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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관점] 오너의 갑질..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씁쓸한 현실

정민우 기자 | 기사입력 2016/04/11 [10:50]


브레이크뉴스 정민우 기자= “그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자체가 일반사람들이랑 다릅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신문지 폭행,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 회항, 남종현 그래미 회장(여명 808 제조사) 충성 폭행 등에 이어, 올해에는 김만식 몽고식품 전 명예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오너들의 ‘안하무인’격 행동은 과거에도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즉,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얘기로 이 정도면 전통 아닌 전통일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사건들이 터질때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홍보팀은 마비되고, 오너들은 사과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이뤄진다.

 

문제는 이런 일을 벌인 오너 당사자의 책임은 그다지 없다는 것이다. 몽고식품의 경우 불매운동이 일어났었고, 미스터피자 역시 불매운동 조짐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나, 그 피해는 생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 오죽하면 몽고식품 한 직원이 제발 살려달라고 말하는가 하면,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이 대신 고개 숙여 사과를 하지 않겠는가. 이들은 직접적인 생계에 타격을 입고 있다.

 

반면, 당사자의 책임은 무엇인가?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짧은 사과문만 발표하면 그만이다. 합의금으로 피해자를 달래고, 경찰 조사를 받고 벌금을 내면 지나가는 일이다.

 

여론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면 잠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경영위기라는 이유를 붙여 슬그머니 복귀하면 된다. 여기에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한다고 사회공헌 활동 몇몇을 첨부해주면 ‘금상첨화’다.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기업이 아닌 경우는 더 심하다. 주택과 철강재는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안 팔리는 게 아니다. 오죽하면 현대비앤지스틸은 정일선 대표의 갑질 논란이 터진 당일 주가는 되려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욕과 비난은 직원들이 감내하면 되고 사고 친 당사자는 조용히 여론이 식을때까지만 기다리면 된다. 물론, 비슷한 사건이 터질때마다 이름이 거론되기는 하겠지만, 오너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겠는가? “실수였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며 깊이 반성했다”며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시키고, 상처를 준 피해자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을 것이다.

 

과거 사업보국을 외치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그리고 직원들과 함께 나누며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기업의 창업주들을 대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너무 급격히 성장한 것도 이 같은 문제점을 양상시키고 있다. 산업화가 처음 시작되면서 몇백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국가들의 경우 재벌들은 사회적 책임감이라는 의식이 형성돼 있다.

 

미국 및 선진국들의 재벌들은 스스로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며, 심지어 고소득층은 납세를 더 하게 법 개정까지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받은 혜택은 사회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분배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과연 국내에서는 스스로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벌이 있을까? 지금 몇몇 재판을 받는 재벌 총수들의 혐의는 탈세 및 횡령이다. 즉, 못 먹고 힘들 게 벌었던 만큼, 나누기보다는 더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과 함께 특권 의식이 자리 잡은 게 국내 재벌들의 현실이다.

 

▲ 브레이크뉴스 정민우 기자    

한 드라마에 재벌 회장 역을 받은 배우가 말한 것이 있다 “사람은 쓰임을 다 하면 버려야 하는 것이야. 넌 장차 중요한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사람 몇몇 죽고 죽이는 것에 연연하지 말아라”

 

우리는 이 대사를 보고 분노하지만 어느 새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외치며 재벌들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하지만 우리가 외쳐봤자 그것은 ‘힘 없는 메아리’에 불과하다.

 

국민이 평등한 나라, 법치국가 위에 있는 자본주의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jmw9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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