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에서 '문재인 다시보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의 문재인은 과거의 문재인이 결코 아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고, 전국구 의원도 포기했으니 원외의 당원에 불과하다. 네이버의 인물소개도 “전 국회의원”으로 명기돼 있을 뿐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 후보였다. 그러나 낙선했으므로 전 대선 후보이다. 또한, 전 의원 신분은 어떤 위치일까? 실세 자리가 아니니 한직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을 것이다. 언론도 그에 대한 보도에서 대표시절의 문재인 만큼 보도를 해주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전 대표-전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약화돼 있어 보인다. 그는 차기 대선을 주도할 강자적 정치인으로 비쳐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런 위치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우선, 대구지역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의원이 보는 문재인 전 대표관은 상상외다. 조선일보 28일자 “현재 대선후보론 文(문재인)이 유리, 허나 민심(民心)은 아무도 몰라" 제하의 기사를 보면, 김부겸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잠재적 경쟁자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부겸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더민주에선 문재인 전 대표가 많이 앞서 있는데”라고 묻자 "문 전 대표의 장점은 권력으로 사적 이익을 취할 것이라는 의심을 갖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주변의 사람, 정책의 폭 등에서 현재보다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특히 열광적 지지층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그의 협소한 정치안목이나 불소통의 정치행보 때문인지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야권성향 유권자들은 신당에 몰표를 줬다. 그래서 국민의당이 성공했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정치도 고향과 타향 두 날개적 지지층이 있다. 부산출신 문재인은 강한 야권지지 성향지역이자 타향인 호남이라는 날개를 잃었다. 그래서 그는 대선고지로 날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겠지만, 잘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해 있는 장애적 정치인이 돼버린 셈이다.
김부겸은 문재인의 이러한 정치적 입지를 “열광적 지지층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라고 표현했다. “플러스 알파”가 필요함을 역설, 문재인 대세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처럼, 김부겸의 문재인 평은 냉철했다. 그에게 결코 아부하는 평을 남기지 않았다.
조선일보 기자가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보나”라고 묻자 "유력한 것은 맞지만 4월 총선을 보라. 저변에 흐르는 민심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밑바닥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을 가리켜 직접 대놓고 시대정신과 멀어진 인물이라고 표현을 하진 않았으나 “밑바닥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는 말로 우회 표현했다. 미묘하지만, 김 의원은 당내 경쟁자로 자신을 포함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꼽았다. 젊은 신진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노(친노)에 대한 말이 많다. 문재인도 그 중의 한명인 모양이다. 친노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진 않지만 친노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전 전 대선 후보였다. 그러나 낙선했다. 또한 국회의원에도 낙선됐던 세월이 있었다. 그는 대선후보와 국회의원에 낙선, 의회 밖에서 있을 때 무척 힘들어 했었다. 어쩜, 문재인 전 의원은 정동영의 차가웠던 정치적 한대생활을 이제 이해하고 있을지 모른다. 의원직을 가지고 있을 때와 전 의원이라는 신분의 차이는 천지 차이일 것이다. 원외 당원이자, 전 의원 신세인 문재인. 차기 대선지형이 그가 원하는 대로 펼쳐질 지는 미지수이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