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이원석 기자= 대한민국 역사상 첫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진 이후 조기 대선을 통해 선출되며 국민으로부터 큰 기대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하자마자 직접 인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 피해자들,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을 안아주고 사과하는 등 파격적 행보를 밟았던 문 대통령 100일은 국민과의 소통 부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도 ‘인사’와 관련해선, 참사까지는 아니여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0일 내내 진행된 정부 초기 인선에선 4명이 결국 임명되지 못한 채 낙마했고, 현재까지도 인선이 완료되지 못하고 있다.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파격적 스킨십’과 ‘소통’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붙은 수식어는 ‘불통’이다.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드러난 박 전 대통령의 ‘폐쇄성’과 ‘권위주의’는 충격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파격 소통 행보는 박 전 대통령과 대비되며 더욱 크게 주목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들과 매우 밀접하게 다가갔다. 청와대에 입주하기 전 출근길에 주민들과 일일이 ‘셀카’를 찍고 악수를 했으며 차량행렬을 멈추면서 까지 국민들과 소통했다. 삼엄한 경호 탓에 접근조차 힘들었던 전 대통령들과의 모습과 크게 차이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그의 공식적인 첫 외부 일정은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전원 정규직화’를 약속하며 많은 서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후로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유족을 안아주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 등을 만나 위로하고 이야기를 듣는 등 문 대통령의 ‘파격적 스킨십’과 ‘소통’의 모습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언론과도 밀접하게 소통하려 시도했다.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룸에 나와 인선을 발표하고 “질문 있으십니까?”라고 묻는 모습은 전 정부에서는 절대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 격의 없는 산행에 나서기도 했다. 경호원들이 있어야 할 문 대통령의 양옆의 자리에서 기자들이 함께 걸었고, 그들은 스스럼없이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었다.
못 지킨 ‘인사 5원칙 베제’ 약속.. ‘코드·보은 인사?’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인사’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 대통령은 후보 당시 ‘5대 비리인사 고위공직 원천 배제’를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이 약속이 결국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의 도덕적 흠결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5원칙 중 한 가지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오히려 어려웠다.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가장 최근에는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낙마했다. 결국 임명된 이들 중에서도 꽤 큰 도덕적 결함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이 없어 검증 기간이 부족했으니 이해해달라”고 했지만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던 건 아닐 터였다.
또한 초기 인선에 대해 코드·보은 인사라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온다. 후보 때 ‘협치’와 ‘통합’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의 인선은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열어보니 대선캠프 인사나 일부 시민단체 및 참여정부 출신, 운동권 출신 등 좁은 범위에서 한정된 인선이 대부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분명 긍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세부적으로는 ‘여성 장관 30%’, ‘능력 중심’, ‘기득권 타파’, ‘호남 홀대론 타파’ 등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1기 내각 인사와 관련 “역대 정권을 통틀어 가장 균형인사, 탕평인사 그리고 통합적인 인사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국민들이 내려주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300여 명의 기자들과 ‘각본 없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국가의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자 했던 100일이었다”며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통합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새 정부 5년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마련하는 일도 차질 없이 준비해왔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