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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유승희식 정치 칭찬받아야 하는 이유
 
박수길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1/12 [10:14]
▲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브레이크뉴스

 

이게 나라냐?

 

광화문에서 시작한 촛불이 횃불이 돼 전국을 강타한지 두달이 넘었다. 언제 꺼질지도 모르는 촛불을 두고 새누리당 소속 김진태 의원은 용기있게도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용감을 떨었다.
 
그렇다. 촛불이 산불이 아닌 이상 바람이 불면 맥없이 꺼질 것이다. 바람앞의 촛불이라고 틀린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전국의 촛불은 성난 민초들의 마음에서 타오르는 마음의 불이기에, 그가 말한대로 쉽게 꺼지는 불이 아니였다.

 

나는 김진태 의원의 용기있는 말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는 왜 바람 앞의 촛불이 되길 바랬을까? 나는 김진태식 충성의 대답이라고 본다. 강원도 춘천에서 공천도 주고 당선도 시켜준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고마움일 것이다. 요즈음 의리를 생명으로 여기는 조폭들한테도 의리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그런데 법조인 출신으로서 그것도 인기를 먹고 살아야하는 정치인의 입에서 그러한 소리가 나왔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이다.

 

성난 춘천시민들은 김 의원 사무실을 에워싸고 물러가라 외쳤지만 여전히 사과한다는 말이 없는 것을 보면, 정말 의리가 넘쳐나 대통령 탄핵과 함께 정치를 그만둘 각오가 돼 있는 것 같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니, 여기까지만 보면 박 대통령이 사람 복을 타고난 것 같다.

 

그러나 철옹성 같던 새누리당에 봄날이 기운이 다가왔다. 꽁꽁 얼었던 얼음장이 깨지듯 비박이라는 굉장한 완장을 찬, 그것도 붉은완장을 폼나게 차고 다니던 사람들이 자신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근본적으로 생각과 뜻이 다르다며 보따리를 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30여명의 패거리들은 다 죽어가는 환자들을 병원에 데려가 치료도 하고 수술하기 시작했다.

 

잘 먹고 잘 살던 집에서 식구들 얼굴에 침을 뱉고 나와선 저는 원래 깨끗한 사람이네요, 나는 저 사람들과 같이 한집에서 살기 싫어했던 사람이에요라고 말한다. 비극이다. 세상 천지가 아무리 삭막하고 비정하다 해도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정치권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려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대선 경선 때로 돌아가 보자.

이명박과 박근혜의 뜨거운 경선이 벌어지는 와중에 어느 젊은이가 박근혜의 과거사 최태민과 최순실의 관계 검증을 외쳤을 때 박근혜 곁에서 충성을 다하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대표적으로 김무성, 유승민, 이혜훈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다. 당시 이명박을 지지했던 소수의원만 빼고 사실상 전부였다. 그들은 입에 거품을 문 채 박근혜와 최태민 이름만 거명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소리보다 더한 만벌을 받는다고 외쳤다.

 

그들은 전부다 박근혜의 충성스런 신하였다. 공천받기 위해서, 더 큰 부귀영화를 얻기 위해서 등 충성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소리는 진실을 덮는데 효과적이었다. 역사의 진실을 처절하게 외면했다.

 

당시 묻힌 진실의 소리는 9년만에 관뚜껑을 열고 세상에 등장했다. 그리고 당시 만벌을 받는다고 소리치던 사람들은이제는 바른정당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우산 속으로 들어갔다. 바른정당에 소속된 의원님들은 정말 깨끗하고 아름다운 분들인가? 세치혀로 대통령을 향해 매일 부르던 용비어천가는 어디로 갔는가?

 

필자는 그분들에게 권면하고싶다. 당신들이 만든 바른정당이라는 우산 속에서 또 무슨 거짓과 위선을 만들기 위해 작당 하고 있느냐고. 이제는 그러지 마시고 죽어가는 환자를 돌보지 아니하고 팽개치고 도망 나와선, 나는 천사요 나는 도덕이요 하는 소리는 그만하고 지난 정치적 과오를 책임지고 물러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고백하라고 권하고 싶다.

 

▲ 유승희     ©브레이크뉴스

이게나라냐? 전국에서 촛불과 함께 들어올린 이 구호는 어느 분이 생각해낸 것인지 참 잘 만든 구호다. 분명 무엇인가 잘못됐다.

 

국가 운영은 물론 사회도 시스템에 의해 운영된다. 70년대 한국은 시스템이 없는 사회였다. 명절이면 고향가는 기차표를 사기위해서 서울역 광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은행 창구도 모든 것이 멋대로 움직이는 무질서의 사회였다. 힘 센 사람, 권력 쥔 사람들은 특혜받았고, 서민은 경찰들의 곤봉 세례를 당하면서도 손에 쥔 줄을 놓치지 않으려 몸부림 쳤다.

 

80년대 들어서야 시스템이 잡히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은행에 가면 번호표를 받는 것부터 하게 됐다. 서서히 질서가 무엇인지 아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후 30년이 지났다. 이제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사회다. 하지만 이를 모두 뒤엎는 일이 세상에 드러났다.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다.최순실은 시스템 즉, 줄서기 바른문화가 정착돼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끼어들기, 새치기, 밀어붙이기를 제 멋대로 하고 다녔다.

 

대통령도 사람이고 여자이다. 청와대에서 얼굴 리프팅 시술을 했다고, 얼굴 젊어지는 주사를 맞았다고 국민들이 화가 난 것이 아니다.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했다는데 화가 난 것이다. 젊은 학생들은 코피 흘려가며 밤새 공부하고, 부모들이 등골 빠지게 겨우겨우 모은 돈으로 대학에 들어가지만 최순실 딸 정유라가 손 쉽게 이화여대에 합격한 것에 분노했다. 그리고 정유라가 부모 잘 만나는것도 능력이라며 가난한 이웃들에게 던진 독화살은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게 나라냐라는 구호와 함께 학생들까지도 광장으로 뛰쳐나온 것이다.

 

이들을 데려다 질의하고 질타하는 국정농단 청문회 역시 국민들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모두들 착하고 선한분들이었다. 그래서 주위이웃들이 우리 동네를 위해 국가를 위해서 정치를 해보라고 권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당선된 다음날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철저히 감추고 살았던가 아니면 근본이 그랬던가? 어느 TV프로의 제목처럼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다.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아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치꾼으로서 본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공자님이 하신 말씀중에 3인이 동행하면 두 사람은 나의 스승이 된다던가? 정말 꼴불견의 추태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얼마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다루던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질문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 다음 선거에 또 출마 할 수 있을까, 출마해도 당선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필자의 주변 사람들의 의견은 다시 출마할것이며 틀림없이 당선된다고 했다. 그러나 아마도 다시 출마해 당선된다면 단군이래 최고의 코메디가 될 것이다.

그리고 최순실만 국정농단을 했을까? 더 많은 숫자의 정치인들도 국정농단을 했을 것이다. 최순실에 버금가는 국정농단 사건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살고있는 정치인들. 그들이 사라지고 좀더 깨끗하고 정직하고 정의로운 정치인들이 등장한다면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땅이 될 것이다.

 

반듯한 사람, 공정한 사람, 정직한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고 공직자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정에 대항하고 항거한 사람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분명 우리 주변에는 그런 정치인도 있고, 공직자들도 있다.

 

한국 사회는 남성들의 온갖 부정부패를 보다 못해 공직이나, 사업체에서 여성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남성들보다는 여자들이 깨끗하다는 생각에서다. 이권 부서에서의 여성 채용과 보직을 늘려 깨끗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었다.


정치판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당에서도 의무적으로 여성을 공천하고 우대하기 시작했다. 능력있는 여성들이 지역구에 나가 당당하게 당선돼 금뱃지를 달고선, 남성들의 독무대를 본인들의 무대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여성 시대가 열린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 등 쟁쟁한 여성주자들이 정당 선두에 섰다.

 

이들은 때로는 경험부족으로 오는 미숙함도 드러내고 여성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지만, 각 분야에서 맹렬한 기세로 대한민국을 호령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당에서는 양반색이 진하다보니 여성이 정치거목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야당은 개방적이고 열린 성격이 강해 여성이라도 능력만 있다면 정치권을 호령할 수 있는 무대가 갖춰져 있다.

 

실제로도 한국 정치를 들여다보면, 민주당에서 압도적으로 훌륭한 여성 정치인이 배출됐다. 자유당 시절에서부터 공화당시절까지 민주당의 여성 정치거목으로는 박순천 여사를 꼽을 수 있다. 당시 마이크를 잡고 외쳐대던 박순천 여사의 목소리는 하늘과 땅을 진동시켰다. 그리고 박순천 여사의 외침은 큰 울림으로 민중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람들은 박순천 여사의 소리를 통해 독재의 실상을 알았고, 그 분의 저항 모습에서 민주주의를 깨달았다. 지금처럼 혼란의 시대에 박순천 여사 같은 정치인이 그립다.

 

지금 우리 정치구도에서는 훌륭한 정치인이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특히 여성 정치인이 두각을 나타내기에는 더욱 힘이 드는 구조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신선함도 얼마 못가 사라지고 말았다. 추미애 대표는 자신의 능력으로 얼마든지 여성정치인으로 성장시킬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문재인 지지자들의 도움으로 대표에 당선된 처지라 문재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당 대표로서 소신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람들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람들을 속이려 해도 이 시대 대한민국 사람들의 정치 수준은 어마어마한 경지에 도달했다.

 

▲ 유승희     ©브레이크뉴스

그럼에도 요즘 여의도 정치판에서 그래도 쓸만한 정치인을 꼽으라면 더불어민주당의 유승희 의원이 있다. 유승희 의원은 지난해 안철수를 중심으로 호남쪽 의원들이 당에서 쫏겨 나듯 나가게 됐을 당시, 추잡한 정치싸움을 벌리는 사내들을 향해 차마 악을 쓰며 욕은 하지 못하고 한곡의 노래로 질타했다. 그 노래 제목은 ‘봄날은 간다’이다.

 

당시 주승용 의원을 향해 정청래 의원이 시정잡배도 가려 써야하는 언어로 당을 나가라고 노골적으로 공격을 할 때, 노래 ‘봄날은 간다’는 한 여성 국회의원의 통곡의 소리가 돼 정청래를 낙천시키는 예언의 소리가 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승희 의원의 노래는 그때 그곳에서 기가막힌 노래가 되었다. 지금은 야인이 돼 권토중래를 노리는 정청래씨에게는 그보다 더한 폭탄이 있겠는가.

 

민주당은 당이 쪼개져 전라도를 국민의당에 내어줬다. 야권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해도, 대선을 노리는 주자들은 전라도를 생각하면 잠이 안 올 것이다. 전라도가 없는 야당, 그리고 대선에서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날 유승희 의원의 노래는 예언이기도 했다. 민주당이 전라도 없는 허전한 정당 신세가 된 것은 ‘봄날은 간다’는 노래가사와 너무 맞아 떨어진다.

 

그렇다면 유승희는 박순천같은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 요즘 정치인들은 세상 고생을 모르고 금수저 입에 물고 살아온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입으로는 자신은 흙수저와 오직 서민의편이라며, 서민적 삶을 살았노라고 외친다. 정말 그럴까? 몇몇 정치인들만 빼고는 ‘아니 올시다’이다. 절대로 서민들의 애환을 아는 사람이 아니다.

 

유승희는 공무원 아버지 덕에 세끼 걱정은 안하고 살았다. 이후 민주화 운동에 눈을 뜬 젊은 유승희는 학창시절을 민주화 운동에 몸을 던졌다. 세상 모든 부모 마음이 같겠지만. 자신의 딸이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멋있는 신랑 만나 시집가길 바라던 그 때 유승희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공무원인 아버지는 유승희로 인해 공직생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딸을 향해 원망 한번 하지 않았다고 한다. 되려 딸을 대견스럽게 느꼈다. 딸이 택한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에 마음으로 격려를 보내는 아버지 였다.

 

사람들은 그냥 그렇고 그런 여성 국회의원으로 생각하지만 유승희는 어느 남성의원들 보다 당차고 강한 여성의원이다. 그날 ‘봄날은 간다’는 노래를 불렀다고 동료의원 누구도 유승희 의원에게 감히 손가락질을 할 수 없는 경륜과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그날 유승희의 노래 사건 이후에 분명 총선에서 낙선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성북구 유권자들은 3선 국회의원으로 다시 국회로 보내는 선택을 했다. 노래나 부르는 허접한 정치인이라고 내팽개칠 법도 한데 성북 유권자들은 왜 유승희를 다시 국회로 밀어 넣었을까?

 

금수저 국회의원으로서 대접받기 보다는 구로공단에서 미싱일을 하던 공순이들의 삶을 잊지않고 변함없이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작은 거인이었던 박순천 여사가 살아있는 것 같기 때문이 아닐까. 구로공단 여공들과 뒹글던 10년, 그들의 아픈 문제를 풀어주겠다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발버둥치던 유승희는 살벌한 정치판으로 뛰어들어 열심히도 일했고, 이제 그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선택한 성북이라는 동네는 조병옥, 장면등 기라성같은 민주당의 대선배 정객들을 배출한 동네이다. 조금이라도 한눈팔거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정치수준이 높은 지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그는 더 열심히 뛰었다. 지역구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지역구 일이라면 한밤 중이라도 뛰쳐나가는 정열의 소유자였다. 유승희는 때로는 바보처럼, 그리고 동키호테처럼 노래를 불렀지만 그가 노래에 담은 희망은 민들레 꽃씨처럼 성북을 넘어 대한민국 전국으로 날라갔으면 좋겠다.

 

또 최순실 사태로 혼란스러운 한국 정치판에도 유승희식 따끔한 정치, 송곳같은 정치, 검소한 정치가 실현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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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12 [10:14]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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