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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군주-가면의 주인’ 유승호, 명품배우의 열연..이러니 반할 수 밖에

세자 이선 역 맡아 진정한 군주로 거듭나는 고군분투기 호연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7/28 [01:01]

▲ 배우 유승호 <사진출처=산 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이남경 기자=
배우 유승호가 사극 흥행의 ‘군주’로 거듭났다.

 

유승호는 지난 13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에서 고통 받는 백성을 구하기 위해 편수회와 맞서는 세자 이선 역을 맡아 타이틀롤로서 10주 연속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견인했다.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와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정치와 멜로가 적절히 조합된 하이브리드 팩션 사극이다. 여기에 김소현, 김명수(엘), 윤소희, 허준호, 박철민 등이 출연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유승호는 전역 후 영화 <조선마술사>, <봉이 김선달>을 통해 사극을 선보였지만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군주’는 수목극 중 유일한 두 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의 굳건한 인기를 입증,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난 유승호는 한층 홀가분한 얼굴로 ‘군주’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승호는 ‘군주’에 대한 이야기부터 스물다섯 유승호의 솔직 담백한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무한 매력을 발산했다.

 

연기가 ‘애증’이 됐다는 데뷔 18년차 배우 유승호. 독보적인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는 건 어떨까.

  

-다음은 유승호와의 일문일답.

 

▲ 배우 유승호 <사진출처=산 엔터테인먼트>     ©브레이크뉴스

 

-종영 소감.

 

유승호 : 개운하고 시원할 줄만 알았다. 촬영 기간도 길었고 너무 힘들었는데, 참 웃긴 게 끝나고 나니까 너무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어서 힘든 게 생각나고 그립더라. 배우들 연령대가 거의 비슷했다.

 

친한 형·동생·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다들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냥 어디 놀러온 것처럼, 쉬는 시간에 놀러와서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좋았다. 선배님들과 하면 연기 도움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어른이어서 쉽게 장난을 친다거나 그런 건 힘들다. 이번에는 많은 배우들이 연령대가 낮아서 좋았다.

 

-‘군주’ 배우들과 여행 계획.

 

유승호 : 중간에 그 얘기가 나왔을 거다. 아무래도 시간이 맞추기가 애매해서 안 가는 걸로 알았다. (웃음) 원래는 길게 여행을 다녀오려고 했다. 미국에 한 달 정도 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드라마가 늦게 끝나서 일정이 밀리다보니 조금씩 다른 것들도 밀려서 시간이 애매해졌다. 

 

-여행 경험.

 

유승호 : 시간이 있어도 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여서 여행 갈 기분이 아니었다. 그 외엔 거의 현장에서 보냈다. 

 

-불안정한 상태.

  

유승호 : ‘리멤버-아들의 전쟁’ 끝나고 1년을 쉬었는데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한계를 많이 느꼈다. 스스로가 무너져서 작품은 잘 됐지만 심적으로 힘들었다. 1년을 쉬었을 때 여행을 갔으면 좋았을 텐데,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아무것도 안 했다.

 

(그때는) 주변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고 연예계에서 배우로 연기하며 생기는 고민거리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많이 풀어가기도 하고, 제가 직업을 바꾸는 건 힘들기도 하고, 어찌됐건 계속 부딪혀야 고민이 해소될 것 같아서 ‘또 다시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다시 도전’해보니 어떤가.

  

유승호 : 하길 잘했다. ‘군주’가 다행히 잘 됐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칭찬을 많이 받아야 하는 것 같다. 자신감도 생기고, 걱정인 건 ‘다음 작품을 어떻게 할 것인가’다. 이번 작품이 잘 됐으니 더 잘 돼야 그 기대치에 부응을 할 텐데 그런 고민이 생기더라. 

 

(잘 되는 기준은) 흥행이다. 흥행이 안 돼도 만족을 느끼거나 잘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상관 없는데, 작품이 안 되면 배우 탓이라고 보시는 게 있더라. 그렇다보니 흥행에 목숨에 걸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극 준비.

 

유승호 : 준비하는 건 평소처럼 했다. 이번 작품은 이 작품 전체의 흐름을 잘 탔고 그렇게 흘러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세자라는 인물을 만들기 힘들었을 거다.

 

청소년기의 세자는 가면을 쓰고 답답해 하고 궐 밖에서는 천진난만하고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데 아버지로 나오는 김명수 선배님(왕 역)가 “나중에 알려줄게”라고 하시면 그 답답함이 저절로 표현이 됐다.

 

또한 세자가 가은이를 보고 “너 정혼자 있냐” 물으면서 결혼하자고 하는 게, 얼마나 순수하면 그렇게 말했을까 싶었다. 그런 대사를 보면 저 또한 순수해지고, 가은이가 어처구니 없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의 청소년기로 돌아간 것 같았다.

 

성인으로 넘어갔을 때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편수회 때문에 죽었고, 가은이 아버지가 나 때문에 죽었다는 걸 겪고나니 성숙하고 어른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세자가 조금 더 단단해졌고, 보부상 두령이지만 무사의 모습도 나도록 하려고 했다. 그래서 모든 상황과 인물 덕분에 저도 칭찬을 받을 수 있게 잘 그려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흐름을 잘 타고 갔다. 

 

-힘들었던 점.

 

유승호 : 이 작품을 찍다가 죽을 뻔했다. 감독님한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왕이 됐는데 직접 액션까지 하냐”며 불평도 했었다. (웃음)

 

어떻게 보면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직접 아이들을 구하고, 직접해나가는 것들을 많이 표현했던 것 같다. 세자가 앉아서 말로만 왕의 자리로 올라가려는 인물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히고 체감하면서 왕이 됐을 때 그 밑거름이 되고 아픔을 겪어서 더 잘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배우 유승호 <사진출처=산 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유승호를 어른스럽게 만든 사건이 있나.

 

유승호 : 현장에서의 제 위치가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사실 주인공 배우들이 현장에서 항상 웃고 노력하는 이유가, 아무래도 스태프들도 배우들의 기분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배우들이 제일 예민하기도 하고 촬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나.

 

화가 날 때도 있다. 날씨도 그렇고 상황이 안 맞아서 내가 힘들고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건, 힘든 순간을 더 힘들게 하는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 아닌가. 고등학생 때부터 그런 걸 느끼기 시작해서 그 위치가 나를 어른스럽고 성숙하게 만든 것 같다.

 

-세자 서사 중 기억에 남는 신.

 

유승호 : 동굴 신에서 저는 죽음을 각오하고 대목에게 가서 편수회에 입단하게 됐는데, 그 장면이 촬영 당시에도 많이 힘들었다. 가은이를 너무 사랑해서 가은이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한 걸, 죽음으로서 용서를 구한다고 생각했다.

 

가은이 또한 나의 백성 중 한 명이어서 ‘내 백성을 구하는 데 목숨 쯤이야’라는 세자의 생각을 잘 표현한 신이라고 생각한다.

 

-허준호와 연기 호흡.

 

유승호 : ‘부모님 전상서’로 허준호 선배님과 만났을 땐 제 아버지여서 뭣도 모르고 연기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아버지(허준호 분)가 “어유 우리 아들” 그랬다. 전혀 몰랐는데, 이번에는 같이 촬영하면서 한 대 맞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만큼 무서웠다. (웃음) 

 

선배님께 감동했던 게 “너 편한대로 해. 너한테 맞출게”라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선배님이 “내가 세 버리면 네 캐릭터가 죽을 수도 있다. 네가 살아야 내가 살고 네가 살아야 작품이 산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선배님은 1순위가 저였다. 그게 너무 좋았다. 잘 하니까 알아서 하라고, 편한대로 하라고 해주셨다.

 

-로맨틱 코미디 도전.

 

유승호 : 언젠가는 하겠지만 멜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 슬프거나, 그런 감정은 연기하는 것에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저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데 멜로는 즐거움을 느끼기가 힘들다.

 

할 수는 있지만 제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진심을 어떻게 느끼고 많이 공감해서 하는 것과 단순히 흉내만 내면서 하는 건 다르니까, 언젠가는 하겠지만 조금 더 많이 느끼려고 해야할 것 같다. 여배우와 친하게 지내면서 이야기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뭐가 됐던 배우에게 경험만큼 좋은 게 없는데 제가 경험하고 싶은 걸 다 할 순 없다. 그렇게 경험하다 제 연기 인생이 끝날 수도 있지 않나. (웃음)

  

어느 순간 연애 기사가 뜨면 왜 안 좋고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더라. 취미나 다른 건 오픈할 수 있어도 A라는 사람과 연애 기사가 나면 인터넷에 그대로 남는데 나중에 결혼할 사람에게는 미안할 것 같다. 경험을 해야 하는데 기사에 나버리니까. 그 점을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연예계 생활을 일찍 해서 조심성이 많은 것 같다.

 

유승호 : 심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면 안 될 것 같고, 밤에 친구랑 놀다가 차도 안 오고 사람도 없는데 빨간 불에 건넌다거나. 밤 늦게 돌아다녀도 안 될 것 같고, 술도 안 마시고, 욕도 안 할 것 같은 그려진 이미지가 있다.

 

저도 친구들과 만나면 장난도 하고 욕도 하는데 어느 순간 그런 걸 하면 안 되는 건가 싶고, 그런 이미지가 강해지다보니 뭘 못 하겠더라.

  

▲ 배우 유승호 <사진출처=산 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게 된다면 뭘 하고 싶나.

 

유승호 : 롯데월드에 가고 싶다. 우리나라는 아니었는데 친구랑 싱가폴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놀이기구를 탔다. 선글라스랑 모자를 다 벗으라고 해서 벗었는데, 벗자마자 “유승호!”라고 알아보시는 분이 있었다. 진짜 생각도 못했다. 

 

-SNS 활동.

  

유승호 : 오글거려서 못 하겠다. 셀카 찍어서 ‘군주 촬영 중인데 연기가 잘 되네’ 하면서 샵(#) 달고 #군주 #부안에서 #참 좋은 날 이런 걸 못 하겠다. 음식 먹는 건 왜 찍는지. (웃음)

 

쉴 때는 당구나 볼링도 치고, 할 거 없으면 농사하는 친구를 도와주러 가기도 한다.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같이 저녁도 먹고 그런다.

 

-도전하고 싶은 연기.

 

유승호 : 그동안 선(善)을 많이 했다. 악(惡)도 해보고 싶고, 자신 없다고 했지만 멜로도 안 할 수가 없다. 팬들이 원하시기도 하고 제가 공감 못 한다고 해서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까,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상대 배우와 많이 친해지고. 제가 그 분에게 도움 받을 수도 있다. 팬들이 원하는대로 멜로도 꼭 해보고 싶다.

 

-20대 유승호에게 연기란.

 

유승호 : 남들과 똑같은 일상이 돼 버렸다. 어떤 사람이 평소에 하던 것들을 안 하고 쉬면 불안하고 다시 하고 싶고, 할 때는 힘들고 싫기도 하고 그런 것처럼 묘한 것 같다. 싫지만 좋고 불편하지만 편하고 현장에 있을 땐 일상이 돼 버린, 뗄레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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