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최원영, 신뢰받을 수 밖에 없는 열정배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화랑’ 시대 넘나들며 성태평·안지공 열연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3/14 [17:34]
▲ 배우 최원영     ©사진=김선아 기자

 

브레이크뉴스 이남경 기자= 배우 최원영이 지난해 드라마 ‘화랑’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화랑’은 1500년 전 신라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린 청춘 드라마. 최원영이 맡은 안지공은 진골 출신 의원으로 귀족이지만 천인인 아내와 혼인했고, 환자를 시료하기 위해서라면 천인촌도 넘나드는 신국 최고의 이타적인 인물.

 

그러나 지소태후(김지수 분)과 만날 때면 냉정한 눈빛으로 돌변해 긴장감을 더했다. 최원영은 과거 정혼자였던 지소태후와 깊어진 감정의 골을 연기하며, 에너지 넘치는 화랑들과 달리 묵직한 존재감을 남긴 것.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맞춤양복점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사연 많은 네 남자의 눈물과 우정, 성공 그리고 사랑을 그린 드라마. 성태평 역을 맡은 최원영은 한때 록발라드계의 테리우스로 통했지만 이제는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 한물간 스타로 짠한 모습, 코믹한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동숙(오현경 분)과는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며 결혼까지 시청자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다. 그동안 태평은 동숙의 딸 다정(표예진 분)을 자신의 딸처럼 챙기고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 각종 행사를 마다하지 않고 뛰어다녔다. 태평의 책임감 넘치는 모습으로 최원영의 훈훈한 매력까지 선보인 것.

 

최근 ‘화랑’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종영을 맞아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최원영은 <브레이크뉴스>와 만나 지난해를 함께 보낸 두 작품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안지공과 성태평을 열연하며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낸 최원영. 열정 가득한 그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다음은 최원영과의 일문일답.

 

▲ 배우 최원영     ©사진=김선아 기자

 

-종영 소감.

 

최원영 : 지난 한 해 한 방송사에서 두 작품을 했다. 방영이 마치는 것도 한 주 간격으로 끝나게 됐다. 개인적으로 드문 일이라 남다르게 기억될 것 같고, 그 시간동안 땀도 많이 흘리고 추운 겨울 추위에 떨어가면서 동고동락했던 기억 속에 무사하게 큰 탈없이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보람되고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그 핑계삼아 별 거 아니지만 부끄럽게 인터뷰도 하게 되고, 기념적으로 생각될 것 같다. 너무 힘들었다. KBS가 미쳤(?)구나 싶었을 정도로 힘들게 공을 들여 찍었다.

 

더운 여름에 촬영한 ‘화랑’에서는 수염도 붙이고 관복을 입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기타 메고 라이더 자켓을 입고 덥다는 생각을 아예 못할 정도로 다이어트를 했다. 웬만한 사람은 와서 하라고 해도 못할 거다. 여름에 살이 많이 빠졌다. 

 

-시청률.

 

최원영 :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시청률이라는 게 관람객이다. 시청률이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전부의 지표가 될 수는 없겠지만 장점들이 많다. 시청률을 보면서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좋은 시청률이 나오면 기분이 좋고 기운이 나서 애써서 하게 되는 것 같다.

 

가까운 친구들이 잘 보고 있다고 할 때, 촬영할 때 어디 가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현장 지나가시면서 얘기해 주실 때 체감하게 된다.

 

저는 덩달아 좋은 작품을 얻어 간 거고, 작가님이 보시기에 제가 작품 안에서 쓰임새가 있고 그 몫을 잘 해냈다고 봐줬다면 그걸로 훌륭한 수확이다. 오히려 제가 작가님을 비롯한 동료 배우들, 감독님의 힘과 역량, 노고를 얻어갔지, 뭔가를 더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라는 한 폭의 그림을 50부작이라는 액자에 완성했을 때 각자 맡은 몫의 색을 다하면 이 그림이 좋고 멋있어 보일 수 있는 거고, 흐트러지고 어긋난다면 뭘 이야기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을 거다. 저는 거기서 물감이다.

 

작가님께서 배우들의 몸으로 그려낼 수 있게 글자로 적은 것들이 브라운관을 통해 나왔을 때 ‘맞아, 내가 그런 색을 그리려고 했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저는 제대로 표현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의 의도대로 했다면 그게 최고의 칭찬이다. 전체의 큰 그림에 대한 호평 속에 제가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현장 분위기.

 

최원영 : 노련한 ‘월계수’, 열정적 ‘화랑’이라고 표현해준 기사를 봤다. 그 비유 그대로였다. 구성원들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다 똑같다. 동생들이 많았고 선배님들이 더 많았던 차이다.

 

그 속에서 제가 의도해서 뭘 행한다 한들 꾸며서 뭔가 하는 걸 오래 못한다. 그 친구들의 파이팅 넘치는 열정, 친화력 덕분에 저도 잘했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현장에서는 중간적인 입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정도의 도리를 다했다.

 

▲ 배우 최원영     ©사진=김선아 기자

 

-기억에 남는 장면.

 

최원영 : ‘화랑’에서는 2회에 막문(이광수 분)이 죽어서 선우(박서준 분)랑 셋이 우는 신이 있다. 이광수 씨 스케줄이 바빠서 스케줄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10부를 넘어 촬영하다가 뒷부분에 찍게 됐다. 설정만 아들이었지, 저녁에 처음 만나서 감정적인 장면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한밤중 산속에 밤에 벌레도 많고 한 번 걸리게 되면 계속 찍어야 해서 긴장 아닌 긴장을 모두 했던 것 같다. 숲 속에서 카메라 두 대로 네다섯번 테이크 중에 끝난 것 같다. 안지공 서사의 중요한 맥으로 짚이는 부분이어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첫 회 결혼하는 장면에서 노래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거기에 제가 들어가서 축가 부르는 아르바이트로 갔는데 쫓고 쫓기고 계속 달렸다. 배삼도가 닭장 차를 몰고 가는 신이었는데 처음 출발한 차는 도망간 오토바이를 쫓아가는 거고, 닭장 차는 택시 타고 쫓아가고, 세네대의 추격전이었다.

 

한 달 간 ‘화랑’과 촬영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닭장 속 닭들이 더위에 죽을 정도로 더운 날 가죽잠바를 입고 촬영했다. 그렇게 하면서 결혼식 단체 신을 찍을 때는 다 모여서 제가 나와서 축가도 불러야 했다. 밤새 찍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새벽부터 찍었다.

 

보조출연자 분들 다 찍어주고 보니 결국 저만 바스트샷이 남아서 마지막에 찍게 됐다. 대자로 바닥에 누웠었다. 오전 8시에 저 혼자 기타치면서 아무도 없는 데서 불렀는데 그게 방송에 나왔다. 락버전 축가를 부르며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싶었다. 감독님도 가끔 그때 고맙고 미안했다며 이야기를 하신다.

 

-성태평 캐릭터.

 

최원영 : 성태평 연기를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가죽잠바도 맞춰입고 적합한 걸 찾아내기 위해서 회의도 많이 했다. 아이디어도 내고 의견 반영해 가면서 인물을 만들어내는 게 나쁘지 않았다. 재미있었고, 남과 다른 직업군부터 특색적인 요소가 많은 인물이라 연기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요란한 장신구를 화려하게 보여주는데, 하는 행동도 코미디스럽고 뻔뻔하고 허세있고 궁상맞고 자극적이다. 순간의 좋은 양념으로 와닿을 수는 있는데 그렇게 되면 식상해지고 질릴 수 있어서 템포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여러가지를 고민했다.

 

성태평이 사건 사고에 휘말리고 노래도 하고 삶의 굴곡이 다양하다. 그런 걸 겪어내면서 성숙해지는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변모할지 가만히 느껴보려고도 했다.

 

기본적으로 그 사람의 성격이 있겠지만 몸이 아프면 쉴 수도 있고 컨디션이 좋을 때가 있듯이 성태평의 여러 모습을 위해 그대로 느껴보려고 했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긴 호흡 드라마의 이점이라고도 생각한다.

 

▲ 배우 최원영     ©사진=김선아 기자

 

-노래.

 

최원영 : 노래 듣는 걸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라디오 들으면서 좋은 음악 나오면 녹음도 하고 그랬다. 레코드도 사서 모으고 그랬던 시절이 있다. 유년시절을 접할 때 음악이 중요한 요소다. 뭐 할 때, 상황에 맞게 듣는 음악이라는 게 나오는 걸 보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제가 노래를 잘 부르는 줄 몰랐다. 저도 방송을 통해 그런 면모를 봤다. 노래 잘하는데, 노래 좋던데 같은 반응을 해주셔서 내가 노래를 좀 하는가보다 생각하게 됐다. 인물의 특성이 가수이고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어른들이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해주시게 되는 것 같다.

 

-차인표.

 

최원영 : 호인이고 어른이고 대인배다. 차인표 형을 처음 뵀는데 ‘국민스타’ 그 자체였다. 젠틀한 모습이 있었다. 저는 후배로, 동생으로 깍듯이 대했는데 형은 너무 유쾌했고 본인도 연기자와 스태프 사이에서 현장 분위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좋은 본보기들을 몸소 많이 보여줬다.

 

제가 신인이었고 어렸다면 그런 모습을 잘 몰랐을 거다. 저도 나이를 먹고 경험이 있으니까 차인표 형의 좋은 모습들이 보였다. 그래서 차인표 선배님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큰 형님과 새로운 연을 맺게 돼 든든하다. 제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형의 덕을 많이 봤다.

 

-연기 갈증.

  

최원영 : 체력적으로는 지칠 수 있다. 제가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언맨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체력적으로는 가끔 피곤하고 힘들고 지친다는 걸 느낄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생각하는 지점은 변함 없이 일에 대한 갈증이다. 저를 계속 채찍질하는 거다.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열등감처럼. 이 정도면 행복하고 감사한 것도 맞다. 그렇지만 거기에 안주하면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멈추지 않고 달리게 만들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생성해 내려고 하는 것 같다. 

 

-휴식기.

 

최원영 : 1년 가까운 시간을 정말 계속 겹쳐서 보냈다. 어떤 드라마의 종방연을 할 때 다른 드라마의 촬영장을 간다거나. 한창 그렇게 맞물릴 때가 있는 것 같다. 1·2년을 그렇게 보내와서 딱 끝나니까 없다. 이 나름대로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

 

-배우 최원영.

 

최원영 : 근사하게 멋있게 얘기하면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때마다 생각이 바뀌고 달라진다. 가장 원초적으로는 그 향기가 나는, 대중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믿보배’ 같은 수식어와 비슷한 느낌이다. 보는 분들이 의식하지 않아도 연기자의 향이 차고 넘쳐서 어떤 작품으로 소통할 때 즐거워 할 수 있고 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식상해지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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