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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인간이란? 인간에게 인간이란?

어떤 방식이든 외국인과 또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살고 공존

박도순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2/22 [09:19]
▲ 박도순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모세에게 십계명을 주면서 이를 지키라고 명령을 내리셨다. 그 중에 6번째 계명이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이다. 이 십계명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스라엘 군대는 미디안 사람들과 전쟁에서 승리하였다. 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 군대는 성인 남자들은 죽이고 여성과 남자 어린아이들을 포로로 잡아왔는데 모세가 모든 남자아이와 성인 여성들까지 죽이고 어린 여자아이만 살려주라는 명령을 내린다(민수기 31장). 그렇다면 과연 이 십계명에서 명한 “살인하지 말라”는 무슨 뜻인가?


성경 여러 곳에서 신은 인간사이의 살인을 묵인하고 심지어는 조장하고 지시까지 한다. 도대체 무엇이 부족해서 천지를 창조할 정도의 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신들이 인간 사이에 증오와 미음 그리고 살인까지 지시를 하는 것일까?


십계명에서 말하는 “살인하지 말라”는 목적어(대상)는 “일반적인 인간”인가 아니면 “이스라엘 민족”만을 의미하는가? 모세에게는 다른 민족들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죽여도 하나님의 율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인간은 같은 성경 창세기에서 모두 하나님이 자기 모습대로 만들고 기뻐하지 않았던가?
성경 창세기에 보면, 아담의 두 아들인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여서 “다른 사람들”이 가인을 죽이려고 할 때 신은 가인의 가슴에 표식을 달아서 다른 사람들이 가인을 죽이지 못하게 보호한다. 성경에는 분명히 아담과 하와 사이에 두 아들은 있지만 지구상에는 다른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성경의 신은 아담 즉 유대인만 만들고 다른 신이 이민족을 만들어서 이민족은 죽여도 된다는 소리인가? 성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교에서 신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자신을 믿는 사람들만 사람이고 믿지 않은 사람들은 인간이 아닐까? 나는 그렇지 않고 또 신이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신을 신으로 믿고 따르는 한.


인류 최초의 법전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에서부터 고조선의 8조 금법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의 모든 초기 법률에는 살인하지 말라는 법이 있다. 살인죄를 만들어 지키게 하는 것은 사회를 유지하는데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외국인과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죽여도 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현재 우리는 촛불과 태극기로 대표되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동시대를 살고 있다. 누구든지 법을 어기고 공동체에 해를 가하면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을 받으면 되고, 정치인이 할 일은 법이 잘못되었거나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면 법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현재 그런 노력이 안 보이고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미움을 확대 재생산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인다. 소위 말해서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자기 당, 자기 진영,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 또는 자기를 지지해 준 사람을 위한 지도자가 아니라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진정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도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회를 분열시키고 상대를 악으로 몰아서 청산하고 분노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통합과 공존을 어떻게 실행해나갈 것을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분열과 증오 청산 등등이 “선의”는 아닐 것이다. 어느 때보다 더 사회적 통합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현재 한국에는 거주든 여행이든 상시적으로 10%정도의 외국인이 우리와 같이 살고 있다. 우리는 어떤 방식이든 외국인과 또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살고 공존을 할 수 밖에 없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또는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분노”하고 “청산”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고 완전히 죽이고 청산하고 말살하려고 한다면 또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 명씩 자신의 삶 속에서 지워나간다면 결국 자기 자신만 남게 될 것이다. 이 넓은 지구상에. transmundo@hanmail.net

 

*필자/박도순, 트랜스문도 대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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