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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출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 저서출간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기후 위기의 현실과 해법” 제시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17/04/24 [10:58]
▲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 <사진출처=푸른아시아>     ©브레이크뉴스

사단법인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이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는 저서를 출간했다. 국제 NGO 활동가가 들려주는 기후 위기의 현실과 해법인 것.

 

이제 기후 위기는 특정한 지역이나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코앞에 닥친 현실이다. 당장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는 봄이 와도 봄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는 몽골에서 시작된 모래먼지 폭풍이 주된 원인이다. 몽골발 황사가 중국의 주요 공단과 석탄화력발전소를 거치면서 발암물질과 방사능 물질까지 싣고 우리나라로 온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치명적이며 심각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몽골의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고,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몽골의 사막화는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한 것.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 평균 지온은 매년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점점 더 심해지는 가뭄과 폭염부터 하루아침에 수십만 사망자와 이재민을 발생시키는 슈퍼태풍, 사막화로 인한 식량 문제 등등 우리는 지금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기후 변화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알파고나 4차 산업혁명보다 더 위협적인 과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온 국제 NGO 활동가가 기후 위기의 현실과 해법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았다.

 

▲ 오기출  저서.   ©브레이크뉴스

저자는 20여 년 전 기후 문제가 인류의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전 세계에서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른 나라 몽골을 찾아갔다. 기온이 2도 오른 몽골, 그곳은 더 이상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땅이 아니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심해지면서 초원은 사막으로 변해 있었고, 유목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되어 대도시 쓰레기장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저자는 사막화된 몽골 모래땅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기후 변화는 먼 훗날의 일, 남의 일로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뜻이 있는 사람들을 어렵게 모으고, 고향에 남아 있는 현지인들을 설득해 모래땅에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를 심고 가꾸었다. 처음에는 심어놓은 나무가 몽땅 죽어버리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한 끝에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주었다. 나무가 자라 숲이 조성되니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마을 공동체가 회복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나무만 심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였다. 나무와 함께 ‘사람’을 키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엔은 2014년 푸른아시아에 환경분야 노벨상인 ‘생명의 토지상’ 최우수상을 시상하면서 “이것은 커뮤니티의 승리다” “마을의 재발견이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푸른아시아가 만든 마을 모델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 앞에서 중요한 실마리가 되고 있다. 많은 국가가 기후 변화 대응과 빈곤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푸른아시아의 공동체 모델을 배우고 싶어 한다.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공동체 마을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마을 만들기 사업의 성공 비결, 나무를 심어 세상을 구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저자는 먼저 기후 변화를 일으킨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준다. 기후 문제는 의식 있는 개인이 자동차를 덜 타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어컨 온도를 높게 설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물론 개인의 노력과 실천이 의미 없지는 않다. 하지만 개인의 실천만 강조하다가는 진짜 큰 원인을 놓칠 수 있다.


2014년 중국 허베이성에 사는 한 시민은 환경국장을 고소했다. 소송의 요지는 이렇다. ‘우리 가족은 스모그와 미세먼지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미세먼지를 피할 수 없다.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은 공장과 자동차 배기가스다. 그러니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 또 정부는 시민들에게 세금만 받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으니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환경국장을 고소한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가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은 전체의 10.11퍼센트에 불과하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환경문제는 개인의 실천에 앞서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세먼지 대책이 질 좋은 마스크를 사용하고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일까? 동네마다 경보 시스템을 갖추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정부는 왜 미세먼지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관리하지 않을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제대로 질문해야 한다. 초원을 사막으로 만들어 평범한 생활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외출도 마음 놓고 못할 정도로 공기를 오염시키고, 해수면 상승으로 섬나라와 해안 도시를 바닷물 속으로 잠기게 만든,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이 책에서 누구에게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하는지 상세하게 밝혀진다.

 

모든 문제 뒤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테러, 빈곤, 인권 문제의 배후에는 기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기후 변화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며, 기후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내전으로 2003년 한 해에 22만 명이 학살되고, 220만 명 난민이 발생했다. 수단 내전의 원인은 종교 분쟁이나 인종 문제가 아니었다. 80년대 이후 급속히 진행된 사막화와 물 부족, 초지와 경작지 감소가 원인이었다. 하지만 유엔을 비롯해 NGO 활동가들은 종교, 정치, 인종 문제로 인식하고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 정작 수단 사람들이 바란 것은 씨앗과 급수 시설이었는데 말이다. 이처럼 구호기관이나 인권기구 활동가조차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자본은 기후 위기조차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스위스 네슬레, 중국 선바이오, 한국 대우로지스틱스 같은 다국적기업은 너무나 가난한 아프리카에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들어가 토지를 수탈하고 있다. 사막화와 가뭄으로 인해 식량 생산량이 심각하게 줄어들자 대기업은 아프리카의 부패한 정부와 결탁해 헐값에 농지를 사들여 ‘소작’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 땅에서 농사짓고 살던 원주민들은 땅과 식량을 빼앗긴 채 가난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공동체 붕괴로 고향을 떠나 난민으로 떠도는 인구만 약 2억 명이다. 이들 중에는 테러 집단의 유혹에 넘어가 테러리스트가 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기후 변화에서 비롯된 문제다. 결국 기후 문제는 개인의 삶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기후 문제는 인권 문제이자 생명의 문제, 평화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에너지 소비에 중독돼 안락한 삶을 사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바로 ‘기후 정의’다. 기후 재앙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 환경 난민을 돕는 일은 우리의 선행이 아니다. 책임의 문제다.

 

약자에게 더 가혹한 기후 위기, 그러나 결국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

 

수면 상승, 가뭄과 홍수, 슈퍼태풍과 같은 기후 재앙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산업화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가난한 개발도상국에 피해가 몰리고 있다. 가난한 지역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제일 먼저 피해를 입는다. 그중에서도 아이와 여성, 노약자가 일차적으로 희생된다. 미얀마를 덮친 슈퍼태풍 나르기스로 13만 6000명이 죽고, 1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한 아수라장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와 여성, 노약자였다. 결국 기후 변화 문제는 인권의 문제인 것. 

 

혹자는 지구공학이 인류를 기후 위기에서 구원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빌 게이츠나 테슬라 같은 대자본가나 대기업이 나서서 기술을 개발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낙관한다. 하지만 이들이 추진하고 지구공학은 그 예후가 너무 위험하다. 전기자동차와 저렴한 태양열 저장장치가 대량으로 보급되기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 결국 기후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각성한 개인과 개인들이 만든 커뮤니티가 될 수밖에 없다.

 

1980년대 민주화의 열망이 뜨겁던 시절, 30대 중반까지 민청련, 민통련, 전민련 정책실에서 활동했던 저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정치 지형이 변하면서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기후 변화 문제가 가장 중대한 현안임을 깨닫고 시민단체‘푸른아시아’를 설립했다. 기후 위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20여 년간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으로서 기후 변화 현장에서 꿋꿋하고 뚝심 있게 헌신하고 있다. 

 

끝으로 작가는 말한다.

 

“전쟁 난민은 전쟁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지만 환경 난민은 환경 악화로 삶의 기반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돌아갈 집이 없다.” 우리 모두 환경난민의 경계 앞에 서 있다는 메시지다.

 

 각계 추천사-평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과 그 재앙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 책 저자만큼 많은 관심과 열정, 지식, 경험을 갖춘 사람은 한국에 없다. 사막화 방지를 위해 오랜 세월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 비전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심각한 기후변화에 대처할 효과적인 방향을 제시해준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기후변화의 종착역은 결국 문명의 파국입니다. 기후변화의 흐름을 바꾸는 힘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 도시와 도시, 마을과 마을, 시민과 시민의 협력과 연대뿐입니다. 이 책은 그 증거를 만든 푸른아시아의 기록입니다. 함께 가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는 모든 분께 일독을 권합니다”고 말했다. 또한 김광철 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 전 신은초 교사 “함정에 빠진 환경 난민들을 설득해 나무를 심고, 감자를 심으며 공동체를 살려나간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한 편의 동화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여러 현상, 해결 방안에 대해 몸으로 쓴 훌륭한 환경 지침서”라고 평했다. 박경화 작가『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저자)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관한 뉴스는 우리를 절망에 빠지게 한다. 심각한 위기 상황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미하게만 느껴진다. 때로는 ‘나 하나 노력한다고 되겠어?’라는 핑계를 대면서 이 골치 아픈 문제를 회피하고 싶어진다. 만약 이런 상태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늘의 별만큼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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