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단체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기독교 언론기관인 CBS-국민일보 간의 대립이 장기화되고 있다. 종교-언론, 즉 종언(宗言)대결이 서로 각을 세우며 비난대결을 지속하고 있는 것. CBS-한기총 등이 신천지 해체를 촉구하는 기사와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자 신천지가 대규모 시위-거리 캠페인으로 맞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종언(宗言)대결은 인터넷 세상-열린시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알권리가 충분하게 주어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일방적인 비판으로 끝나지 않고 상호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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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는 지난 4월29일 CBS 본사-지방사, 한기총 본부 앞 등에서 CBS-한기총 해체를 요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시위)를 가졌다.
CBS-국민일보 교회언론기관 “신천지 매섭게 비판”
신천지측은 대규모 궐기대회 이후 CBS는 4월30일자 “이단 신천지 아웃! 신천지 신도 5만 명 거리로 나온 까닭은?” 제하의 보도특집에서 신천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방송은 “신천지 아웃 캠페인 등을 통해 한국교계와 사회에 신천지의 폐단을 알려온 CBS를 상대로 신천지가 전면전에 나섰다. CBS 목동 사옥과 기독교연합회관 앞, 전국 13개 CBS 지역본부 일대에서 CBS 폐쇄를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던 신천지가 이번엔 전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이다. CBS 목동사옥 앞에만 1만 여명이 운집한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5만여명의 신천지 신도들이 모여들어 CBS 폐쇄를 외쳤다”고, 시위 사실을 그대로 전하면서 “이단 신천지 집단으로부터 한국교회와 사회를 지키기 위한 관심과 기도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목사들의 발언을 모아 신천지를 비판했다.
신현욱 목사는 이 방송을 통해 “가장 큰 요인은 신천지 아웃을 선언하면서 CBS가 다른 언론사에서 하지 않는 부분들을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신천지 대처를 해왔다는 말이지요. 이게 몇 년 동안 누적되다가 이제 어떻게 보면 표출됐다고 봅니다. 이만희 교주 입장에서는 CBS 통해서 신천지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나고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신천지의 반사회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니까”라고 설명하면서 “크리스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점차 신천지 포교대상이 비기독교인으로 옮겨가는 차원에서 CBS를 가만 두었다가는 포교전략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거라는 나름대로의 전략적 판단을 하고 CBS에 경고 내지는 위협, 이런 것에 대해서 부담을 주고자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CBS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입니다. 이만희 교주의 감정적인 것들이 폭발한 것으로서 이번 시위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의 앵커는 “신천지 집단은 CBS 사옥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CBS를 압박해왔습니다. 그러나 CBS는 신천지 집단의 그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한국교회를 이단으로 부터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CBS 입장을 대변했다.
국민일보도 신천지 비판의 전면에 섰다. 국민일보는 지난 4월29일자 “신천지, 전국 15곳서 대규모 집회… 한국교회 폄훼, 교계 '강력대응'“ 제하의 기사에서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과 단체들은 사교(邪敎)집단인 신천지가 공공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위력을 과시하며 시위를 벌인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제하고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신천지는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를 파괴하는 사이비 종교단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사회에서 완전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이단 집단을 퇴출시키기 위해 한기총과 한교연 등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정부 관계부처에 강력한 제재와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신천지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지정한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 집단이다. 성경을 마음대로 왜곡해 교주 이씨를 영원히 죽지 않는 ‘보혜사’ ‘이긴 자’ 등으로 떠받들며 ‘신도 수 14만4000명만 채우면 왕 같은 제사장이 돼 세계를 통치한다’는 교리를 내세운다. 이 때문에 신도들 가운데 학업 포기, 가출, 이혼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재 소속 신도는 16만명에 달하지만 진실한 14만4000명은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천지측 두 언론기관 상대 비판
CBS와 국민일보가 지속적으로 신천지를 비판하고 나서자 신천지측은 궐기대회나 거리캠페인으로 CBS-국민일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언론사를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 신천지측은 3일 발표한 “신천지예수교회 향한 엉터리 진단, 속내는?” 제하의 보도자료에서 두 언론사를 공히 공격했다.
신천지측은 이 자료에서 “기성교단 대표 11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되는 CBS(노컷뉴스 포함)와 여의도순복음교회 계열인 국민일보(쿠키뉴스 포함)는 여전히 교회가 힘을 합쳐 신천지예수교회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가 대응을 제대로 못해서 신천지예수교회가 저렇게 성장했다’는 것이 두 매체의 현 상황 진단”이라며 “부분적으로 현 교계의 현실을 개탄할 뿐 이러한 현상에 대한 자성론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여신도 성폭행’ ‘헌금 횡령’ ‘자녀 폭행 치사’ ‘목회자들의 칼부림’ ‘논문 표절’ ‘교회 세습’ ‘수십억 원 대 전별금’ ‘직분 매매’ 등이 이미 기독교계의 자화상이 돼버린 현실에서 부패한 목회자들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후원금을 의식한 듯 극히 소극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일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창립자인 조용기 원로목사가 대형교회 목사 비리의 전형임에도 이에 대한 반성 없이 ‘조용기 명예회복 추진’을 도모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고 비판했고 “CBS 역시 기독교 언론으로서 대형교회에 대한 감시의무에도 불구하고 후원금만 내면 비리 목회자나 이단의혹 목회자까지 설교방송을 해주며 오히려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자임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두 매체의 방임 및 동조로 인해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돈과 권력’만 추구할 뿐 신앙의 기준인 성경을 의도적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난했다.
종언대결로 인해 사회적 공의(公義)가 무언지 인식계기
종언대결로 인해 사회적 공의(公義)가 무언지를 인식시켜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개신교 단체는 예수의 사랑실천이 주목적이요, 개신교 관련 언론기관은 비판과 감시가 주 임무이다. 언론기관의 신천지 비판은 언론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신천지측의 언론기관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 지적도 공의 차원에서 생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종교-신앙의 자유, 언론-비판의 자유가 부딪치고 있어 이 대결의 귀추가 주목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는 종언(宗言)대결로 인해 서로 자정의 기회가 만들어질 것인지, 아니면 부딪쳐서 어느 한쪽이 무너질 것이지? 상호 간 폐쇄요구의 종착지가 과연 어디일지가 궁금하다. 한 하나님을 신앙하는 신앙단체와 교회언론이다. 하나님은 누구의 편을 들까?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