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 교수 "화장실 문화를 바꾸고 있는 ‘똥본위 화폐“

미래도시 수세식 변기가 사라진다!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기사입력 2017/03/20 [23:30]

인간은 누구나 똥을 싼다. 아무리 미인이라도. 지금까지 똥은 더럽고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사회적 통념을 깨부수고 화장실 문화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연구에 도전하고 있는 조재원 교수를 브레이크 뉴스가 특별히 인터뷰 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변기에서 내리는 물의 양은 약 75~100리터라고 한다. 이 물에 대해서 상.하수도 요금, 환경분담금도 지불해야 한다. 5천만 전 국민이 하루에 75리터씩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상수도요금(톤당 910원)+하수도요금(톤당 620원)을 합치면, 하루에 약 57억원, 1년에 2조원이 낭비되고 있다. 비비화장실의 의미가 꼭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 57억원의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은 결코 적은 예산이 아니다.

 

인터뷰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수차에 걸친 전화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비비 화장실’의 연구배경과 ‘똥 본위 화폐‘를 사용하는 미래 청사진을  알아봤다.

 

조재원 교수는 “2004년 괴테의 영향을 받은 루돌프스타이너의 생명역동 철학을 발도프 교육으로부터 접하게 된 이후 2010년 지리산 생명평화 마을에 환경공학자로서 하수와 화장실을 연구하게 되었다. 2015년 연세대학교에서 울산과학기술원으로 학교를 옮기면서 경제성장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소득을 만들 수 있는 환경경제, 순환경제로서의 "똥본위 화폐" 개념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비비 화장실’ 이용자에게는 '꿀'이라는 사이버 화폐가 지급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화장실과 꿀의 조합이 재미있다. ‘똥 본위 화폐‘가 생소한데  어떤 개념인가?

 

▲ 꼭 사이버 화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이언스 월든은 "똥본위 화폐"로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똥본위 화폐는 지금은 우리가 아직은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개념입니다. 똥을 누면 수세식화장실에서 물로 내려 하수처리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처리하여 자연으로 내 보냅니다. 수세식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물을 아낄 수 있고 똥으로 인해 생기는 하수를 처리할 필요가 없으며 처리 후 여전히 남는 오염물질로 생기는 환경오염까지 막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똥을 바이오에너지로 만들어 난방, 식당조리, 마을버스 등의 연료로 사용한다면 새로운 사회, 경제가치가 되는 겁니다. 수세식화장실이 아닌 비비화장실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은 정당한 경제적 가치의 몫이 생기는 셈입니다. 이것이 "똥본위 화폐"의 개념입니다. 똥본위 화폐의 구체적인 모습, 통용구조, 가치 등은 아직 실체화되지 않았습니다. 즉,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 언제부터 왜 개발하게 되었는가?

 

▲ 우선 사이언스 월든은 환경공학자로서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고민을 담은 프로젝트입니다. 2004년 괴테의 영향을 받은 루돌프스타이너의 생명역동 철학을 발도프 교육으로부터 접하게 되었고 이후 2010년 지리산 자연마을이라는 생명평화 마을을, 마을분들과 추진하면서 환경공학이라는 학문이 우리 사회에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오면서 하수와 화장실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 연세대학교에서 울산과학기술원으로 학교를 옮기면서 경제성장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소득을 만들 수 있는 환경경제, 순환경제로서의 "똥본위 화폐" 개념을 만들어 내게 되었습니다.

 

수세식 화장실을 대체할 미래의 비비화장실 내부구조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단계적 연구 방향과 극복해야 할 핵심적 과제는 무엇인가?

 

▲ 사이언스월든 1단계(2015년 9월~2017년 2월) 1년 반 동안 "똥본위 화폐"라는 개념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환경공학적 가능성, 일반시민들의 인식변화 가능성, 미래연구 방향 등을 고민한 시기였습니다.

 

이를 위해 사월당이라는 일반시민, 학생들과 함께 하는 융합 랩을 UNIST 캠퍼스내에 조성하여 운영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약 2,900명이 다녀갔습니다. 2단계(2017년 3월~2022년 2월 5년간)의 목표는 "똥본위 화폐"의 사회실현입니다. 비비화장실, 바이오에너지, 똥본위 화폐에 대해 아직은 부족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인식변화를 위해 올해 UNIST 내에 생활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리빙 랩을 마련합니다. 방 3개, 화장실, 부엌과 식당, 바이오센터 등으로 구성된 리빙 랩은 삶이 사이언스 월든의 철학과 연구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2017년 가을 리빙 랩이 만들어지면 하루 혹은 몇 일간 머물면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똥본위 화폐 개념을 이해하고 또 연구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 사람이 하루에 눈 똥의 가치는 약 500원 정도입니다. 에너지 생산효율, 물 절약, 하수재이용, 바이오에너지 관련 사회적 기업운영, 과학기술정책의 도움으로 500원의 가치를 3,600원까지 올리는 연구를 2단계에 하게 됩니다.

 

- ‘비비 화장실’이 아직은 낯선 화장실에 익숙지 않고 이용에 불편이 있어선지 이용율이 낮은 것 같다. 언제쯤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가?

 

▲ 일반인들이 비비화장실의 어떤 부분이 꺼려지는지 알고자 사월당 시설을 통해 연구하였습니다. 사월당을 통해 우선 비비화장실이 깨끗하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는 데는 성공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수세식화장실을 버리고 비비화장실을 사용해야할 의미를 일반시민들이 갖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리빙 랩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리빙 랩의 비비화장실은 좀 더 진보된 변기가 설치되어 진공수거 시스템 등이 장착됨으로써 수세식화장실 못지않은 수준이 아니라 수세식화장실보다 나은 모습으로 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진공으로 운반된 똥은 미생물소화조로 자동으로 옮겨져 에너지를 만들게 됩니다. 이 에너지는 정제과정을 거쳐 난방연료, 식당조리기구 연료가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올해 리빙 랩을 통해 구축됩니다.

 

녹조류 수확. 똥을 에너지로 만든 후 남은 액체부분은 미세조류를 키우는 먹이로 활용되는데 이를 수확하여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비비 화장실’과 ‘똥본위 화폐’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유통되면 우리의 화장실 문화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 청사진은?

 

▲ 이 부분의 상상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똥본위 화폐는 세상 어디에도 없고 현재는 UNIST 사이언스 월든에만 있는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환경공학에서 출발하여 인문학자, 예술가들의 도움을 받고 국가의 지원(미래부 한국연구재단 융합선도연구센터)을 받아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Edge.org 등을 통해 발표되어, 세상 사람들은 사이언스 월든과 한국인들의 똥본위 화폐 노력을 지켜보고 있고 많은 관심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인간이면 모두 소중하고 정당한 몫, 특히 경제적 몫을 가진다는 기본 철학으로부터 똥본위 화폐는 출발합니다. 똥본위 화폐가 여는 세상은 화장실 혁명은 물론이고 아직 우리가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입니다.

 

자칫 환상이 아니냐 비현실적인 유토피아가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이론만 가진 연구가 아니라 "똥", "똥본위 화폐"라는 구체적인 실체와 이를 통한 자원순환경제를 만들어내는 한국의 대표적이고도 상징적인 사상이 될 수 있도록 사이언스 월든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생각을 넘어서는 기술을 추구한다’는 사월당(사이언스 월든 파빌리온)의 표준화된 규모와 어느 분야부터 적용할 예정인가?

 

▲ 사월당, 리빙 랩 등 사이언스 월든에는 표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개인주택의 아주 작은 시스템 전환(화장실 바로 옆에 설치 가능한 크기(지름 약 1.5미터 부터))부터 몇 천 세대 아파트 단지형 기술패키지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리빙 랩은 10가구 정도를 생각하고 만들어 집니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함께 하려는 도시속 마을이 나타난다면 이를 점차 확대해갈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현재 울산시와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교에 설치하여 학생들의 자연스런 참여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비비화장실을 설치하여 원하는 학생들은 수세식이 아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고 또한 가상현실 속 화장실을 이용한 게임을 개발하여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하고 공부하면서 사이언스 월든의 가치를 놀이 속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원하는 학교가 있어야 하는데요, 현재 경주에 있는 선덕여고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미생물 소화조와 바이오에너지를 모은 짐볼. 똥을 미생물 소화조의 먹이인데 소화조내 미생물은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 등의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를 모아 난방연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미래창조과학부는 '똥본위 화폐'의 프로젝트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100억 원을 지원하는데 그럴 가치는 충분한가?

 

▲ 지원가치는 제가 판단하는 것보다는 융합연구센터 평가를 하신 약 열여덟 분의 평가위원님들, 한국연구재단, 미래창조과학부의 판단을 믿습니다. 1단계 100여개 이상의 센터 중 10개가 선정되고 1년반 동안 연구한 이후에 2단계 2팀이 선정되었습니다. 저는 사이언스 월든에 기회를 주신 분들의 믿음을 믿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비는 국민들의 세금입니다. 이 국민들의 지원을 엄중히 생각하고 우리 사회를 위해, 무엇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결과물로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이언스 월든에 참여하는 연구원은 약 35명 정도입니다. 협력기관도 4군데나 됩니다. 똥본위 화폐 사상은 우리가 처음이고 처음이라는 것 이전에 실현가능한 과학예술, 과학인문학적 실증주의 시도입니다. 과학은 연구하여 결과물을 만들고 이를 기업이 경제시스템 속으로 실현하는 현재의 구조에서 탈피하여 모든 시민들이 함께 순환경제를 만들어 현재 보이지 않는 경제시스템과 경제사상, 그리고, 삶에 대한 철학이 사이언스 월든을 통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믿고 노력하겠습니다.

 

도시농업 가능성 연구. 미생물 소화조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의 고체부분은 퇴비화를 거쳐 도시텃밭에 활용가능한 퇴비가 된다. 인분퇴비를 이용한 도시농업의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 조재원 교수 연구실 제공)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화장실이 돈도 벌고, 에너지도 얻고,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같다. 향후 계획은?

 

많은 계획과 약속을 드렸는데요, 올해는 리빙 랩 마련 그리고 도시속 실현에 대한 기반 마련이 주요한 계획입니다. 학교에 설치하여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가상현실과 실제 생활이 교차되는 게임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부하는 세상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변기에 건강검진이 가능한 센서를 부착하여 매일 매일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변기개발(매화틀 프로젝트)을 하려고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변기산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황금변기 산업). 똥본위 화폐가 적용되는 도시계획 연구도 이미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통일된 한국을 대비하는 긴 호흡의 준비라고 저는 믿습니다. 현재의 우리의 도시를 통일 후 북한에 그대로 옮겨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언스 월든의 통일조국의 행복한 모습을 설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법정 스님이 생전에 ‘월든’을 감명 깊게 읽으시고 직접 월든 호수를 찾아가셨다는 그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소로 자신이 월든 호수에서 생활한 2년 2개월 2일간의 삶을 기록한 숲 생활의 불멸의 고전이다. 소로는 자연의 위대함을 확신하고, 거기서 찾아낸 무한한 교훈과 가능성을 ‘월든’에 담았다. ‘죽음과 재생의 신화’로 불려온 ‘월든’은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에게 비판적 성찰과 자연의 소중함, 인간이 살아가는 본연의 목적에 대해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명저이다.  과학과 ‘월든’의 그 위대한 만남!

 

환경공학자 조재원 교수는 수세식 화장실을 밀어내고 친환경 생태화장실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여 화장실 문화를 개척하는 환경공학자이자 혁명가로 필자의 눈엔 비쳐졌다.

 

사이언스 월든의 통일조국의 행복한 모습을 설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그의 소박한 꿈은 조만간 화장실 문화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조재원 교수가 걸어온 길

 

2015년~현재 유니스트(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2013년~2015년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부 교수

2017년~2018년 국가과학심의위원회 에너지환경분과 전문위원

2016년~2020년 저널 Desalination Co-Editor

2015년 기후변화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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