는 야욕에 눈이 멀어 불륜을 저지르고 자신의 실수로 딸아이를 잃게 되지만 모든 잘못을 아내 탓으로 돌리는 ‘국민 쓰레기’. 데뷔 20년 만에 첫 악역을 맡은 그는 “보시는 분들도 처음엔 어색해 하다가 극에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진짜 나쁜 놈’ 역할은 처음이라고 밝힌 박광현은 “깐죽의 끝이 뭔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어떻게 준비한다기보다 말투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어떤 배우를 모티브로 하진 않았어요”라며 “그렇게 깐죽대니까 하면서도 시원한 게 있더라구요”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연기에 만족은 못해요. 항상 만족은 못하지만 최대한 대본에서 이야기하려는 느낌은 살리려고 해요. 그동안 화를 내도 정의의 편에서 화를 냈는데, 악의 편에서 화를 내는 건 처음이라 어색한 걸 하다보니 너무 어색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나중엔 많이 풀어진 것 같아요.”

 

▲ 배우 박광현     ©사진=김선아 기자

 

“워낙 밝고 까불거리는 캐릭터인데 초반에는 연기보다 라미네이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제 라미네이트를 잘 해주신 치과 원장님께도 미안하더라구요”라고 입을 뗀 박광현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기본적인 베이스는 저도 밝은 사람이에요. 엄청 집중할 때는 또 집중하고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기 일에 집중하면 진지한 모습도 있고 친구들과 까불거리고 그런 모습도 있어요. 망가질 땐 망가지고 집중할 땐 하고 그런 거죠”라고 말했다. 특히 “악역이 아니라 역할에 따라 평소 말투도 달라지는 것 같고, 요즘 같은 경우도 업(UP) 돼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시작부터 “기운내서 해 보자”며 밝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이끈 박광현은 “정상적인 역할을 할 때는 점잖은데 역할로 인한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싸우고 흥분하고 이런 역할을 하게 되면 고스란히 실생활에 반영되는 거죠”라며 그 나름의 이유를 밝힌 것.

 

“감독님이 어떻게 더 주문하신 건 없었어요. 캐릭터에 대한 것보다 대사의 스피드나 호흡에 대한 부분을 짚어주셨고 딱히 더 말씀하신 건 없었어요. 제가 ‘이만큼 망가져 봐도 될까요’ 하는 걸 들어주시고, 봐주시고 하셨어요.”

 

‘언니는 살아있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인기 드라마다. 그는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는 현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요”라며 “감독님이 밝으신 분이라 개그도 많이 하세요. 현장에서는 시청률이 좋아서 다들 좋아하죠. 분위기는 원래 좋았어요”라고 전했다.

 

특히 “감독님이 분위기를 제일 많이 띄워주세요.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제가 많이 힘들 때 잘하고 있다고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아요. 촬영이 끝나고 갈 때마다 ‘태수, 잘하고 있어’ 그렇게 말씀해주신 게 많은 힘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아내 김은향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오윤아에 대해서는 “오윤아 씨가 애기 엄마고, 저는 애기 아빠라서 둘이 통하는 것도 있고 촬영장에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아이들 이야기보다 오윤아 씨와 공통적으로 아는 연기자가 있어서 그런 이야기도 하고,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라고 밝혔다.

 

▲ 배우 박광현     ©사진=김선아 기자

 

‘국민 쓰레기’로 소개될 만큼 ‘대놓고 악역’ 연기에 도전한 박광현. 애청자들 사이에서는 얼굴만 봐도 얄미울 정도가 됐지만, 그는 긍정적이다. “챙겨주신 거라 생각해요. 이런 역할이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흔쾌히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됐죠. ‘이미지가 밥 먹여주냐’는 말도 있잖아요. 저는 이미지가 중요하지 않아요.”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면 나쁘게 보이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그는 “사회적인 이미지만 나빠지지 않으면 돼요. 법을 어기거나 물의를 빚는다거나 그런 일만 없으면 되죠”라며 웃었다.

 

단역부터 주·조연을 넘나들며 시청자들을 만나온 박광현은 “아무래도 조연을 할 때 부담감이 덜해요. 주인공을 하면 ‘내가 못 해서 시청률이 안 나오나’ 이런 느낌이 있는데 조연을 하면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은 조금 덜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제가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은 한 자릿수 시청률을 넘겼어요. 다 10%는 넘은 것 같고, 그것만으로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희한하게 20년간 저를 캐스팅 하면 한 자릿수 시청률은 없더라구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언니는 살아있다’에 대해 “20주년의 기념작”이라며 애정을 표한 박광현은 “앞으로도 진행형이겠지만 역할로 따지면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단역부터 미니시리즈 주인공까지 했다가 다시 조연으로 왔으니까요. 그만큼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기회인 것 같아요”라며 회고했다.

 

그는 “어찌 됐건 쉬지 않고 큰 작품이든 작은 작품이든 해왔다는 것만으로도, 한 직업을 20년 동안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고 생각해요. 선배들이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고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 있어요”라고 전했다.

 

“아직 잃지 않은 초심이 몇 개 있는데, 잘 나간다고 목에 힘 들어가고 사람들 무시하고 이런 것들을 정말 경계했어요. 만약에 그랬다면 지금 여기에 못 있었을 수도 있죠. 그런 초심들, 항상 사람들과 웃으면서 분위기 좋게 잘 지내는 걸 생각해요. 분위기를 잡으려고 한 건 없는데 농담하고 좋게 지내려 했던 것들이 에너지를 꽤 많이 준 것 같아요.”

 

▲ 배우 박광현     ©사진=김선아 기자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온 그에게 드라마 ‘단팥빵’의 의미는 조금 더 특별하다. 그는 “진짜 우연히 찾아온 좋은 작품이에요. 제가 지난 2004년도에 ‘단팥빵’을 했을 때 군 입대를 계획하고 있었거든요. 한 작품만 더 하고 싶은 욕심이 나서 찾아본 끝에 하게 된 작품이 ‘단팥빵’이에요“라고 털어놨다.

 

“한창 승승장구할 때 아무거나 할 수는 없었는데 시놉시스가 너무 따뜻하고 풋풋한 거예요. 너무 하고 싶었어요. 제가 욕심을 내서 했던 작품이고 하면서도 전주 올 로케이션이어서 힘들었어요. 세트 촬영은 MBC에서 찍었지만, 후반부에는 매니지먼트와 계약이 끝나서 혼자 전주를 다니면서 찍었어요.”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두세 달 있다가 군대를 갔어요”라고 말한 박광현은 “‘단팥빵’은 욕심내서 출연하고 힘들게 찍은 만큼 소중한 작품이에요. 내용도 따뜻했고 촬영했던 한옥마을은 관광지가 됐고, 제 대표작이 됐으니까요”라며 ‘단팥빵’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박광현은 “가늘고 길게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어요”라며 “앞으로 딱 20년 더 해서 40년차 연기자로 환갑이 됐을 때, 그 때까지 꾸준히 쉬지 않고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그는 “보는 이들에게 유쾌함과 즐거운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처음 드라마를 하면서 알려지고 사랑을 받고 그러면서 내가 웃기고 재미있게 하니까 좋더라구요. 그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냥 할 때도 있는데 그러면 힘들어요. 좋은 기운으로 하려고 하면 덜 힘들고, ‘좋은 기운을 갖고 하면 보는 사람도 행복해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 박광현은 ‘언니는 살아있다’를 마무리한 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언니는 살아있다’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4회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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