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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공식화…이재용 체제 첫 시나리오?

지배구조 개편 통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삼성물산 합병 첫 관문 예상

최수진 기자 | 기사입력 2016/11/29 [16:27]


브레이크뉴스 최수진 기자
= 삼성전자가 회사 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을 사실상 공표하면서,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사업구조를 간결화한다는 목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의 사업 구조 검토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장기적 가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진행된다”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 첫 단추 지주회사 전환…어떻게 진행되나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그동안 지적됐던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고,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로 꼽혀왔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9%에 불과한 데다, 자사주를 포함한 오너가와 삼성그룹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도 18.15%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절반이 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

 

이 부회장이 상속 외에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한 후 지주회사로 전환, 삼성전자 지분 4.18%를 보유한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지배하는 방식은 오래전부터 거론됐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지분 16.40%를 보유한 이 부회장이다.

 

또한, 삼성은 막대한 자금의 소요 문제 및 편법 승계 논란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지주회사 출범 문제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지난 10월 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제시하면서 명분도 얻은 상황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삼성전자를 홀딩스(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한 후, 금산 분리를 위해 홀딩스와 금융 지주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 삼성물산은 현재 제일모직과의 합병 논란으로 세간의 눈총을 사고 있는 것이 걸림돌로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분할 후 삼성물산과의 합병은 검토한 적 없다”고 전했지만, 경영진의 의견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만큼 지주회사와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하겠다는 입장을 우선적으로 밝힌 만큼, 향후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나머지 세부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밝힌 지주회사는 무엇?…LG 지주회사 출범 후 경영 효율성 극대화


삼성전자가 언급한 지주회사란,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회사의 사업에 관해 결정하고 지휘하는 역할의 회사다. 쉽게 말해, 모(母)회사와 자(子)회사 중 모회사에 속하고 회사가 직접 나서 사업·영업을 하는 대신 자회사들의 주식을 관리·지배하는 역할을 한다.


지주회사는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하고, 상장 자회사의 20% 지분과 비상장 자회사의 40% 지분을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한다.


지주회사의 장점은 세제 혜택과 경영의 효율성으로, 보통은 오너가 회사의 일정 지분을 보유해야 하지만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지주회사의 지분만 보유하면 자회사에 대한 지배 구조가 안정되기에 경영 면에서 이점으로 적용된다.

 

구조조정 면에서도 순환출자에 비해 기존 자회사를 쉽게 매각할 수 있고 신생 자회사 투자가 용이해 장점으로 작용하며, 지주회사-자회사의 수직적인 구조로 사업구조를 간결화시켜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고, 경영을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된다면 내년 초부터 인적분할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전자를 분할해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삼성전자 사업부문으로 재편한다. 기존 주주는 삼성전자 사업부문의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후 이 부회장 등이 포함된 오너는 삼성전자 사업부문의 주식을 투자부문에 현물출자하고 투자부문의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이미 지주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LG는 지난 2003년 3월 1일 대기업 중 가장 먼저 ㈜LG를 탄생시켜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5년의 준비 끝에 화학·에너지 부문과 전자·통신 부문으로 기업 구조를 간단히 해 출자구조를 단순화시켰다.


LG는 지주회사 출범으로 ‘재벌식 경영’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브랜드 수익을 끌어올렸다.
 

㈜LG의 주가는 출범 5개월 만에 6550원에서 2003년 8월 1일 8320원으로 27%가 뛰어, 지주회사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더불어, LG그룹의 18개 계열사의 공개기업 시가총액은 2003년 초반 20조4000억 원에서 2003년 8월 24조6000억 원으로 상승했다.

 

단, 지주회사 체제는 지주회사의 지분만으로 여러 자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만큼, 오너의 독단적 경영도 주주들의 우려를 살 수 있다. 지주회사 체제는 피라미드 형태이기에 지주회사 자체에는 지분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자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로 내려갈수록 지분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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